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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월정사 교무 자현스님(대전 문수선원 선원장)

방송 : 2023년 1월 1일(일요일) 저녁 6시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희망찬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한 해 설계를 할 때입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또 우리 한국 불교계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행복한 나라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해 나아가야 할 텐데요. 다친 마음을 열 수 있는 스님의 마음 법문도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새해 첫날입니다. 월정사 교무로 계시면서 대전 문수선원 선원장이시고요. 중앙승가대학교 교수로 계신 자현스님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네. BBS 불교방송 스튜디오에 자현스님 나와 계십니다. 자현 스님 안녕하세요.

 

자현스님 : 안녕하세요.

 

김봉래 : 네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지으시길 기원합니다.

 

자현스님 :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김봉래 : 네 스님. 현재 월정사 교무국장 소임을 맡고 계시고요. 또 지난해부터는 대전에 월정사, 포교당으로 개원한 또 문수선원 선원장 맡고 계신데 또 중앙승가대학교에서 또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고, 또 방송 프로그램도 많이 하시고 정말 바쁘십니다. 스님. 그래도 우리 BBS 불교 방송 스튜디오에서 이렇게 방송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인데.

 

자현스님 : 한 가지가 뭐 잘 안 된다는 뜻 아닐까요. 여러 가지를 한다는 얘기는 하나가 뾰족하게 잘 안 되기 때문에 문어발식으로 벌려서 걸릴 때까지 한번 벌려보겠다. 이런 정신 자세로 살고 있어요.

 

김봉래 : 좋습니다. 자 계묘년 새해를 맞아서 우리 시청자 청취자들께 인사 겸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자현스님 : 안녕하세요. 자현스님입니다. 여러분이 새해를 맞아서 부처님의 가피가 충만한 그러한 1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은 그냥 기본으로 깔고 가고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복을 받는 것도 좋고 부처님의 가피를 받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 주신다면 그러면 더 큰, 그 다음에 더 좋은 행복들이 나와 내 주변에 크게 두루 넘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조그마한 실천들을 더 보태주실 수 있도록 하는 말씀을 올립니다.

 

김봉래 : 그래요. 새해 첫날 정말 그 보살의 마음을 우리가 새롭게 다지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데요. 스님 사실 우리들의 그런 바람과는 달리 세상은 여전히 복잡다단하고 또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이제 고통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뭐 불교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사바세계다 뭐 고해바다다 이렇게 비유도 하는데 이러한 우리들의 삶 전체적으로 스님께서는 어떻게 조망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자현스님 : 지금 갑자기 이렇게 어떻게 보면 전 세계적으로 블록화가 시장경제로서의 자유로움이라고 하는 것들이 사라지면서 블록화가 이루어졌잖아요. 얼마 전까지는 사실 생각도 못한 일이었는데, 그게 인터넷의 일반화, 그 다음에 4차 산업화가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유는 뭐냐 하면 저희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누구 말마따나 그냥 노래 하나가 유행하면 전 국민이 다 그 노래를 들을 수 있었고 그 다음에 CM송으로도 나오고 이랬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BTS가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라는 건 누구나 알아요. 그렇지만 BTS 노래를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리고 연세 드신 분들한테 물어보면 BTS가 몇 명인지 잘 몰라요. 그뿐만이 아니고 여성 걸그룹 하면 블랙핑크가 제일 대단한 그룹인데도 불구하고 노래를 압니까 하면 또 잘 몰라요. 이게 이제 파편화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듣는 분들만 듣고 안 듣는 분들은 안 듣고 그렇게 파편화가 되다보니까 게다가 이제 OTT라든지 SNS들이 발전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걸 듣는 거죠. 그러니까 예전에는 하나로 일관성 있게, 그 다음에 내가 원치 않더라도 TV나 라디오라든지 신문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주어지는 지식들을 들었어야 됐지만 지금은 내가 찾아서 듣는 상황들이 되다 보니까 생각들이 오히려 유연한 게 아니고 닫혀 있는. 그리고 지난번에 그거 있었잖아요. 지금은 메타로 사명이 바뀌었지만 페이스북에서 내부 폭로가 있었죠. 그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들을 가지고 자꾸 광고 비슷하게 해서 어떻게 보면 사람을 약간 현혹하고 세뇌시키는. 지금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포털 사이트들 이렇게 해서 물건 같은 거 하나 검색하면 계속 그 광고들이 이렇게 맞춤형으로 뜨죠. 그리고 유튜브나 이런 것들도 내가 몇 가지를 이렇게 찾아서 그런 것들 영상을 봤으면 비슷한 영상들을 계속 추천 영상으로 올려버리니까. 그러니까 사람들은 여당 야당 같은 것도 마찬가지고 기업이라든지 안 그러면 방송도 똑같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전부 파편화되고. 그러니까 서로 대화가 잘 안 되는 거죠.

 

김봉래 : 자. 스님 말씀 들으면서 사실은 우리가 어떤 기술의 진보를 통해서 전체 인류의 행복의 증대라는 그런 발전사관을 우리가 사실상 가져왔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이제 한계에 부딪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제레미 리프킨 같은 경우에도 공감의 세대를 얘기하면서 인류가 3만 년 전부터 꾸준히 이 공감의 폭과 깊이가 넓어지고 깊어졌다 이렇게 얘기를 해왔습니다만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스님 말씀처럼 그런 파편화가 강화되고 분절화된다, 나뉜다, 이런 그런 경향이 강해진다. 이런 우려가 또 있는 거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인류가 어떻게 나갈 것인가.

 

자현스님 : 아니 불교는 오히려 지금 상황이 저는 상황만 잘 맞출 수 있고 거기에 적절하게 대응만 할 수 있으면 호황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아하. 오히려.

 

자현스님 : 왜냐하면 불교 같은 경우는 수행문화고 자기 조절을 중심으로 해서 시작된 종교 집단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지금 사실 예전만 하더라도 1인 가구라고 하는 개념이 별로 없었거든요. 가구 하면 4인 가구 이랬지만 지금은 1인 가구가 대세입니다. 그래서 마트에 가봐도 작은 용품들, 그 다음에 식당에 가도 혼자서 밥 먹는. 저희 어렸을 때만해도 혼자 밥 먹으면 밥맛이 없다고 그래가지고 누구라도 불러서 먹고 했었어요.

 

김봉래 : 그렇습니다.

 

자현스님 : 그리고 혼자 먹다가 혼자 밥 먹다가 이렇게 거울 보면 막 처량하고 이런 생각들이 들었는데 지금은 사실 혼자 밥 먹는 게 편하다고 생각할 정도고, 식당에서도 상당 부분을 혼자 먹는 분들을 배려하는 상황. 예전에는 혼자 들어오면 음식도 주문도 잘 안 되는 것도 있고 그랬었는데. 그런 생각들을 해보면 개인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보다 많은 부분들이 차지하고 있고 영역이 더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다 보니까 개인 조절을 위한 그러니까 자기만족, 자기행복, 자기조절, 그 다음에 소확행 같은 쪽과 연결이 쉽게 될 수 있는 불교야말로 잘만 재구성될 수 있으면 그리고 부처님 당시의 그러한 흐름들을 다시 복구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그런 상황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그런데 사실은 불교가 보면 개인 수행을 기본적으로는 강조합니다만 결국은 그런 개인들이 모여 사는 사회, 공동체로서의 승가의 역할도 무시할 수는 없거든요.

 

자현스님 : 맞습니다.

 

김봉래 : 그래서 일과 다가 나눠져 있지 않은 그런 어떤 연기적인 관계다 이런 생각을 해보는데, 지금 이 세계가 기후변화라든가 기타 여러 가지 연동되는 부분에서 유엔을 비롯해서 또 조그마한 그런 단체들에서 다 고민을 하고 있단 말이죠. 이런 부분에서 과연 우리가 어떻게 하면 서로 협력할 수 있는가, 협력을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는가 그 방법을 제대로 좀 우리가 못하고 있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좀 저는 해보거든요. 그러니까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조금 우리가 부족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해보는 겁니다.

 

자현스님 : 지금까지는 어떤 식의 흐름이 있었다고 저는 보는 거냐면요, 그러니까는 집단 안에서 누군가가 희생하면서 누군가는 이익을 보는 이런 상황들이 계속 연출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선진국이 어떻게 보면 환경 파괴는 다 해놓고 개도국한테 너희도 탄소 배출을 줄여주라고 말하면 너희가 다 지금 문제는 일으켜 놓고 왜 우리한테 책임을. 우리도 이제 좀 개발하려고 하는데. 아마존 얘기 보면 그거 나오잖아요. 아마존이 전 세계의 허파예요 이렇게 얘기하는데, 걔네는 먹고 살아야지 허파면 무슨 돈을 주든지 그렇습니다. 우리는 계속 허파로만 있을까. 평생 허파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 사람들에게 너희가 산소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에 대한 사실 어느 정도 이상은 대가 지불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하지 말라가 아니고 저는 그거 생각하거든요. 축구. 이렇게 보면 한국 축구팀이 어떻게 보면 예전에는 이렇게 단체 팀플레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들을 많이 했는데.

김봉래 : 조직력.

 

자현스님 : 예. 그런 거 굉장히 좋게 봤었는데, 사실은 개인 개인들이 유럽이라든지 무슨 다른 나라에 가서 축구 대표팀을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이상 최상급의 실력이 있으면 그렇게 차출된 사람이 11명으로 뭉치면요 자기 포지션 정확하게 하면서 팀플레이가 됩니다.

 

김봉래 : 창의적인 플레이도 하면서.

 

자현스님 : 그러니까 개인기가 어느 정도 이상 올라온 상황에서 서로 누구도 피해보지 않으면서 전체가 조화롭게 갈 수 있는 구조가 나와야 되는 것이지, 누구는 이익을 보고 누구는 손해를 보면서 전체를 묶어가면서 우리가 남이가라고 하면 손해 보는 입장에서는 남만 못하다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어서, 생각들을 조금 달리해 봐야 되는. 그래서 개인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권한들을 다 부여한 상황, 그 다음에 집단들도 개개의 집단들이 크게 불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가 잘 될 수 있는 방향들을 찾아야 되고, 그게 사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개인의 행복,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자등명 법등명 같은 것도 말씀을 하시지만 동시에 승가는 1인이 존재할 수 없어요. 그건 4인부터 시작되는 집단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동시에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하는 것이 실제로는 해법이 될 수 있죠.

 

김봉래 : 그래요. 개인과 집단의 문제, 이것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잘 작동하느냐 하는 문제인데 인류 문명의 역사를 보면 그것이 잘 작동되는 면도 있었지만 늘 또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현스님 : 힘들죠.

 

김봉래 : 그래서 지금 같은 경우에도 보면 격차 또 차별화 이 문제가 화두로 돼 있거든요. 점점 더 격차가 커지지 않느냐.

 

자현스님 : K자 성장이라고 하는 거죠. 양극단으로 위아래로 쫙 찢어지는.

 

김봉래 : 그래서 예전에는 권력이나 이런 정보나 이런 것을 소수가 독점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되면서 그런 권력도 분산화 되고 정보도 조금 더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이 격차의 문제가 좀 해소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했는데, 실제로 보면 그게 그렇지 않다는 암울한 전망도 있거든요. 

 

자현스님 : 더 심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1%가 다 장악을 했다면 지금은 0.01% 아니면 0.001%가 다 장악할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예를 들면 테슬라나 구글이나 몇 개 회사들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그러니까 중간층 기업들이 전부 다 몰락해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승자 독식 체제가 규모를 키워가면서 어떻게 보면 더 강력한 지배력을 형성하는 그런 상황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지식도 마찬가지예요. 지식도 공개가 되거든요. 예전에는 사실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고라고 했는데 지금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거의 대부분 공개가 돼 있거든요. 하지만 그것을 의도적으로 편집을 해서 몰아가는 집단들이 생기고 그것을 무방비적으로 대처를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젖어 들어가고 그것이 옳다라고 생각을 하죠. 그게 이제 정치권에서 흔히 나타나는 유튜브나 이런 데서도 정치적 유튜브들이 하는 행동들이죠. 그래서 그 얘기를 계속 듣다 보면 그 사람 쪽 진영의 논리들이 다 맞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좀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는 연결고리, 뇌량 같은 게 사실 지금 어느 정도 이상은 공공재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해서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나와야 될 것 같아요.

 

김봉래 :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 월정사 교무 자현스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조금 한편으로는 좀 우울하고 한편으로는 또 희망을 찾아가야 되겠다 이런 도전 의식도 생기는데요. 아까 뇌량 얘기를 했습니다만 희망을 이야기할 때 기본적으로는 소통의 문제가 좀 깔려있는 것 같아요. 세계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은 일체유심조의 측면에서 너무 당연한 건데 그런 차이들이 차이로 그냥 끝나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차이 속에서의 어떤 서로 간의 소통·교류, 공감대 확산 이런 부분들이 좀 필요하지 않느냐 싶은데요.

 

자현스님 : 잘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유가 뭐냐면 지금 현대사회에서는 제가 그런 얘기 하거든요. 불교 안에서도 예전에 어른 스님들께서 법문을 하실 때 선법문 하시고 당나라 송나라 고승들 얘기하면 그 때 연세 드신 분들은 조금 당신하고 안 맞는 얘기라도 들어주세요. 그런데 지금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는 한두 번 딱 와가지고 나랑 안 맞는 것 같아라고 하면 더 이상 듣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예 그 쪽과는 단절시켜버리죠. 그러니까 지금은 그것이 틀렸어요라고 말하는 시절이 아니고 그냥 내가 끊고 가면 돼라고 하는 게 보통 사회적으로 일반적이에요. 그래서 소통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하고요. 그렇지만 인간이 여든 야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든 저런 생각을 가지던 사람이든 공통점이 있어요. 그것이 인간 행복의 추구라고 하는 거거든요.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행복에 대한 추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유기체인 이상 인간이 유기체인 이상. 그래서 행복과 관련된 부분에서의 공통점을 찾고,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이 부분에서 어떻게 보면 이렇게 처리했을 때 너에게 이익이 간다. 저는 이익이라고 하는 부분을 나쁘게 안 봅니다. 이익이 사람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행복도 이익이에요. 어떻게 보면. 

 

김봉래 : 그렇죠. 부처님께서도 사실은 이고득락을 얘기하셨으니까요. 

 

자현스님 : 말하기 싫은 사람과 이야기하세요, 듣기 싫은 사람의 얘기를 들으세요 라고 강제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당신에게 행복과 이익이 충분히 될 수 있어요 라고 하는 부분을 부각시킬 수만 있다면 그러면 소통의 여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요. 일반적으로 그냥 서로 서로를 좀 들어보세요 라고 하는 건 사실 잘 안 됩니다.

 

김봉래 : 지금 이득 이야기를 하셨는데 부처님께서 이야기할 때는 진정한 이득은 어떤 것인가 그런 이야기를 경전에서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일상적인 이득도 있지만 그보다 조금 더 한 이득이 있다. 그보다 조금 더 큰 이득이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설법을 하신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경전이나 이런 데서 이렇게 말씀하실 부분이 좀 있을까요. 이득과 관련해서.

 

자현스님 : 개인적으로는 부처님이 출가하신 것도 사실은 행복 추구고 그것도 이익에 관련된 부분이에요. 그러니까 왕자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면 굉장히 많다라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유한적인 것이고 어느 순간에는 깨질 수밖에 없고 놓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가 부처님 말씀 중에서 그거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네가 죽을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만 네 것이다. 결국 놓고 가는 것은 사실은 네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얘기도 많이 합니다. 꿈만 꿔도 네가 가지고 갈 수 있는 게 몇 가지나 있는지를 생각해라. 그러니까 꿈속에서는 당신의 사고방식 그러니까 지금까지 해왔던 것, 그러니까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입니다. 어떠한 행위들의 적합만 남아 있지 돈이라든지 가족관계라든지 내 형태라든지 하는 것들도 사실은 다 유지가 잘 안 돼요. 그래서 내가 지금 쌓아놓고 있는 것들, 그 다음에 내가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것들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되고, 사실 그 초점의 맨 마지막 궁극점으로 있는 거는 행복 추구예요. 그래서 행복에 대해서 말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저도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50대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지금 그게 팔십이 될지 구십이 될지 백이 될지 잘 모르겠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 오십 정도에 은퇴를 합니다. 그리고 칠십까지 일을 하신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그 뒤부터는 이제 약간 제2의 알바 개념의 일들을 하시는 거예요. 이 분들은 과연 어떠한 것을 목적으로 살 거냐. 그래서 제가 보람 추구, 그 다음에 행복 추구, 그리고 또 무엇을 얘기하는 거냐면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계속 하거든요. 덕담만 하면서 몇 십 년을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보람에 대한 얘기, 그 다음에 그러니까 투쟁적으로는 더 이상 살 수 있는 연세가 안 되는 거죠. 오십이 넘고 환갑이 넘어서 어떻게 더 이상 투쟁하며 살겠어요. 그래서 그런 쪽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하면 많은 분들이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듣습니다. 그리고 경제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분들은 사실은 이익 추구를 넘어서 당신의 가치 추구라고 하는 부분이 사실 인생의 초점으로 맞춰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50대까지는 이익 추구, 그러니까 명예라든지 안 그러면 성공이라든지 재물이라든지 이런 게 되어야 되는 것이고, 그러나 인생 말년도 그렇게 산다는 것은 너무 좀 힘들고, 그리고 당신 본인이 따라갈 수 없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서 생각들을 이야기하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그런 쪽에서 대화 여지들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봉래 : 스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힌두교 바라문교에서 사주기가 있지 않습니까.

 

자현스님 : 맞습니다.

 

김봉래 :인생의 주기에 따라서 할 일들, 중점적으로 할 일들이 있는 그런 부분이 생각이 나는데.

 

자현스님 : 저도 그거 굉장히 멋있게 보거든요. 그러니까 집안에서 당신 일들을 다 어느 정도 과업을 성취하고, 가주기라고 하는 건데, 자식들에게 재물도 어느 정도 물려주고, 임서기, 숲에 가서 자신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 다음에 자신을 위해서 투자하고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추구하고, 사실 그런 삶이. 지금 그런 쪽으로 바뀌고 있다라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저희 윗세대들 지금 아주 연세 많이 드신 분들 같은 경우는 재산을 자식들에게 다 물려주고 자식에게 부양받는 방식이었다면 사실 지금은 어느 정도 이상의 재산을 주고, 당신 것도 어느 정도는 남기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서 내가 행복 가치를 추구할 것이냐. 그리고 종교에서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교 지형을 바꿀 수 있는 두 가지를 무엇으로 꼽느냐면 오십에서 백 세까지 제2의 인생을 사시는 분들을 어떻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느냐. 돈이 아주 많으신 분들은 예외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어느 정도 이상 중산층까지는 전부 다 독거노인이거나 각 방 독거노인 상황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한 70대에서 누구랑 같이 이렇게 재밌게 산다라고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부부가 다 살아계셔도 재미있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가 농담 삼아 그런 말 하는데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어떻게 부부가 얘기하는 시간보다 개하고 얘기하는 시간이 더 많아. 그래서 70이 넘으면 개 언어를 배워야 되나라고 할 정도의 약간 슬픈 상황이 된 거예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보람 있는 행동들을 할 수 있는 장을 불교적으로 만들어 줄 수만 있다면 그러면 지금 종교 지형들을 다 바꿔갈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젊은 사람들을 종교에 오게 해야 된다라는 생각만 자꾸 하고 있는데 그게 아니고 제2의 인생을 사시는 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불교적 가치를 현실 사회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면 종교 지형은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지금 당장은 우리가 OECD 중에서 노인빈곤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어느 정도 소정의 금액들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국가 시스템이 지금 작동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다음 세대 정도가 되면 그 다음부터는 이분들의 행복 추구라고 하는 것을 어떻게 해줄까라는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거든요. 이유가 뭐냐면 그런 부분을 안 했을 경우에 노인 우울, 그 다음에 노인 공황장애, 노인들에게서 오는 소외, 독거, 뭐 이런 부분들에 의해서 국민건강보험료가 엄청나게 지출될 겁니다. 그래서 건강을 사전에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런 시스템들을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내고 작동시켜야 돼요. 이 나라가. 그 부분을 불교에서 어느 정도 주도할 수만 있다면 저는 종교 지형 자체가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하고 나중에 또 다른 부분에서 말씀을 드리겠지만 인터넷 부분에서.

 

김봉래 : 그래요. 우선 스님께서 말씀하신 이익을 잘 보면 결국은 몸 건강, 마음 건강, 이렇게 요약이 되는 건데, 그런 면에서 불교의 수행, 요즘 말로 말하는 어떤 명상 이런 것들이 앞으로 더 요구가 많이 될 거로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자현스님 : 지금 이제 갑자기 우리가 오래 사는 시절로다가 바뀌어 버렸거든요. 그리고 이 나라는 의료 시스템이나 이런 게 굉장히 잘 돼 있어서 죽고 싶어도 못 죽습니다. 미국은 한 1년 아프고 죽지만 우리는 10년 아프고도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게 안 죽습니다. 그래서 죽지 못하는 삶에 있어서는 육체적 건강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런 말씀들 하시잖아요. 나이 서른이 넘으면 근육이 빠지기 시작해서 1년에 1%씩 빠진다. 다 한 번씩 들어보신 이야기일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일반 유산소 운동 말고 헬스라든지 이런 근육 운동을 해야 된다. 빠진 근육은 채우기 쉽지 않다. 다 동의하시고 그런 일들도 하시고, 또 이제 에너지 공급도 충분히 해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식품들 많이 드십니다. 약이냐고 얘기하면 약은 아니라고 하는데 식품만 그냥 막 이렇게 거의 한 주먹씩 드시는 분들 제가 많이 봤거든요.

 

김봉래 : 비타민 D, 단백질.

 

자현스님 : 그러면 식품을 그만큼 먹으면 밥을 조금 먹든가 밥도 먹고 식품도 그만큼 먹으니까 광개토대왕 치세가 되어 가지고 성장판이 막 좌우 성장판이 열려서 그러니까 또 살 빼야된다 하고. 그런데 육체만 건강하다고 행복이 해결될 수 있느냐는 다른 거예요. 그래서 정신적인 부분도 마치 우리가 근육 운동을 미리 사전에 하듯이 정신 운동도 미리 사전에 하지 않으면 마치 근육 운동을, 우리가 근육이 필요하니까 칠십이나 팔십 먹어서도 할 수 있어? 안 됩니다. 미리 사전에 한 50대부터라도 준비를 하고 해야 되는 게 당연한 거고, 명상이라든지 이런 정신적, 그러니까 정신이 무너지든 육체가 무너지든 둘 중에 하나만 무너지면 굉장히 비극적인 거예요. 그래서 명상이라고 하는 가치들이 지금 이렇게 떠오르는 이유 중에 하나가 오래 사는 시절에는 제가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제가 명상 책도 썼지만 일찍 죽을 자신이 없으면 명상을 해라. 네가 방법이 없다. 다른 방법이 없다. 당신이 90 세 이상이 돼서 무언가 능력적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마라. 그 때 자기중심이 설 수 있는 방식, 자기중심을 흔들리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은 명상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전문가가 누구냐? 불교다. 불교는 2,500년 전에 명상주의에서 부처님께서 시작하신 것이고 조계종 같은 경우는 그 중에서도 육조 혜능스님께서 선불교잖아요. 남종선이잖아요. 그러니까 명상주의 안에서 또 다른 명상파가 조계종이에요. 그러면 얘기 다 했지. 우리는 2,500년 전통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에요. 그러면 이걸 가지고 사실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그 다음에 사회를 맑게 하고 그리고 불교적인 가치들을 이렇게 퍼뜨리면서 화해와 조화 속에서 나라를. 그러면 불교적인 역할도 그 다음에 역량도 커지게 되는 거고, 그 다음에 사회도 훨씬 행복하게 되고 개인도 자신이 만족하고 추구할 수 있는 것들과 관련해서 훨씬 좋은 이익을 얻을 수 있죠.

 

김봉래 : 그래요. 어떻게 보면 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서 전체 세계와 나 자신이 어떻게 잘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 하는 어떤 세계관 또는 인생관 이런 것들이 잘 정리가 돼서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살 때가 어떻게 보면 행복한 사회 또 정토 사회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해보는데, 사실은 그 부분이 쉽지 않다는 거죠. 그러니까 자리이타도 쉽지 않고 하화중생도 쉽지 않은, 이 두 가지가 다 잘 안 되는 상황에서 이 사바세계는 고통의 바다일 수밖에 없지 않는가.

 

자현스님 : 그래서 불교가 존재하는 겁니다. 그게 다 잘 되면 불교가 사라지겠죠. 근데 부처님은 분명히 우선순위는 정해 놓으셨어요. 그러니까 자등명 법등명이라는 얘기가 부처님 유언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거든요. 3개월 전에 부처님 돌아가시기 3개월 전에 교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와 관련된 질문에서 나온 얘기인데, 그게 법등명 자등명 순서가 아니고 자등명 법등명으로 되어 있죠.

 

김봉래 : 그렇죠.

 

자현스님 : 그러니까 나를 중심으로 먼저 세우고 내 주변을 확대해라고 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법등명 중심이면 나를 집단에 맞춰라, 그 다음에 나를 어떻게 하면 내가 생각하는, 그러니까 불교에서 말하는 진리 구조에 맞춰라 하는 것과 다르게 너 중심적인 판단을 우선시해서 그러니까 너의 행복이라고 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해서 불교라고 하는 것들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해라라고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인 추구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그것은 초기부터 맞는 방식이라고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개인이 집단으로부터 이탈한다가 아니고 집단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야 된다라고 하는 것이고, 그리고 불교는 그런 부분들은 명확한 것 같아요. 나중에 대승불교에서도 자리이타지 이타자리는 아니에요.

 

김봉래 : 그러니까요.

 

자현스님 : 그 다음에 상구보리 하화중생이거든요. 그러니까 우선순위를 보면 전부 개인과 관련된 부분이 앞에 나오고. 그래서 그걸 예전에는 뭐라고 그랬냐면 지목행족(智目行足)이고 눈으로 봐야 갈 수 있고 내가 결박을 풀어야 남을 풀어줄 수 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자신의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조금 더 성실하게 하고 그것으로 가지고 확장시킬 수 있는, 유교식으로 말하면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근본이 바로 서야 도가 생한다. 그 다음에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정심(誠意正心)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이듯이 확대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이렇게 가는 방식이 훨씬 타당성이 있습니다. 집단을 위해서 희생해라? 그것은 우리가 개발시대 때 안 그러면 군부독재 시대 때 많이 했었죠. 집안을 위해서 희생하고 무엇을 희생하고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삽 들고 전 국민이 길을 만들었던 게 이 나라의 새마을 운동이에요. 굉장히 재밌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야 이게 군대인가 싶었던 생각은 들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잘못됐다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그 시대의 타당성이 있는 것이고.

 

김봉래 : 그 시대의 최선이었다.

 

자현스님 : 지금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거죠. 가치관이 또 달랐기 때문에. 그래서 예전에 그런 거 있었잖아요. 일자리 없으면 중동 가세요 그 말 한마디 했다가 젊은이들한테 욕 엄청나게 먹었죠. 그래서 틀린 얘기는 아니에요. 그리고 우리 위의 어른들은 그렇게 실제 하셔서 우리나라가 성장할 수 있도록 밑바탕이 됐고 진짜 고마운 분들이었어요. 하지만 시대가 달라진 거죠. 그래서 지금 현대사회에서는 사실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들이 더 정확하게 잘 맞는 것 같아요.

 

김봉래 : 그래요. 이렇게 하다 보니까 시간이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모시고 말씀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자현스님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자현스님 : 감사합니다.

 

김봉래 : 지금까지 월정사 교무 자현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김봉래 : 네. 여러분 자현스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저는 스님 말씀 들으면서요 자리와 이타가 함께 잘 조화를 이루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면에서 서로 입장이 다른 개인과 집단 간 이런 소통의 문제가 진정한 해결책이 되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그럴 때 이익의 문제를 잘 살펴봐야 한다 그런 말씀 되새겨봅니다. 새해 복 많이 짓고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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