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 "사회에 필요하지 않은 불교, 왜 필요한가?"
사회봉사 등 불교의 참여 독려...종단적 역량 갖고도 사회 기여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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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인도순례 대장정을 이끌고 있는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우리는 사회에 필요한 수행자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사회 봉사 등 한국불교의 대사회적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사회가 바라는 바를 행하라"고 수행자들을 견책하며, 출가재일을 맞아 인도 순례의 참 의미를 되새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을 동행취재 중인 박준상 기자의 보도입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출가재일을 앞두고 라즈기르에서 바이샬리로 향하는 도중 묵은 한 숙영지에서 대중을 향해 발언을 하고 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출가재일을 앞두고 라즈기르에서 바이샬리로 향하는 도중 묵은 한 숙영지에서 대중을 향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리포터 >

"우리는 사회에 필요한 수행자인가?"

인도 현지에서 맞은 출가재일, 순례단 대중 앞에 선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의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총무원장 재직 당시인 10년 전, 한 일간지에서 천주교의 수녀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기사를 봤다며 이는 단순히 '성직자 감소'를 지적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수녀 감소 문제'는 곧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사회봉사자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성직자는 봉사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우리 비구, 비구니도 사회의 어두둡고 힘든 곳에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그 조건을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갈수록 불교는 어려워지는데, 사회에 필요로 하지 않는 불교가 무슨 필요가 있겠으며 우리가 열심히 기도한 들, 사회는 스님네들이 줄든 늘든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이 있는 것은 사회에 필요한 성직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불교는 사찰을 지킬 후손으로 '출가자'가 필요하지만, 사회는 자비행을 실천하는 '봉사자'를 더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두 가지를 다 놓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우리는 사찰을 지켜나갈 후손들이 필요해. 그렇지만 사회는 사찰 지킬 후손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아니라 어둡고 힘없는 곳을 돌봐줄 손길이 필요해. 우리는 두가지를 다 놓치고 있습니다."

이는 거대한 종단적 역량을 갖고도 사회 기여에 부족했던 불제자들의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나 혼자, 나만, 출가해서 여러 인연에 얽혀서 주지는 주지하면서 근심 걱정 없이, 선방에서 정진하는 사람은 근심 걱정 없이 한철 보내고 이런 가운데 사회는 불교에 바라는 바가 하나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순례 중반, 출가열반재일을 맞으면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의 각오는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싯다르타 태자가 성문 밖으로 나가 중생의 삶을 목격했다는 사문유관을 통해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고민했듯, 순례단도 부처님의 길을 따라 걸으며 수행자로서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습니다.

제의식에 몰두하며 세속화되고 국가가 위태로울 때 함께 쇠퇴했던 인도불교의 역사는 오늘날 한국불교를 견책하는 죽비가 됐습니다. 

출가재일을 맞아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은 출가재일 발원문으로 새벽예불을 봉행하고 출가정신을 되새겼습니다. 

[범해스님 / 조계종 포교원장]

"출가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득권과 가치관을 모두 버리고 깨달음을 향해 삶을, 방향을 전환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부처님은 스스로 출가하셨고 출가 이후 수행하여 대각을 이루셨습니다. 큰 깨달음을 얻어 중생회향하시여 상월결사 정신에 기여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불교가 사라진 부처님의 땅 인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수행자가 되겠다는 일념이 출가열반재일 정진주간 순례단의 결사 정신을 새삼 일깨우고 있습니다.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BBS 인도 순례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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