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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효록스님, 다르마 심리상담명상센터 대표

방송 : 2023년 8월 6일(일요일) 저녁 6시 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의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우리 불교는 고통과 고통의 소멸을 다룬다라고 하는 것이 초기불교 니까야에 나와 있는 부처님 말씀이죠. 그중에서도 자신의 고통에 대해서 그 정체를 알고 그 원인을 알아서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것이 열반의 길이 되겠는데요, 그 방법이 바로 수행이죠. 요즘 명상이 부흥을 일고 있는데요, 상담과 명상이 균형을 이뤄서 상보적인 역할을 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요 상담하는 비구니로 유명한 분이시죠. 다르마 심리상담명상센터 대표 효록스님 모시고 말씀 나누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BBS 뉴스와 사람들 이 시간에 효록스님 모셨습니다. 효록스님 안녕하세요.

 

효록스님 : 반갑습니다. 여러분.

 

김봉래 : 우리 효록스님은 상담하는 비구니 스님으로 이름이 높으시고, 스님께서는 청암사승가대학을 졸업하시고 경주 동국대에서 선학과 불교학,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셨어요. 그리고 대학원에서 불교상담학으로 석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자아초월상담학으로 상담학 박사 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곳곳에서 상담 전문가로 강의도 하시고 상담도 진행하시고 얼마 전까지 또 우리 BBS 불교방송 라디오에 <효록스님의 안심 상담>에 출연을 하셨습니다. 우리 뉴스와 사람들 청취자들께도 먼저 인사 말씀 주시고 출발할까요.

 

효록스님 : BBS 뉴스와 사람들 청취자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시간 우연히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모든 분들 반갑습니다. 저는 상담하는 비구니 효록입니다.

 

김봉래 : 그래요. 스님. 지난해죠 벌써 1년이 돼 가는데 <스님의 그림자>라는 책을 내서 상당히 반향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저도 읽어봤는데 ‘상담하는 비구니의 자기 치유 이야기’, 어떻게 보면 자전적인 이야기예요. 굉장히 솔직한 얘기도 들어있고 쉽게 공개하기 어려운 내용도 스님 정말 담대하게 다 공개를 하셨거든요. 그런 책을 내게 된 인연 어떻게 된 겁니까.

 

효록스님 : 저도 출가하기 전에 스님들이 쓴 수필집 그리고 경전을 받고 사실 영감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학교 다닐 때나 20대 초반에 사회생활 할 때 스님들의 책을 보고 지하철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수행을 하면 뭐가 달라지는지, 자비로워지는지 지혜로워지는지 그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출가를 했는데, 원래 기대하면 실망하잖아요. 그런데 저도 몰랐던 제 마음을 의식하게 되면서 내면을 본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그런데 세상에 이런 책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제가 왜 출가했는지, 출가해서 어떤 수행을 했는지, 스님이 되어가지고 뭐 때문에 상담을 받았는지, 전문가가 되고 인도는 또 왜 갔는지 이런 내용에 대해서 저와 같은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책을 썼어요.

 

김봉래 : 그래요. 스님. 지금 각 종교 중에서도 사실 불교에 대한 기대가 제일 높거든요. 신뢰도도 제일 높고. 그러나 또 내부적으로 보면 참 반성도 많이 해요. 우리가 이래서야 되겠나, 출재가를 막론하고. 그런 면에서 그런데 그게 어떤 바깥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게 핵심 아니겠습니까.

 

효록스님 : 그렇죠.

 

김봉래 : 그래서 정말 나의 한계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게 어떻게 보면 수행의 길인 것 같아요.

 

효록스님 : 그렇죠. 그러니까 자기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 결과로 타인을 이해를 못해요. 그러니까 저 사람이 도대체 왜 저러지 하고 다른 사람이 이해가 안 될 때는 그럼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가를 보셔야 되거든요. 그래서 자기 이해가 높은 사람일수록 타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요.

 

김봉래 : 우리는 늘 남 탓을 하잖아요. “쟤 왜 저러지, 쟤 때문에” 이래요. 그럴 때는 바로 자기를 돌아보라는 그런 말씀.

 

효록스님 : 그렇죠.

 

김봉래 : 그런 면에서 스님, 어떻게 보면 우리가 깨달음의 길이라는 것 하고요 또 건강한 자아를 성장시키는 길하고 이게 다르면서도 또 서로 연관되는 그런 거라는 것을 제가 스님 책을 보면서 느끼게 된 것 같아요.

 

효록스님 : 그러니까 대부분의 스님들, 스님들을 포함해서 불자라고 표현을 해볼게요. 우리는 출가를 했든 출가를 하지 않았든 대개 노출되는 것들이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만 노출이 되어 있어요.

 

김봉래 :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이게 거의 상식처럼 돼 있죠.

 

효록스님 : 네. 그런데 이제 발달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 부족했다는 것을 저도 상담을 받고 상담 공부를 해보면서 우리 불교 내부의 문제가 결국은 깨달음의 문제가 아니라 이게 발달의 문제구나 하는 걸 알게 된 거예요.

 

김봉래 : 발달이라는 것은 굉장히 전문적인 용어예요. 스님. 자아의 발달이라고 해야 되나요. 건강한 자아의 발달이라고 해야 되나요.

 

효록스님 : 맞아요. 발달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신체의 발달이 있는 것이고, 뭐 두뇌 발달, 정서 발달, 도덕성 발달, 대인관계 발달, 뭐 발달의 종류를 적게 나누어도 다섯 여섯 개.

 

김봉래 : 어떻게 보면 기본적으로 인간이 된다. 인성의 문제.

 

효록스님 : 맞아요. 아주 세세하게 나누면 켄 윌버 같은 분은 20가지로 발달을 나누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불교에서 꽤 익숙한 표현이기는 한데 십층 누각 이런 표현을 할 때 발달이라고 하는 것은 기초공사 같아가지고 눈에 보이지는 않는데 지하 지층에 얼마나 이 건물을 버틸 수 있는 단단하고 탄탄한 기둥이 세워져 있는가예요. 요즘 시중에 보면 뼈대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건물을 세워서 말썽이 되는 뉴스가 나오잖아요. 순살 아파트 이런 표현. 그와 마찬가지로 겉으로 드러나 보이기에는 우리가 사람을 보지만 그 사람의 발달을 이루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마치 건물로 비유하자면 지하층하고, 한 지하층 더하기 1층에서 한 5, 6층까지는 발달이라고 봐야 돼요. 그래서 이 발달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그리고 그것을 적용해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게 서구의 심리상담 이론이에요. 그런데 우리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은 건물로 비유하자면 한 8, 9, 10층에 해당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위에도 건물이 안정적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인간에 있어서는 발달과 성장, 두 가지 축이 있거든요. 이제 성장을 편의상 깨달음이라고 비유를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 불교 쪽에서 가장 취약한 것이 발달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중에 제일 취약한 게 뭐냐, 자아발달인 거예요. 그래서 이제 자아가 건강하게 발달해야 자아를 초월해서 소위 말해서 무아 상태를 경험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불교 쪽에서는 자아가 어떻게 건강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거의 관심이 없었죠.

 

김봉래 : 그렇죠. 왜냐하면 자아라는 것은 어떤 극복의 대상 내지는 제거해야 될 대상으로만 자꾸 보니까 어떤 기초작업이 없이 그 작업이 됐는데, 그렇게 된 데는 저는 수행법 중에서 특히 선불교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합니다.

 

효록스님 : 맞아요. 저도 선불교를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오늘날 생각해 보면 인도에서 불교가 거의 사라질 즈음에 우리 한반도에 불교가 전파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부처님이 돌아가신 지 한 1천 년쯤 지나서 우리나라에 불교, 선불교가 들어오잖아요. 그러니까 그 사이에 중국이라고 하는 거대한 나라의 문화가 얼마나 많이 믹스되어서 섞여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몰라요.

 

김봉래 : 이른바 격의불교가 많이 들어왔다.

 

효록스님 : 네. 그리고 그 때 불교가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정말 옛날옛적이어서 인간의 발달에 대해서 오늘날처럼 이런 과학적인 연구가 안 되어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이 자아의 발달이라고 하는 것도 이렇게 과학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지가 불과 한 100년 남짓밖에 안 되기 때문에 불교 쪽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이해를 합니다.

 

김봉래 : 어떻게 보면 시절 인연이 된 거예요. 자. 그런데 스님께서 보면 <스님의 그림자>라는 책에도 보면 아주 파란만장한 스님의 상담과 자기 치유의 이야기들이 아주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드러내기 쉽지 않은 그런 속 이야기들도 많이 하시고 해주셔서 참 저희들 후학으로서는 또 감복하게 되고 감사하게도 되는데, 참 고비고비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많았고 특히 그중에서도 외로울 수밖에 없는 그런 시절도 많으셨던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효록스님 : 출가하기 전에는 외로움이라는 것이 뭐 이렇게까지 고비, 그러니까 사실 이렇게 심하게 외로울 줄은 몰랐어요. 그냥 출가할 때는 단지 내가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어떻게 출가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좀 단순하게 생각을 했거든요. 이성 문제라고만 생각을 했어요. 단순하게. 그런데 출가를 하고 내가 심리상담자로 이 길을 걸어가면서 느끼는 외로움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인간으로서 느끼는 생물학적인 외로움뿐만 아니라 어떤 영적인 외로움이라든지 그리고 이 길을 같이 가는 도반이 없는 거예요. 제가. 그래서 정서적인 외로움이라든지 물리적인 외로움이라든지, 그래서 이게 정말로 고통스러워서 내가 이 외로움에서 외롭다가 죽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한편 승가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이성 또는 동성, 성과 관련된 이슈들 주제가 많잖아요. 그게 한 편 이해가 될 정도였어요. 너무나 큰 고통이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저는 이제 외로워서 죽겠다고 각오를 했거든요. 이렇게 외롭느니 차라리 외로워서 죽어버려야겠다고 결정을 하고 나니까 그 다음에 찾아온 고요함이라는 게 너무나 놀라웠던 거예요. 그래서 외롭지 않으려고 피하는 것보다 외로워서 죽으려고 결정하고 외로움 속으로 들어갔더니 선물처럼 찾아온 게 고요함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거든요. 고통이라고 하는 것은 피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것을 살짝 그 때 맛봤던 것 같아요. 외로움이라고 하는 것이 저한테는 가장 큰 고통이었는데, 가장 큰 고통이 저에게 큰 선물을 안겨준 셈이죠. 그래서 결국은 제가 인도에 가서 명상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고통도 외로움 때문이었어요. 지금은 완전히 외로움이라고 하는 바다를 건너간 느낌이 들어요.

 

김봉래 : 그래요. 제가 앞에서도 불교라고 하는 것은 고통의 정체를 밝히고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해서 영원한 행복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스님 말씀하신 것을 보면서 고통을 이렇게 피하는 게 아니고 대면하고 직면한다 했을 때 그것이 어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나 봅니다. 스님. 그게 상담하고는 어떻게 연결이 됩니까.

 

효록스님 : 사람들이 너무 사는 게 너무 괴로우니까 상담을 받으러 오거든요. 그러면 상담자들이 주로 하는 역할은 뭐냐하면 내담자들이 안고 있는 그 문제를 회피하시는 분들에게 직면시키는 것을 해요. 그런 점에서 불교 수행과 너무나 닮아 있어요.

 

김봉래 : 아. 그렇군요. 스님께서도 이렇게 상담의 역할을 강조를 하시는데, 이 상담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두 가지예요. 그러니까 상담자가 있고 내담자가 있어요. 스님께서도 오랫동안 내담자 역할도 하시고 상담자 역할도 했단 말입니다. 그러면 양쪽에서 보는 상담의 역할이 그게 좀 다른 거죠.

 

효록스님 : 그렇죠. 내담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너무 괴로우니까 찾아오잖아요. 그런데 괴로움을 해결하려고 찾아오지만 한편은 괴로움을 마주할 용기는 안 가지고 오시거든요.

 

김봉래 : 그렇죠. 그 때는.

 

효록스님 : 그런데 상담자들은 시간을 좀 들이고 공을 들여서라도 자기의 문제를 바로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요. 그게 굉장히 괴로워요.

 

김봉래 : 그런데 그게 초심자 상담자가 있고 또 좀 중급의 상담자가 있고 고급의 상담자가 있지 않습니까. 스님께서는 그 과정을 쭉 겪으면서 성장하신 거죠. 그런 상담자 입장에서 보면 그런 것들이 다 이해가 되시는 건가요. 그러면 잘.

 

효록스님 : 상담자도 성장하고 발달하거든요. 상담자도 발달 단계가 있어요. 방금 진행자님께서 말씀주신 것처럼 내담자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상담자도 초급, 중급 그리고 나중에 숙련자가 되는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 돌이켜보면 상담자가 성장하는 만큼 내담자도 성장해요. 그래서 내담자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은 상담자가 반드시 자기 성장을 해야지 돼요. 이런 측면에서 불교 수행하고 또 이게 맞닿아 있어요.

 

김봉래 : 아. 그렇군요. 연기법이네요. 서로 맞물려 있네요.

 

효록스님 : 네. 그래서 우리 상담자들끼리 이런 얘기를 해요. 상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있는데 그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그러면 상담자가 가지고 있는 유사한 문제를 가진 내담자가 상담자한테 찾아와요. 그게 정말 연기법이에요.

 

김봉래 : 끼리끼리 이렇게 만나게 된다 이 말씀이시죠.

 

효록스님 : 그래서 상담자가 그 내담자 문제를 해결해 주려면 자기 문제를 해결해야 돼요. 그래서 상담자도 교육분석이라고 해서 상담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가 먼저 상담을 받도록 되어 있어요. 받으셔야 돼요.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런데 그런 과정이 어떻게 보면 상담자나 내담자나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루어져야지 그게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고요.

 

효록스님 : 제가 정말 안타까운 게 제가 박사학위를 하고 상담 전문가 되고 처음 제 모교에 가서 석사 과정에서 강의를 할 때인데, 그 때 어떤 한 노 비구스님께서 수업 시간에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스님께서 그러니까 제가 지금까지 배운 노하우를 아주 짧은 시간에 한마디로 요약해서 달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은 없거든요.

 

김봉래 : 1층, 2층 없이 어떻게 3층, 4층이 있겠습니까.

 

효록스님 : 그렇죠. 그 분께서는 아마 저보고 9층, 10층을 보여달라고 하신 것 같은데, 이해는 해요. 그러니까 단시간에 짧은 시간에 강력한 한 방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렇게 해서 문제 해결이 되는 건 아닙니다.

 

김봉래 :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상담하는 비구니시죠. 효록스님과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저도 스님 이 스토리를 쭉 읽으면서요 정말 내 자신이 상담을 쭉 받아봤으면 좋겠다 이런 이제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 하면 이렇게 쉽게 상담에 접근할 수 있을지요.

 

효록스님 : 제일 먼저는 자기 고통에 대해서 외면하지 않아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는 살면서 좀 작은 고통, 중간 고통, 큰 고통, 그런 경험을 하잖아요. 그러면 아 내가 옛날에는 이 정도 고통도 넘겼는데 뭐 이까짓 고통이야 이러면서 자기가 경험하는 괴로움이나 고통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만 이 정도 고통을 느끼나. 다른 사람은 더 할 텐데 이러면서. 그래서 자기 고통에 대해서 외면하거나 억압하거나 분리하거나 해리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고통에서 해방이 돼서 정말 자유롭고 고요한 상태로 살아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자기 고통에 관심을 줘야 된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김봉래 : 자기 고통에 관심을 줘라. 일단. 그러다 보면 또 좋은 상담자도 만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인연이 무르익겠죠.

 

효록스님 : 네. 그런데 이제 저만 하더라도 아마 상담을 해주시는 분이 불자가 아니었다면 상담받는데 제가 좀 방해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아마 제가 개인분석, 소위 말해서 정신분석을 받게 된 계기가 나한테 어떤 문제가 있다고 느껴서 상담 받은 케이스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의무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된다고 하니까 상담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제 인생이 달라지거든요. 그러니까 믿을 만한 상담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리고 자기가 인지할 때는 나 정도의 문제는 불교 수행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라고 생각은 되겠지만 상담을 받아 보면 그 때 비로소 알게 돼요. 아 나한테 이런 문제가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김봉래 : 보통 우리는 내가 수행이 안 돼서 괴로워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그런 수행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기본적으로 자기분석이 필요하다 그런 말씀이시잖아요. 그러면 지금 다르마 심리상담명상센터에서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스님이 지금 운영을 하고 계신 거죠.

 

효록스님 : 주로 많이 하는 것은 상담 또는 명상 이렇게 나눌 수가 있는데, 상담하면 개인 상담이 주를 이루고요, 가족 상담이나 커플 부부 상담이 있고요. 그리고 명상은 온종일 시간 내서 해야 되는 명상들이 있어요. 하루에 2, 3시간 내는 게 아니라 하루에 8시간에서 한 이틀 정도를 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런 명상 프로그램을 두 가지 정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온라인에서 가끔 무료로 제가 명상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일정상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가끔은 온라인으로 무료 명상을 하기도 하고요. 대부분의 시간은 개인 상담을 하거나 또 연구 활동을 하거나 강의 준비를 하거나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봉래 : 그래요. 스님 말씀하시면서 이게 내가 수행이 부족해서 이런 고통을 겪는 거야, 능히 내 수행으로써 진전을 시키면 해결이 가능해라고 하는 것은 불완전하다 이 말씀이고요. 기본적으로 요즘에 명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서 그런 명상만으로는 이제 어렵다. 뭔가 상담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요.

 

효록스님 : 이제 심리상담이 다른 학문하고 조금 다른 게 있는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의사나 한의사 같은 분들은 자기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을 치유해 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심리상담은 좀 달라요. 자기가 자기 문제를 치유해 준만큼 다른 내담자를 치유해 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저도 이것은 명상하고 같다고 생각이 드는데, 부처님을 보세요. 이제 부처님께서는 명상을 통해서 당신이 직접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고통으로부터의 해탈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자기의 직접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다른 사람을 도우셨거든요. 그런데 이제 오늘날 명상을 지도하는 분들이 자기 문제를 가만히 내버려 두고 명상이라는 도구만 가지고 그 기술만으로 접근을 한다면 저는 그 한계는 곧 드러날 거라고 봐요. 그러니까 서구에서 명상이 이토록 붐을 이루는 것은 서구에서는 뇌과학이라든지 하시는 분들이 기본적으로 심리학이나 임상 심리학이나 직접 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직접 당신이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불교를 접하고 자기의 변화를 먼저 경험한 후에 그걸 내담자들한테 적용해요. 그럴 때 내담자들이 변한다는 것을 알거든요. 그런 것들이 과학적인 데이터가 누적이 되어서 그게 오늘날 우리 한국으로 수입이 되는 거예요. 그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명상을 지도하시는 분들도 반드시 인간의 발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지 돼요. 제가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발달들인데요. 그러니까 오늘날 과학이 우리 뇌과학과 접목해서 불교 명상을 많이 설명을 하거든요. 그런데 뇌 발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뭐냐 하면 어머니와 아이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애착이에요. 그리고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에요. 그러니까 아이가 얼마나 뇌가 건강하게 발달하는지는 누구하고 관련이 있냐 하면 부모님의 환경, 부모라고 하는 환경과 관련이 있어요. 그 중에 어머니에요. 그러니까 부모님의 감정 상태, 어머니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 아이의 뇌 발달이 이루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명상하시는 분들도 인간의 발달에 대한 서구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없이 명상이라는 테크닉만 가지고 접근을 하면 한계는 곧 드러난다.

 

김봉래 : 그런데 한 때 그런 거 있었어요. 심리적인 어떤 상처, 그러니까 어릴 때 심리 상처가 성장기, 노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그 심리 상처는 어디서 생겼냐. 어릴 때 환경에서 생겼다. 그러면 그 때 당시에 부모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또 그 전에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심리적인 상처 때문에 또 자녀에게 그런 심리 상처를 남겨줬다. 계속 윤회처럼 사슬이 끊어지지가 않는 거예요.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되는 겁니까. 스님.

 

효록스님 : 그러니까 우리가 윤회하면 불교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과거생, 현생, 내생이라고 하는 세계를 달리해서 설명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전생에 나는 없어요. 불교식으로 말하면 고정된 자아가 없으니까. 그런데 금생에 나만 하더라도 3살짜리 그 아이하고, 50이 넘은 제가 우연히 어느 공간에서 만나면 서로가 서로를 못 알아봐요. 계속 변하기 때문에.

 

김봉래 : 그러니까 50세 입장에서는 그 3살, 5살이 전생인 거죠.

 

효록스님 : 그렇죠. 그리고 또 다음 생에 내가 있다고 하면 이건 알 수 없어요. 나하고 별로 상관없는 인물이니까. 그러니까 윤회라고 하는 것은 과거생이나 내생이 아니라 금생에 일어나요. 그러니까 윤회가 돌고 돈다는 의미잖아요. 무슨 말이냐. 태내에서든 아니면 아주 어렸을 때 받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내 삶에서 계속 반복해서 그것이 찾아와요. 반복해서.

 

김봉래 : 그리고 후손에게도 물려주고.

 

효록스님 : 그렇죠. 그것은 후생유전학에서 과학적으로 증명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조상의 DNA가 우리에게 고스란히 유전되는데, 그것은 생물학적으로 유전학적으로 증명이 되어 있는 것이고, 심리적으로 보면 DNA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부모라고 하는 환경인 것이고. 그런데 그런 부모라는 그 환경을 조건으로 해서 내가 성장기에 상처, 트라우마를 입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치유되지 않으면 이번 생을 살아가는 내 삶에서 반복적인 문제가 계속 출현하는 거예요. 이것이 심리적으로 윤회거든요. 그래서 이 윤회의 사슬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내 상처를 반드시 들여다봐야 되는 거예요.

 

김봉래 : 그러네요. 나도 모르는 나 자신에 대해서 살펴봐야지 가능하다 이런 말씀이시잖아요.

 

효록스님 : 네. 맞습니다.

 

김봉래 : 지금 젊은이 포교가 이제 화두죠. 지금 사찰에서 수련대회도 있고 템플스테이도 있고 다들 하는데, 상담하시는 입장에서 이렇게 젊은이 포교 어떻게 가능할지요. 스님.

 

효록스님 : 그러니까 노인이든 젊은이든 제일 중요한 것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좋을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만약에 부처님이라면 부처님처럼 하면 참 좋아요. 부처님께서 포교했던 방식은 당신이 주로 찾아갔어요. 아침에 그 때 탁발 문화가 있어서 찾아갔잖아요. 그러니까 만약에 이것을 현대생활에 적용을 한다면 젊은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면 돼요. 예를 들어서 학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에 가면 되죠. 그런데 갈 때는 어떤 훌륭한 도구를 가지지고 가면 좋으냐 하면 명상이라고 하는 도구를 가지고 들어가면 되죠. 그리고 상담이라고 하는 도구를 가지고 들어가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첫 번째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면 돼요. 그러려면 자격을 갖추셔야 돼요. 능력도 물론 있어야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추셔야 돼요. 그 다음에 두 번째, 우리가 찾아가지 않고 그들이 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흔히 말해서 템플스테이. 그러면 찾아오는 젊은이들에게는 사찰 문화를 체험시켜주는 것도 참 좋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거죠. 예를 들자면 명상이 참 좋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잖아요. 걷기 명상이 참 많이 붐을 이루고 있잖아요. 그런데 걷기 명상인데 이 템플스테이 저 템플스테이 다 걷기 명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런데 어떤 템플스테이에 가면 맨발로 걷기 하는 명상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수백 개가 있는 템플스테이에서 좀 종류가 다른 것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템플스테이는 맨발 걷기 명상, 어떤 곳에서는 미술 치료, 어떤 곳에서는 요가, 어떤 곳에서는 음악 치료 이런 식으로 해서 젊은이들이 이것을 경험하려면 이 쪽 템플스테이 가면 돼라고 해서 전국 투어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려면 템플스테이를 담당하는 스님들께서 그것과 관련된 자격을 갖추고 또 준비를 하시고 청소년들이 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김봉래 : 그래요. 이게 의욕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고 그만한 자격, 그만한 어떤 적절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해야 된다 이런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혹시 종단이나 정부에 이렇게 건의하고 싶은 내용도 있으실까요.

 

효록스님 : 네. 그렇습니다. 지금 국회에 심리사법이 네 개가 올라가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이것은 마치 각 대학에서 의대나 한의대나 약대가 있는 것처럼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과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우리 종단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좀 갖고 심리상담을 전공하는 학부가 만들어지기를 바라요. 지금은 학부 과정에는 없고 대학원 과정에만 있거든요. 그런데 학부 과정에도 심리상담을 전공할 수 있는 학부가 개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고요. 정부에 바라는 것은 이런 불안, 분열, 혐오, 차별 이런 것들은 전혀 우리 국민에게 도움이 안 돼요. 그러니까 불안은 안심으로, 분열은 화합으로, 혐오는 소통으로, 증오는 연민으로 이렇게 할 때 우리가 국가가 발전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이 들거든요.

 

김봉래 : 그렇군요. 정말 특히 정치하시는 분들 우리 뉴스와 사람들 효록스님 얘기를 잘 경청해서 정책에 반영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방송을 듣고 있는 우리 청취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덧붙여 주세요.

 

효록스님 : 마음공부, 우리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이 방송을 듣는 여러분께 매우 감사합니다.

우리는 보통 불교 공부를 하면 경전을 보잖아요. 처음에. 그런데 경전을 좀 한두 번 보고 나면 그 다음에 다른 교과서를 봐야 되는데요, 다른 교과서가 뭐냐 하면 자기 내면이에요. 그러니까 자기 내면이 교과서거든요. 자기 내면을 보는 방법을 여러분께서 좀 익히시기를 바라고요. 몇 달, 몇 년간 수행을 했는데 행동에 변화가 없다라고 스스로 좀 판단이 되시면 수행하는 방법을 좀 바꿔보시기를 권유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자기 내면을 보는 방법, 자기 내면에 쌓여 있는 감정을 보는 방법을 좀 익히시기를 바라고요. 혼자 잘 안 될 수 있으니까 전문가 도움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김봉래 : 특히 감정을 잘 바라보라 그게 좀 핵심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냥 자기 생각을 돌아보라 이런 것을 했는데, 그게 아니고 심리적인 면에서는 감정이 굉장히 중요한가 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내 감정을 잘 못 느낀다는 거 아닙니까. 스님.

 

효록스님 : 우리가 감정을 잘 못 느끼게 된 근원은 아까 진행자님께서 말씀해 주신 데 힌트가 있는데, 어릴 때부터 배워오지를 못했어요. 감정을 어떻게 감지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내가 감정을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상처를 입지 않는가 이런 훈련이 우리한테는 전혀 안 돼 있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다른 서구의 선진국처럼 우리도 감정, 정서 공부를 좀 해야 돼요.

 

김봉래 : 교과서에서 그런 것을 좀 해줬으면 저희들도 이렇게 큰 상처를 잘 치유하고 건전한 사회가 됐을 것 같은데 전혀 무지하거든요.

 

효록스님 : 그런데 부모님들 이러죠. 감정 수업합니다라고 하면 버럭 화를 내시면서 국영수를 해야지 왜 감정 공부를 하느냐 이러면서 버럭 화를 내실 것 같아요. 문제는 감정 때문에 생기는데 말이에요.

 

김봉래 : 그러니까요. 자. 이렇게 하다 보니까 이제 시간이 마무리될 시간인데, 우리 효록스님의 원력 또 향후 계획 듣는 것으로 오늘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효록스님 : 저는 불교의 교리와 심리상담, 명상을 통합해서 인재를 양성하는 불교기관이 없는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제 평생의 원력은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전문 심리상담센터를 건립하는 건데, 이 안에는 불교에 바탕을 둔 명상과 접목해서 진행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센터를 제가 건립을 좀 하고 싶죠.

 

김봉래 : 그런 면에서 승가공동체도 이런 식으로 좀 나갔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바람이 있으셨던 거죠.

 

효록스님 : 맞아요. 전문가들 스님들이 꽤 많거든요. 이 분들은 전통적인 불교를 수호하고 보호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지만 좀 다르게 활동을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전문적인 자질을 갖춘 스님들께서 현대인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승가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저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김봉래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효록스님 : 감사합니다. 여러분.

 

김봉래 : 지금까지 다르마 상담심리명상센터 대표 효록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김봉래 : 효록스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저는 스님 말씀 중에서도요 자기를 치유하는 만큼 다른 이를 치유할 수 있다 하는 말씀을 되새깁니다. 본인은 놔두고 남만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정말 오늘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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