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김성옥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 교수

방송 : 2023년 8월 13일(일요일) 저녁 6시 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담고 있는 경전은 읽을수록 깊이 그 뜻이 다가오게 됩니다. 예컨대 10년 전에 읽었을 때와 지금, 그리고 10년쯤 뒤에 읽었을 때 그 느낌이 같을 수가 없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은 부처님 말씀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그래서 핵심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안내서들이 인기를 끌기 마련입니다. 최근에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 세 권이 나왔는데요.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의 저자이십니다.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님 모시고 말씀 나누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BBS 뉴스와 사람들 이 시간에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님 모셨습니다. 김성옥 교수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김성옥 : 안녕하세요.

 

김봉래 : 네 반갑습니다. 먼저 우리 BBS 뉴스와 사람들 청취자들께 인사 말씀부터 주시고 시작하겠습니다.

 

김성옥 : 안녕하세요. 방금 소개받은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김성옥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귀한 자리에 불러주셔서 매우 감사드립니다.

 

김봉래 : 네 그래요. 일단 금강경 이야기를 오늘 중점적으로 하게 될 텐데, 그전에 다르마칼리지 하면은 생소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좀 소개를 먼저 해 주실까요.

 

김성옥 : 다르마칼리지라는 말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실 텐데요. 동국대학교가 불교종립학교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다르마칼리지라는 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쉽게 말씀드리면 동국대학교에 있는 교양학부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김봉래 : 아. 그렇군요. 자. 말씀드린 대로 지금 불광출판사에서 냈죠. 인문학 독자를 위한 경전 시리즈 세 권, 그 세 권 중에서 우리 교수님은 금강경을 쓰셨어요. 아주 얇으면서도 그 핵심을 알기 쉽게, 어떻게 보면 불교의 문턱을 낮춘다하는 기획 의도하고 잘 어우러지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실제로 어떤지 알아봐야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선생님께서는 금강경을 맡게 되셨잖아요. 어떤 인연인가요.

 

김성옥 : 이런 개인적인 사유 말씀드려도 되나요.

 

김봉래 : 예. 좋습니다.

 

김성옥 : 불광출판사에서 저의 후배 되는 친구가 권순범 팀장이라고 하는 친구가 근무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하루는 저한테 연락을 주는데 내용이, 경전 시리즈를, 불교 경전들을 쉽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해설서를 좀 써서 시리즈로 출간하려고 하는데 그것에서 금강경을 좀 맡아주시면 어떻겠냐 하는 의뢰를 받았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취지는 굉장히 공감하는데, 왜냐하면 일반인들이 불교를 알고 싶은데 어떤 책을 보면 좋겠느냐라고 저에게 직접 묻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만 막상 어떤 책을 이렇게 권해야 할지 저도 막막할 때가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쉽게 경전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경전에 처음부터 풍덩 빠지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잖아요. 그래서 좀 쉽게 설명하는 해설서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거에는 충분히 공감하는데, 굳이 왜 나야 이런 생각을 좀 많이 하게 됐죠.

 

김봉래 : 그런데 선생님은 좀 늦은 나이에 불교 공부를 시작을 하셨는데, 특히 전공이 지금 불교논리학 아니십니까. 박사학위도 지금 ‘다르마끼르띠의 자증 연구’라고 하는 제목으로 받았고요. 그래서 불교논리학 논문들을 많이 쓰셨고 또 최근에는 공유경제, 행복경제학 해서 오늘의 문제를 불교를 통해서 바라보는 그런 일에 관심이 있으신데, 이게 금강경의 인연이 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기획의도가 크게 네 가지가 있더라고요. 제가 보니까. 첫 번째는 ‘경전을 우리는 왜 알아야 하는가’ 또 ‘이 경전은 왜 만들어졌나’ 그리고 ‘이 경전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리고 끝으로 ‘이 경전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하는 그 네 가지 점에 유의해서 집필을 하신 거죠.

 

김성옥 : 예. 네 가지 주제는 출판사에서 이미 정해져서 이런 각도로 초점을 맞춰달라고 부탁이 있었죠. 

 

김봉래 : 아주 적확하게 뽑아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불교를 모르는 사람이, 왜 그러면 우리는 금강경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금강경은 왜 만들어졌고, 또 금강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고, 금강경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를 지금 이 시간에 간략히 서로 얘기를 나누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먼저 우리는 금강경을 왜 알아야 합니까.

 

김성옥 : 한마디로 말씀드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금강경을 한국불교에서 굉장히 중요한 경전으로 다루고 있지 않습니까. 

 

김봉래 : 대한불교 조계종의 소의경전이기도 하고요.

 

김성옥 : 그리고 누구나 불자가 되면 이른 시기에 접하게 되는 게 금강경이기도 하고요. 수지독송도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이번에 이제 제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서 금강경을 다시 보았을 때, ‘맞다. 역시 금강경이구나. 과연 금강경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김봉래 : 무릎을 치셨군요. 왜 금강경 알아야 됩니까.

 

김성옥 :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불교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그 내용은 여래의 형상은 여래의 형상이 아니므로 여래의 형상이라 한다. 모든 형상들, 눈에 보이는 이름과 형태들은 실제로 그와 같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그와 같이 부를 이름으로 그와 같은 이름을 부를 뿐이다. 이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해주는 것으로는 금강경만한 경전이 없는 것 같아요.

 

김봉래 : 금강경에서 그것은 직접 언급을 하고 있죠. 그러니까 A는 A가 아니라 그 이름이 A일 뿐이다.

 

김성옥 : 그렇죠. 예.

 

김봉래 : 그 논리가 계속 적용이 되거든요.

 

김성옥 : 우리의 상식으로는 A는 A다. 그리고 A가 아닌 것이 아니다. 이런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데 금강경은 놀랍게도 A는 A가 아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에서 사람들이 막히는 것 같아요. 어렵다. 금강경 어렵구나.

 

김봉래 : 형식논리하고는 다르죠. A는 A이고, A가 아닌 것은 아닌 A인 거와는 다르다 하는 어떤 배중률이 적용이 되니까요. 동일률과 배중율.

 

김성옥 : 예 맞습니다. 그것에 적용이 안 되는 차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거 굉장히 수숭한 차원이다. 우리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중생이 알 수 없는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이해하지만 사실 왜 그렇게 말하느냐 이유를 탁 캐치하시고 나면 그 다음에는 금강경이 굉장히 쉽거든요. 반복되니까요.

 

김봉래 : 그러니까 그게 뭐냐는 거죠.

 

김성옥 : 문제는 바로 그것은 A가 아니므로 A라 한다.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고, 그 형상이 형상이 아닌 것을 본다면 여래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고 계시거든요. 이 부분을 여러분들이 이해하시면 그 다음 금강경 이야기들은 이렇게 리듬을 타면서 술술술술 읽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김봉래 : 그래요. 그 이야기를 조금 더 후반에 좀 자세히 나누기로 하고요. 두 번째 질문은 왜 금강경이 만들어졌나 하는 어떤 경전 성립 배경이랄까요.

 

김성옥 : 초기불교 숫타니파타, 담마빠다, 니까야, 아함경류의 초기경전과 다르게 대승불교가 생겨났던 기원 전후 1세기 무렵에 만들어졌던 수많은 경전들, 그중에서도 반야경류 경전 가운데서 한 권에 해당해요. 현장스님이 번역한 대반야바라밀다경이 600권이 전하는데 그중에 577권이 금강경이라고 말해주거든요.

 

김봉래 : 반야경 600부 중에 제577번째.

 

김성옥 : 맞습니다. 그것을 보면 반야경류는 수많은 반복이 되면서 동일한 이야기들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대승불교의 지혜, 반야에 관한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러니까 이제 초기불교가 조금 지나면서 형성된 어떤 부파불교적인 그런 불교를 비판하면서 어떻게 보면 비판적인 어떤 공(空)사상이라고 할까요. 그런 내용이 담긴 그런 경전이 이제 대개 반야부 경전인데, 그 반야부를 굉장히 대표하는 경전 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한다. 그런 말씀일 것 같아요.

 

김성옥 : 공사상이 금강경에 드러나는데 재미있는 것은 공이라는 얘기가 한 번도 안 나온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특히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500년 후에 금강경을 믿고 믿음을 내는 자가 있겠습니까라고 수보리가 묻는 대목이 등장하는데요, 이 대목에서 보아도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50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날 무렵, 그러면 부처님의 탄생을 기원전 5, 6세기로 보니까 기원 전후 1세기 이 정도 무렵에 만들어졌던 대승불교의 운동과 관련지어 금강경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부처님이 돌아가신 지 500년이나 지났으니까 부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특히 여래의 형상이나 불상을 조성하는 일과 다르게 부처님의 말씀 그 자체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신 지혜, 반야의 가르침, 지혜의 가르침에서 부처님이 설하시고자 했던 진리의 말씀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새로운 불교운동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김봉래 : 그래요. 어떤 미신적인 것을 조금 타파하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우리가 바로 깨달아서 바로 생활에서 실천하자. 그런 어떤 대승의 기치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그러면 그 핵심 메시지랄까요 그것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김성옥 : 흔히 금강경의 핵심 메시지로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고 하나요.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마음이 주로 이야기되는 것 같아요. 첫 설법의 내용이 수보리의 질문이 어떻게 위 없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선남자선여인은 어떻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라고 질문하는 게 수보리의 첫 질문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내용에 대해서 부처님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설해지는데, 그 때 하시는 말씀이 ‘보살은 보살이라는 생각을 내어서는 보살이 될 수 없다. 보살이 아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거든요. 그 다음에 또 바로 이어서 ‘왜 그러냐 하면 보살이 나라고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그는 보살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아상(我相)의 타파, 아상을 버려라,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버려라. 이런 얘기들을 첫 번째 문답에서 쫙 풀어놓고 계시죠.

 

김봉래 : 그렇죠. 원래 불교가 어떻게 보면 상에서 묶여지는 것을 그 반대로 나가는 거거든요. 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런 가르침인데, 그렇게 해서 금강경에서 네 가지의 대표적인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초기불교 니까야에서도 그런 상을 내놓는 것에 대한 다양한 가르침은 있거든요. 그래서 역시 대승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의 진심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금강경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느냐 할 때도 바로 이 상과 관련된 내용이겠습니다.

 

김성옥 : 네. 맞죠. 특히 나라고 하는 생각, 보살이 보살이라고 하는 생각을 버려라라고 말하는 것은 그 당시에 있었던, 기원 전후에 있었던 불교 수행자들이 나라는 수행자상을 갖고 있었다면 과연 부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김봉래 : 수다원이 수다원이라는 생각을 하겠냐. 아나함이 아나함이라는 생각을 갖겠냐. 심지어 아라한이 내가 아라한이라는 생각을 갖겠냐. 아니라 이거죠.

 

김성옥 : 그렇다면 아라한이 아니라는 거죠.

 

김봉래 : 정말 아주 혁명적인 정신을 번쩍 뜨게 하는 가르침인 것 같아요.

 

김성옥 : 벼락같은 돌직구.

 

김봉래 : 그것이 금강경의 제목에 그대로 남아 있는 거 아닙니까.

 

김성옥 : 그렇죠.

 

김봉래 : 금강경의 제목에 대한 해설이 두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김성옥 : 예 맞습니다. 이번에 책을 출간하고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드리면서 제일 많이 묻는 게 ‘금강경이 무슨 뜻이야?’ 이 말을 제일 많이 묻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설명을 해줬어요. 하게 됐어요. 물론 책을 보셔도 쉽게 아실 수 있겠습니다만 첫 번째로는 금강의 뜻은 다이아몬드예요. 비싸고 반짝반짝한 다이아몬드인데 그것보다는 다이아몬드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하잖아요. 무엇이든지 잘라낼 수 있다는 거죠. 인간의 번뇌, 인간의 괴로움 이런 것을 잘라 한순간에 잘라내려면 가장 강력한 것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또 다른 해석은 무엇이냐 하면 인도에 있었던 인드라신이 갖고 다녔던 무기의 이름이에요. 인도의 신들은 그냥 하늘에서 하늘 공간에서 이렇게 전쟁을 많이 벌였던 것 같아요. 특히 아수라와 천신의 전쟁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인드라신이 아수라와 같은 악신들을 이렇게 부실 때 쓰던 무기, 그러니까 일종의 벼락을 치는 무기였다고 하는데, 이게 뭐 그리스에 넘어가서 제우스의 무기가 되었다라는, 번개치는 무기가 되었다라는 얘기도 있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다이아몬드 혹은 벼락을 때리는 인드라신의 무기에서 금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친구는 얘기를 설명을 해주니까 나는 금강경의 금강이 강 이름인 줄 알았어 막 이렇게 말하는 친구도 있더라고요.

 

김봉래 : 그래요. 어쨌든 교수님이 불교논리학 전공이시면서 지금은 상당히 오늘의 문제를 불교를 통해서 바라보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 그런 점에서 금강경도 오늘의 문제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는 거죠.

 

김성옥 : 예예. 특히 저는 요즘 세상에 가장 큰 문제가 나라는 생각을 마구 들이밀고 나에 관한, 나의 이익, 나의 이로움이 지상 과제로 되어버린 이 세상, 이런 세상에서 아상을 버려라, 나에 관한 관념을 버려라, 이 메시지가 아주 적확한 오늘날의 메시지, 불교가 줄 수 있는 핵심적인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봉래 : 그러니까 나만의 이익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런 부분인데, 그런 면에서 교수님께서 뭐 ‘공유경제 시대 불교경제학의 미래’ 또 ‘행복경제학과 불교’ 그런 글도 쓰시는 것 같아요.

 

김성옥 : 제가 만약에 또 불교학에서 통용되는 논문을 계속 쓰게 되었다면 아마 양상이 제 공부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제가 있는 곳이 마침 다르마칼리지이고 교양 교육을 담당하는 동국대 학부에 있고, 또 거기에서 다른 파트 영역들, 역사나 경제나 과학이나 또 문화와 예술 분야의 선생님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경제와 불교의 만남에 관해서 굉장히 필요하다라는 생각, 그리고 굉장히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적확한 틀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김봉래 : 그래서 교수님이 보는 경제, 공유경제 어떤 겁니까.

 

김성옥 : 불교와 경제학, 되게 이질적인 두 영역인데요, 이미 불교와 경제학의 만남에 대해서는 1976년에 슈마허가 쓴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에서 불교경제학, Buddhist Economics 파트가 처음 창안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경제학 파트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들을 비판하는, 그러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대안적 새로운 사고방식을 불교, 꼭 불교가 아니더라도 제안하는 영역에서 공유경제라든가 행복경제학 이런 용어들이 등장하더라고요. 그것을 보면서 그렇다면 불교와 경제학의 접목이 얼마든지 가능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김봉래 : 이스털린의 역설 얘기도 있었고요.

 

김성옥 : 개인의 어떤 물질의 추구가 일정 정도는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 주지만 일정 정도가 지나고 나면 물질의 추구가 인간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현격히 줄어든다는 것 아닙니까. 그 때 우리한테 오히려 중요한 것은 물질의 추구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관계 속에서 찾아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나는 행복, 이 속에서 보다 많은 행복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김봉래 : 그리고 공동의 선은 곱하기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입장도 있나 보죠.

 

김성옥 : 네.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스테파노 자마니라고 하는 이탈리아 경제학자가 시민경제학 이런 이름을 붙이네요. 시민경제학, 거기에서는 무슨 얘기를 하고 있냐 하면 개인의 행복, 만족의 정도를 어떤 숫자로 나타낸다면 전체의 선과 공동의 선이 구분될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만약 누군가의 만족도가 0, 제로라고 한다면 전체 선의 경우에는 그것들의 각각 사회의 개인들의 만족도를 합쳐서 총합을 내기 때문에 말하자면 국민지수 뭐 이런 것, 국민생산지수 이런 것처럼 지수로 수치로 통계화 될 때에는 플러스 값을 가질 수 있지만 만약 공동선의 입장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더하기의 관계가 아니라 곱하기의 관계라는 거예요. 그래서 누군가의 행복이나 만족도가 0이라면 그 사회의 공동선의 합은 공동선은 0, 제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김봉래 : 그러니까 한 사람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런 얘기고, 그래서 이 사회에서 고통받는 누군가를 외면하지 않는,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번영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덕목이다 하는 것을 이렇게 실질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논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어떻게 보면 사실 불교의 연기적인 이치와 다 맥락이 일치하는 것 같아요.

 

김성옥 : 나라는 존재가 나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타인이라고 하는 또 다른 존재를 원인과 조건으로 해서 존재한다. 연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부분들을 세상 사람들이 많이 받아들이고 불교적 입장에 대해서 더 많이 더 넓게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봉래 : 자.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금강경 입문서를 쓰신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지금 우리 한국불교에서는 전법이 아주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죠. 교수님도 현장에서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계신데, 어떻게 소통하고 계신지 그 속에서 느끼는 소회 이런 것들이 궁금합니다.

 

김성옥 : 불교 파트 수업이 다른 대학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동국대에서만 이루어지는 특별한 커리큘럼이 될 텐데요, 제가 학생들에게 불교 얘기를 하다 보면 삼법인 이야기하면서 제행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를 설명하게 되면 참 민망해요. 이제 막 20살을 넘은 젊은 친구에게 일체는 괴로움이야 이 얘기를 하려고 하면 제가 좀 얼굴이 좀 붉어지더라고요. 또 친구들도 무슨 말이지 하고 이렇게 대면대면한 얼굴로 저를 쳐다볼 때가 많았는데요. 불과 몇 년이 지나고 나서 요즘 학생들에게 일체개고를 설명하면 요즘 학생들은 놀랍게도 고개를 끄덕거려요.

 

김봉래 : 어떻게 그렇죠.

 

김성옥 : 그러니까 제가 강의를 시작하던 한 10여 년 전보다, 그 때는 제가 꼭 유리창 밖으로 학생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일체개고를 설명할 때 지금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고통에 대한 체감이 그만큼 높아졌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취업이나 학업, 경제적인 생활 이런 것에 관한 부담감들이 상당하다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데 이 친구들에게 금강경에서 말하는 메시지, 그러니까 나에 대한 상을 버려라. 내가 이만큼 해야 행복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나는 이 대학에 진학을 해야 행복하고 진학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라든가 내가 이 직장에 취업을 해야만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나에 대해서 불만스럽고 자괴감을 느낀다든가 이런다면 너의 마음이 거기에 묶여 있는 거다. 너의 생각에 묶여 있는 거다. 그러니 거기에서 풀려나라.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면 학생들이 좀 위로를 받는 느낌이에요.

 

김봉래 : 그러니까 흔히 요즘 말하는 흙수저다 또는 금수저다 이것은 이미 정해놓는 거거든요. 그렇게 자신을 예컨대 흙수저라고 규정하고 세상을 보면 정말 흙수저의 세상이 되는데 금강경의 메시지는 그런 게 아니고 흙수저가 흙수저가 아니고 이름만 흙수저니까 제로베이스에서 정말 네가 부처님의 지혜로써 새로운 눈으로 보면 얼마든지 도전할 것이 많고 성취할 것들이 쌓여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주는 그런 어떤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김성옥 : 너의 생각에 묶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아라.

 

김봉래 : 담대하게 도전하라. 자유롭게 살아라. 그런 면에서 또 사단법인 상월결사에서 대학생 전법위원회를 출범시켰는데 그 부분에서도 우리 대학생들에게 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김성옥 : 요즘 대학생들이 겪는 어려움 중에 또 하나가 외로움, 고립감의 문제인 것 같아요. 다들 홀로 지내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을 다른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고 또 불교 공동체의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요.

 

김봉래 : 너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 우리 함께하고 있어라는 메시지, 그런 면에서 사실은 새롭게 바라보려면 자기 생각을 돌아봐야지 새롭게 바라볼 길이 생기잖아요. 그런 면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명상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김성옥 : 불교를 이야기하기가 굉장히 좋아진 것 같아요. 요가나 명상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수행, 마음수행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일종의 어떤 트렌드로 지나가 버려서는 안 될 것 같고요, 불교적 지혜, 반야의 입장에서 특히 금강경에서 말하는 불교적 지혜에 관해서 학생들이 귀를 기울이면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봉래 : 그런 면에서 요즘 미디어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요즘 미디어를 보면 정말 보기 어렵고 듣기 어려운 어떤 특이한 것들만 많이 보도를 해서 정말 세상이 어렵다는 왜곡된 상을 보여주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세상이 그래도 어느 정도 유지가 되고 잘 돌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견을 갖출 수 있는 그런 언론이 돼야 되는 것 같은데.

 

김성옥 : 정견이요. 정견이야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핵심의 출발 아니겠습니까. 팔정도에서도 맨 앞에 있고요. 올바른 인식이 가능해야 인간의 목적이 성취 가능하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봉래 : 그래요. 그런 면에서 종단이나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바도 있으실까요.

 

김성옥 : 저는 부처님께서 해탈이나 열반을 얘기하셨다고들 이야기하지만 현실 생활 속에서 세속 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괴로움의 문제를 없앨 것이냐에 관해서도 많은 말씀을 남기셨다고 생각이 듭니다. 몸에 병이 없는 것, 가난하지 않은 것, 불명예스럽지 않은 것, 뭐 기타 등등을 말씀하셨을 텐데요, 그 중에서도 경제적 고통, 가난의 문제를 지옥의 고통보다 더 크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렇다면 이 가난의 문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사회 구조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문제에도 불교계가 관심을 좀 가져줬으면 좋겠고요. 특히 요즘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개개인들의 고립의 문제, 그 부분에 있어서도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종교계라고 생각이 들고, 그 가운데에서도 불교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 시대에서 요구되는 일들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김봉래 : 특히 대한민국이 세계에서도 아주 유독 크게 화가 많다. 그래서 요즘 뭐 묻지마 이런 폭력도 있는데 그것은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만이 아니고 우리 전체가 같이 이렇게 보듬어서 나가야 될 부분일 것 같아요. 그런 것을 개인의 어떤 책임으로만 자꾸 돌리는 게 아니고.

 

김성옥 : 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거죠. 아까 ‘제로’ 말씀드렸는데요. 최근에 문제가 된 칼부림 사건이나 이 경우에는 대표적으로 누군가의 불안이나 가난이나 외로움의 문제가 그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 모두 그 사람들을 돌볼 필요성이 있다는 거죠. 우리 사회가 모두 함께 돌봐줄 필요성이 있고. 그렇지 않았을 때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로 되돌아온다. 이 점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김봉래 : 그래요. 자. 이렇게 하다 보니까 마무리될 시간인데, 그래도 우리 김성옥 교수님 원력 또 향후 계획 듣는 것으로 오늘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성옥 : 저는 어머니가 보시던 불자수첩을 보고 한문투의 불교 경전을 그렇게 열심히 아침마다 읽고 외우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저 경전을 좀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내가 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인연이 닿아서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을 쓰게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쉽게 썼다고 많이들 말씀해 주셔서 굉장히 행복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불교를 많은 이들에게 보다 쉽게 또 앞으로는 조금 더 경쾌하고 즐겁게 소개해 드리는 일들을 맡아서 해나가고 싶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우리 김성옥 교수님 불교를 알기 쉽게 또 경쾌하게 소개하는 일에 전심전력하겠다는 말씀 주셨습니다.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김성옥 : 예 감사합니다.

 

김봉래 : 지금까지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김봉래 : 네 여러분 김성옥 교수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교수님은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 말미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계시죠. “자신의 이로움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공동체 전체의 이로움과 함께할 때 지속가능하다.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관념을 벗어나는 일이 우리 사회 모두의 행복을 위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하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 행복을 위해서 잘못된 상을 판별해내고 거기서 벗어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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