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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가 이번 주에 방학에 들어갑니다. 방학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다소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죠. 상당수의 학생들은 방학이 오히려 더 괴롭다고 얘기합니다. 오늘은 여름방학을 잘 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오늘도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많은 학생들이 방학이 더 고통스럽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윤일현 대표: 실제로 그렇습니다. 초·중학생은 아니지만 고등학생의 경우는 대부분 학교에 가서 보충 수업을 합니다. 특히 고등학생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방학은 단축 수업을 하면서 과외를 받는 시간이다.” 방학이 더 고통스럽다고도 합니다. 원래 방학은 여유를 가지고 자율적으로 시간을 운영하면서 취미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부족한 과목을 스스로 보충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부모가 짜놓은 프로그램에 그냥 따라가야 하는 것이 더 괴롭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방학을 생각하면서 방학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기 운동을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부모님 세대 중 시골 출신은 이런 경험이 있을지도 몰라요. 방학이 되면 이틀 정도 밥 먹고 계속 잠만 자기도 했지요. 그런 아이를 보고도 부모님은 그렇게 야단치지 않았습니다. 이런 때도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면 누나가 갑자기 오후 5시쯤 아이 이름을 부르면 ‘빨리 일어나서 학교 가야지’ 하면 자다가 아침 등교 시간인가 싶어 가방을 들고 골목으로 달려나갑니다. 뭔가 이상해서 보면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오후라는 걸 알고는 속았다는 생각에 투덜대면서 들어오면 가족들이 막 놀리면서 웃는 그런 여유로운 경험도 있었지요. 우리는 이런 시절을 돌이켜보며 ‘아이들에게 방학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방학 때는 자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면서 좀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부모의 간섭이 더 심하다고 말합니다. 자율과 타율이 평소보다 더 심하게 마찰하는 기간이 사실 방학입니다. 자녀 교육에서 자율과 타율이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기도 한데요. 자녀 교육에서 이 자율과 타율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전적으로 아이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기도 어렵고 모든 걸 부모가 강제하고 몰아붙이는 타율도 바람직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늘 우리가 고민해야 되는 부분인데요. 미국의 심리학자 D.맥그리거는 인간의 본성을 x, y 두 가지 패턴으로 설명을 합니다. x 이론은 인간은 본래 게으르고 타율적인 존재에서 목표를 정해놓고 몰아붙이지 않으면 스스로 일하지 않는다는 개념입니다. y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일하며 책임을 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조건이란 미래에 대한 매력적인 목표와 책임, 자율재량, 자율성 등을 의미합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자녀 교육에서 외적 요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부모님들이 자녀 관리를 점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 다수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서 x 이론적 방식을 신봉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타율을 강조하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은 책임감이 없고, 지시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기 싫어하기 때문에 목표를 세워놓고 그것을 달성하도록 강하게 압박하며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한다’고 합니다.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는 필요하다면 체벌도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한 것도 사실입니다. 상당수의 부모님들이 x 이론 신봉자였죠. 그런데 학부모들의 이런 심리를 상업적으로 잘 활용한 곳이 소위 말하는 학원이죠. 특히 그중에서도 엄격한 출결 관리, 소위 말하는 스파르타식 학원 유형이 한때 유행하기도 했죠. 이런 학원에서는 심지어 사생활 영역에 이르기까지 학생의 모든 것을 관리, 통제합니다.

방학 기간에 아침에 들어가면 자정 무렵에 귀가하게 하는 이런 것도 있었죠.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마는, 극단적인 타율적 규제가 아이들에게 적용되면 아이들이 참 견디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 부모님들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자율적인 판단으로 행동하고 공부하게 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전적으로 옳다고 이야기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서 두 가지는 적절히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공부하는 학생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학습 의욕을 가지게 하는 방향으로 모든 것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인의 의지가 없다면, 타율적인 감시, 감독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당장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부모님께서 부모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바쁘더라도 밤늦게 귀가해서 자는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는 것도 얼마나 값진 일인지를 우리 부모님들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에서 설득과 대화로 해결 안 되는 문제를 남의 손에 맡겨 해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부모님들이 꼭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율과 타율을 적절히 조화하되, 궁극적으로는 자율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밀어주고 끌어줘야 한다는 걸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학습 측면에서도 이 방학 때 너무 욕심을 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방학 기간에 전 과목을 다 할 수는 없을 텐데요.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윤일현 대표: 그렇습니다. 상당수의 가정에서는 2학기에 배울 내용을 방학 중에 다 끝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선행학습에 몰입하고, 제대로 다지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해도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방학은 1학기 때 배운 내용 중에서 중요하고 꼭 알아야 하는 것 중에 제대로 안 돼 있는 것을 보충해야 합니다. 힘이 남으면 2학기 때 배울 내용을 한번 가볍게 보는 정도가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방학 기간에는 주요 과목의 교과서 목차를 보면서 중요하지만 미흡했던 단원들을 체크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해야 합니다. 모든 과목, 모든 내용을 다 정리한다는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됩니다.

방학에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책도 읽고, 부모님과 휴가도 가고 박물관이나 갤러리, 음악회 같은 데 다니면서 긴장을 풀고 2학기를 활기차고 새로운 각오로 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방학에 너무 진을 빼고 나면 새 학기가 왔을 때 별로 흥미도 없고 또 몸과 마음이 지쳐 있기 때문에 활기차게 출발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휴식을 취하면서도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을까에 관해 부모님과 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토론하며 이 시간을 슬기롭게 잘 보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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