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6일(화) 새벽 4시5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전남 순천시 낙안면 과수 농가에서 배가 떨어져 있다.
2022년 9월 6일(화) 새벽 4시5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전남 순천시 낙안면 과수 농가에서 배가 떨어져 있다.

추석 물가가 심각하게 올랐다. 지표로도 확인되고 체감으로도 느껴진다. 재래시장과 할인마트가 할인행사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농심은 망연자실이다. 수확을 앞둔 과실농가는 하루 아침에 낙과(落果) 벼락을 맞았다. 농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80% 이상 수확을 하지 못하고, 태풍이 휩쓴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명절 특수는 고사하고 당장 밥상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심각성을 더한다.

먼저,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8월은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6%대 전후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매달 벽두(劈頭)에 소비자 물가 지수를 발표한다. 8월은 5.7%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1월 이후 7개월만에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제유가 오름세가 감소하면서 발생한 '반짝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6개월 이상 추세를 보면, 물가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당국도 적지 않은 노력을 보이지만 이렇다할만한 효과는 보기 어렵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먹거리 물가'가 심각하다. 8월 먹거리 물가는 8.4% 급등했다. 전체 물가(5.7%) 보다 약3%포인트(p) 높다. 무엇 보다 올 여름 최악의 가뭄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태풍 '힌남노 피해'까지 겹치면서 설상가상이다. 농산물뿐 아니라 라면과 조미료, 음료, 육가공품 등도 줄줄이 올랐다. 여기에 더해서 도시가스와 전기요금도 계속 오른다.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 이미 올렸는데, 10월에 또 오른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수입 연료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에는 원달러 환율도 한 몫하고 있다. 9월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1,380원 올랐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달러강세를 보이는데 미 연준은 또 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실시된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20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간 금리 격차는 또 다시 역전되고, 더 벌어진다. 9월 말을 정점(頂點)으로 '금리 인상폭'이 점차 작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도 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2천조를 향해 치솟고 있는 가계부채가 걱정이지만, 거시경제 흐름은 어쩔 수 없다. 부채가 발생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장 해법이 필요하다. 전 정권 탓하며 당면문제의 책임 공방전을 하는 사이 국민들만 골병을 앓는다.  

결국 추석을 앞두고 물가는 오르고, 달러는 계속 강세를 보이고,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추석 전 물가상황이 추석 이후라고 해서 호전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

이번 추석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이후 처음 맞이한다. 취임 넉달이 지나지만, 아직도 지지율이 부진하다. 지지율이야 오르락 내리락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지지율 수준은 그렇게 생각하긴 너무나도 엄중하다. 19%대까지 떨어졌다가, 가까스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10%는 탄핵지지율이다. 최근엔 20%대를 넘어 30%대 초중반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40%대의 벽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러나, 리스크(risk)는 산적하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정치갈등과 검경 등 리스크 덩어리만 굴러다닌다.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하게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잘 되길 바란다. 한국을 걱정하는 외국인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특히, 더 이상 '추가 악재'가 터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도 한 가지다. 그러나, 프레지던트 리더쉽 리스크는 돌아봐야 한다. 만일이라도 있다면, 리스크중의 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

한가위 보름달을 맞이하면서 서로 건강하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국민 누구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민소원이다. 비록, 어렵고 가난해도 괜찮다. 형편을 서로 나누면서,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이 서로에게 있어야 한다. 삼척동자도 할 수 있는 얘기지만, 송구하나마 어렵게 꺼내면서 추석 연휴를 맞이한다. 우리에겐 함께 할 수 있는 리더쉽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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