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자자 대신 '소회의 시간'...순례단 전원 인도 순례 소감 발표
자승스님 "사부대중 불교 종헌종법 8조 따른 것...각기 능력 따라 각계각층 전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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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인도 순례를 마치면서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불교'를 미래상으로 제시했습니다.

"사부대중이여, 떠나라"로 요약되는 '21세기 전도선언'의 의미를 거듭 강조하면서 사부대중 모두 저마다의 전법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도 현지를 동행 취재 중인 박준상 기자의 보도입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

 

 

< 리포터 >

인도 쉬라바스티에서 봉행된 대법회를 마지막으로 부처님 전법의 길 끝에 다다른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 

기원정사 인근 한국사찰 천축선원에 법석을 마련하고 모두가 한 자리에 둘러 앉았습니다. 

결사 해제 때마다 '자자'를 통해 정진을 회향하는 자신을 돌아봤지만, 이번 인도 순례는 한국불교가 참회에서 원력으로 나아간 계기가 된 만큼 서로간 소감을 나누는 '소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능원스님 /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보은 법주사)]
"쇠창살에 매달려서 저희들의 모습을 거의 2시간을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쳐다봤습니다. 대한민국의 사람들에게도 인도 아이처럼 (불교를) 바라볼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완전히 사그라든 줄 알았지만 이역만리서 부처님 땅을 찾은 수행자들을 위해 동네 어귀마다 모여서 꽃비를 내려주던 일불제자들의 모습은 자긍심과 함께 가슴 먹먹한 감동을 느끼게 했고. 

[항명스님 /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안산 쌍계사 주지)]
"이번 상월결사 순례로 인해서 꺼져가는 인도 불교의 새로운 등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한국불교가 인도불교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스스로의 역할을 묻고 또 물었습니다. 

[동명스님 /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강화 전등사 회주)]
"한국에 돌아가면 불자님들 앞에 자신있게 다가갈 것이란 걸 약속하면서..."

한 명 한 명의 소회를 찬찬히 들은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사부대중이여 떠나라"로 요약되는 '21세기 전도선언'의 의미를 상술하며 "종단을 지키기 위해 사부대중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출가자 감소가 가속화되면 그 빈자리를 AI스님이나 재가불자들이 매꿔야 한다며, 조계종단 종헌종법 8조에 종단 구성을 사부대중으로 명시한 조항을 '사부대중 불교'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재가불자가 참여하는 불교에 우리 스님네들이 위기의식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위기의식을 느낄 틈이 없이 사찰을 지킬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앞으로 사부대중은 함께 가야하고 함께 이 종단을 지키고 이끌어 가야하기 때문에 제가 '사부대중'이라는 말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자승스님은 순례 중 걷고 또 걸으면서 생각한 인도불교 관광유적지화 배경엔 '치우침'이 있다며, 엘리트 중심의 '귀족불교'나 불사와 제의에 집착해 스스로 망하는 '타락한 불교'를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불교가 이슬람, 힌두교의 영향에 멸망했듯, 기독교 등 이웃종교의 이른바 호객행위로까지 표현되는 공세로부터 불교를 지켜내려면 지옥중생까지도 구제하려 했던 지장보살의 원력으로 전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중생이 살아있는, 중생이 숨쉬고 있는 곳곳에 스님네들이 파고들어서 모두와 함께 해야 지켜낼 수 있습니다. 인도 불교가 귀족불교가 아니고 천민 속에 살아 있었다면 그 수많은 사람을 다 죽여서 불교를 없앨 수 있었을까요."

자승스님은 그러면서 사부대중 모두가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중생 속으로 파고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앉아있는 불교? 중음신입니다. 마음으로 하는 불교? 식물불교에요. 말로만 하는 불교? 침몰하는 불교입니다. 죽어가는 불교입니다. 앉아있는 불교, 마음으로 하는 불교 말로만 하는 불교에서 과감히 떨쳐버리고, 우리는 중생 속으로 각기 능력과 업에 따라서 각계각층으로 모두 파고들어야 합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참회에서 원력으로, 선방에서 사회 속으로, 산중에서 중생 속으로 향하는 새로운 불교 운동이 상월결사 인도 순례를 계기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BBS 인도 순례 특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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