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순례'와 함께 걷는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만행길 동행
"일회용품 사용 줄이자...결사 내 환경운동 '생명존중' 정신 실천"
< 앵커 >
인도 불교 성지를 도보로 순례 중인 상월결사 순례단이 부처님이 걸었던 길 위의 뭇생명들을 보살피며 '생명존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고된 만행의 길 위에서도 모든 중생에 대한 보리심으로 일체 생명은 존귀하다고 했던 부처님 가르침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인도 현지에서 동행취재 중인 박준상 기자입니다.
< 리포터 >
부처님 성도지 부다가야로 향하는 길목의 작은 마을, 까만 강아지가 스님들 뒤를 졸졸 따라옵니다.
큰 개들의 위협에도 앞으로 앞으로, 얼마나 같이 갈 수 있을까 했던 동행길은 어느새 마을 어귀에 닿아 순례단이 잠시 쉬어가는 중간 기착지까지 이어졌고.
[오심스님 /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
"동물도 불성이 있다고 하듯이, 강아지도 묘한 인연 같습니다. 4Km 정도를 떨어지려 하면 따라오고 또 따라오고, 큰 개들이 짖어도 따라오는 모습 보면서 신기하고..."
결국 마을을 완전히 벗어나 당일 숙영지까지 10여Km를 따라오면서, 부처님 가신 길 위에서 만난 작은 생명과의 새로운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왜 이렇게 열심히 쫓아왔나 몰라. 팔자가 폈어. 응? 지쳤을꺼야. 순례길을 쫓아왔다고 순례라고 해야겠네. 순례. 순례야. 네 주인은 덕조스님이다. 입양해서 은해사로 데려가."
인도에서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개들과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먹을 것이 귀해 쓰레기를 뒤지거나 영억 다툼 등을 벌이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 순례가 먼 길을 따라온 걸 보면 어미가 있어 보이지도 않고, 쫓아내기엔 작은 뭇생명의 끝이 어떻게 될지 뻔하기에 스님들은 결국 순례를 품기로 했습니다.
별안간 강아지의 아빠가 된 은해사 주지 덕조스님은 철저한 묵언수행을 실천 중이지만 모든 게 부처님 인연법이라고 생각하며 순례를 지극정성 보살피고 있습니다.
[선광스님 / 하남 성불사 주지, 덕조스님 / 영천 은해사 주지]
"(몸짓으로 설명 중)"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도 있지만 전생의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안고, 호주머니에 넣어서 오고 궂은 일을 다 해서 왔습니다. 통역이 제대로 됐을지 모르겠네."
일체중생이 존귀하다고 했던 부처님가르침의 핵심 '생명존중' 정신을 세계만방에 널리 전하고 있는 상월결사 인도 순례.
부처님 가신 길 위에서 만난 작은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며, 2600년 전 세상에 나툰 성인의 삶과 정신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108명 대규모 군중의 행렬 중 일회용품 발생이 환경파괴 등에 영향을 줄까, 생수병 등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도 병행 중입니다.
[강덕순 /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
"우리가 여기 인도 순례를 왔는데 흔적을 남기지 말자. 쓰레기는 다 수거해 가자. 특히 환경 문제도 있지 않습니까. 쓰레기는 내가 버리는 것은 정말 안된다. 제가 여기 와서 순례지에서 버리는 것은 아니다. 다 주워야 한다."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의 여정은 일체중생이 존귀하다 했던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생명 그 자체가 불성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BBS 인도 순례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