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 "20년 뒤, 韓불교 유적화될 것" 경고
"인도 순례, 한국불교 유적화 극복 위한 것...불자들 신심 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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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인도순례를 이끌고 있는 자승스님이 현지 만행길을 시작하면서 "20년 뒤, 한국불교가 인도처럼 유적화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례없는 43일 순례의 대장정은 20년 뒤를 극복하고 한국불교 중흥의 새 불씨를 심는 일이라고 자승스님은 강조했습니다.
보도에 박준상 기자입니다.
< 리포터 >
상월결사 인도 순례단을 이끌고 있는 회주 자승스님, 부처님의 위용을 상징하는 '초전법륜지' 대탑 앞에서 순례 대중을 마주했습니다.
2019년 천막결사 이후, 해마다 고행이 동반된 순례를 통해 한국불교를 일신하면서도 단 한번도 대중을 향해 말한 적이 없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스님은 동참 사부대중에게 개개인의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것을 당부하면서 이번 순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와 배려 뿐이라고 설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43일의 인도 성지순례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는 어려움들이 있기 때문에 '나'만 생각해요. 내 이기심이 아니라 내가 불편하면 내 옆에 도반도 불편하고 내가 화가 나면 내 옆에 사람도 화가 난다."
세계 불교사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도보 성지순례에 나선 배경을 자승스님은 '한국불교의 위기 극복'이라고 일갈했습니다.
해방 후 종단이 성립되고 많은 수좌들이 수행정진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상에 이치를 모르는 이가 많은 이유는 바로 우리들 잘못이라고 다그쳤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2000명의 수좌들이) 정진을 하지만 깨달았다고 하는 이가 없어. 그것도 단순한 부처님의 큰 지혜가 아닌 이치를 못 깨달았어. 이치를."
대탑 겉면에 그을음 같은 검은 흔적을 지우고 있는 인부들을 배경으로, 자승스님은 이대로라면 한국불교는 20년 뒤 인도 불교처럼 유적지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한국불교도 스님네들이 줄어들고 신도가 줄어들고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냥 문화재로 보기 좋게 보존만 되는 거예요. 여기는 보존 자체도 안 돼 있지만, 한국불교는 20년 이후에 문화재로서 보존 가치만 있어지는 거예요."
그러면서 순례를 통해 20년 후를 극복하자며 개개인의 포교와 더불어 '방송 포교'의 중요성을 짚었습니다.
BBS불교방송 등 매체를 통해 순례를 접한 불자들이 신심을 내고, 이웃과 타종교인, 무종교인을 부처님과 인연 맺게해주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BBS 매일 뉴스를 방송을 통해서 보내고, 그거를 보는 불자들이 신심을 내고 신심 낸 불자가 내 이웃,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을 부처님께 인연 맺어주게 해주는 역할을 우리가 43일을 걸으면서 한국불교 중흥에 조금이나마 새로운 불씨를 심자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자승스님은 순례에선 차별이 없다며, 누구나 행선 묵언 등 청규와 질서를 지키며 43일 순례의 원만회향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습니다.
<자승스님 / 상월결사 회주>
"여기는 자승이도 없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순례하면서 똑같이 걸었었고, 똑같이 먹었었고, 똑같이 잤었고... 우리 순례의 기본은 차별이 없어요."
부처님의 땅 인도, 그을음이 남은 유적지화된 성지에서 순례단은 '한국불교 중흥'의 사명을 띠고 길 위로 나섰습니다.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BBS 인도 순례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