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은사 관통하는 철도 공사 중...담장 10m 바깥까지 연결 완료
주지 조주스님 "대사관은 함흥차사...한국의 불자들,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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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앙아시아 스탄 지역의 유일한 조계종 사찰 우즈베키스탄 '자은사'가 경내를 관통하는 철도 공사로 폐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 등 관계기관의 중재 노력과 더불어 자은사를 지키기 위한 한국 불자들의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보도에 박준상 기자입니다. 

출처 - 유튜브 갈무리(우즈베키스탄 현지 신문 Новости Узбекистана)
출처 - 유튜브 갈무리(우즈베키스탄 현지 신문 Новости Узбекистана)
 

< 리포터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자은사, 담장 맞은편에선 인부들의 철근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한창입니다.

거대한 크레인과 함께 고가철도 구조물은 사찰에 바짝 다가서 좌우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자은사 일대 철도 공사가 시작된 건 2018년, 당초 사찰과는 관련이 없을 줄 알았지만 몇년 뒤 타슈켄트 시로부터 갑작스러운 철거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조주스님 / 우즈베키스탄 자은사 주지>
"신도들이 뭐 우즈벡 대사관, UN에다 항의를 해 가지고 결국은 도로를 다른 쪽으로 이전해 주기로 했는데, 이 쪽 지역을 발전시키느라고 전철이 들어오게 되어 있어요."

현재는 공사가 진척되면서 사찰 바깥 10미터까지 철도가 연결됐습니다.

<조주스님 / 우즈베키스탄 자은사 주지>
"우리 절에서 바로 10m까지 전철에 이렇게 다 건설이 돼 있고, 우리 절 때문에 전철 건설 연결을 못 해요."

정상적인 신행활동이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철도 건설로 폐사 위기를 마주한 가운데, 문제는 우즈베키스탄 당국이 일체의 정당한 보상과 대토를 거부하고 있다는 겁니다.

토지와 건물이 국가등기소에 자은사 소유로 등록돼 있지만 정당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땅을 헌납해야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자은사 측은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 측에 거듭 문제 해결을 요청했지만, 대사가 한 번 다녀갔을 뿐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사관이 재외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등한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문제가 이슬람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에서 불교를 부당하게 억압하는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자은사 주지 조주스님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조용히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만 했지만 이래선 문제 해결이 요원해 각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의 불자들을 향해서 주한우즈베키스탄 대사관 측에 전화와 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1991년 연등국제불교회관에서 시작된 '자은사'는 97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이듬해 조주스님이 인수하면서 재건돼 중앙아시아 한국 불교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지 고려인들의 관혼상제 보급 등 한국 전통문화 복원과 현지 대학교와 협력한 불교 유적지 발굴 보존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편집 - 장준호 기자

출처 - 유튜브 갈무리(우즈베키스탄 현지 신문 Новости Узбекистана)
출처 - 유튜브 갈무리(우즈베키스탄 현지 신문 Новости Узбекистан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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