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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불교방송 정통 시사 대담 프로그램 ‘뉴스와 사람들’

진행 : 김봉래 BBS 전법후원국장

출연 : <반야심경 정해> 저자 관정스님

방송 : 2022년 7월 31일(일요일) 저녁 6시20분(BBS 라디오)

 

 

김봉래 : 우리 사회 명사들과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BBS 뉴스와 사람들입니다. 한글대장경이 완성된 지도 수십 년이 흘러서 이제는 새로운 버전의 한글대장경이 나와야 할 그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한글 대장경은 주로 한역된 경전을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원전인 산스크리트어나 팔리어에서 한문으로 1차 번역된 것이 다시 한글로 번역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원뜻과 다소 거리가 멀어질 우려도 충분히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대표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반야심경도 예외가 아니죠. 정말 반야심경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반야심경 해설서를 내신 분입니다. 통도사 금수암에 주석하고 계신 관정스님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김봉래 : 지금 불교방송 스튜디오에 관정스님 모셨습니다. 관정스님 안녕하세요.

 

관정스님 : 예. 반갑습니다. 통도사 금수암에서 수행 중인 사문 관정입니다.

 

김봉래 : 네. 우리 관정스님은 불교학생회 출신입니다. 1979년 부산대학교 불교학생회 시절부터 불교와 인연을 맺고 또 선수행과 아울러서 불전 연구를 쭉 해오셨습니다. 특이한 이력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10년간 재직을 하셨고, 선수행에 관한 여러 책을 번역도 하시고 저술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불교의 대표 경전이죠. 반야심경 새로 번역해서 두 권의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반야심경 정해> 그리고 <반야심경 무슨 말을 하고 있나> 두 권인데, 먼저 불교방송 청취자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관정스님 : 통도사 금수암에서 수행 중인 사문 관정입니다. 반갑습니다.

 

김봉래 : 반야심경 책 출간 소식이 많은 언론에서 보도가 되고 있는데 한 권은 무려 791쪽에 달하는 책이고 다른 한 책은 220쪽 분량인데 이렇게 언론에서 주목하는 이유가 뭘까요. 스님.

 

관정스님 : 반야심경이 실제로 뜻을 알려고 하면 굉장히 어려운데 그것은 아마 번역이 좀 어렵게 되어 있고 또 정확하게 안 된 부분이 있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가 한 15년을 토굴에 들어앉아서 반야심경 한 개만 붙들고 결국 반야심경을 제대로 아마 세계 최초로 제대로 번역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봉래 : 네. 뭐 자부심을 아주 충분히 가지셔도 되겠습니다.

 

관정스님 : 그래서 이제 번역만 딱 봐도 해설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모든 게, 반야심경이 이해가 될 수 있도록 번역을 해놨기 때문에 아마 여러 언론에서 보고 또 많이 다뤄주고 있다고 봅니다.

 

김봉래 : 그렇군요. 흔히 반야심경은 반야경의 정수를 담은 경이다 해서 우리 불교 의식에서는 꼭 빠지지 않는 그런 경이고, 그래서 이게 보통 대승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공(空)사상을 핵심적으로 담고 있다 이렇게 평가가 되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스님께서는 조금 다른 견해를 피력하시는 것 같은데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관정스님 : 흔히 우리 반야심경은 공 또는 공사상을 말해 놓은 것이라고 이야기들 하고 있죠. 그런데 저는 그렇게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죠. 반야심경은 지혜를 완성하는 수행의 방법을 말해놓은 경이다 이렇게 보거든요.

 

김봉래 : 네. 지혜를 완성할 수 있는 수행의 방법.

 

관정스님 : 그것을 말해놓은 경이지 공사상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공사상이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정확하게 알아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공사상하고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아마 할 건데요, 공사상 하면 흔히 우리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은 고정불변의 실체가 없다라고 하는 이것을 공사상이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우리가 많이 하죠. 그래서 반야심경이 공사상을 말해 놓은 것이다라는 것은 반야심경에서는 내 자신, 인간 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일반 사물들, 우주 만물, 삼라만상을 공함을 이야기해 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저는 그렇게 보죠. 거기서 좀 차이가 납니다.

 

김봉래 : 어쨌든 반야심경이 공사상을 담고는 있지만 그것이 일체 만물에 적용되는 그런 내용이라기보다는 인간에 대한 분석이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관정스님 : 그렇죠. 인간보다는 내 자신, 내 자신, 나에 대해서 부처님은 이해를 하려고 드는 것이지 그냥 일반 인간 또는 일반 사물, 삼라만상 거기에 관심이 있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수행을 하고 했기 때문에 범위가 굉장히 좁아지죠.

 

김봉래 : 네. 그렇다고 한다면 스님께서는 반야심경이 어떤 얘기를 주로 하고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반야 지혜를 완성하는 수행의 방법을 말해주는 경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신다면 어떨까요.

 

관정스님 : 반야심경이 지금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반야심경에서는 그 부분을 찾기가 참 어려워요. 제가 이야기하고 있는 수행의 방법.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우리가 지금 외우고 있는 한글 반야심경이나 한문 반야심경은 원래 반야심경에 있는 것의 60%를 잘라내버리고 40%만 번역을 해놓은 거예요. 그 40% 안에는 그런 내용이 찾기가 좀 어렵도록 현재 되어 있죠.

 

김봉래 : 아니 예를 들어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앞에 나오는데요, 그 한 문장만 봐도 반야심경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가 딱 나와 있지 않을까요.

 

관정스님 : 그것은 처음 무대를, 그 당시에 법문을 반야심경이라는 법문을 설할 그 순간에 그 무대를 그냥 이야기한 거예요. 그 당시에. 그래서 관자재보살이 수행을 해가면서 “조견 오온개공”함을 꿰뚫어 보고 오온이 다 공함을 꿰뚫어보고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라는 이야기거든요. 그 뒤에 중요한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을 중국에서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잘라내 버린 거예요. 버린 그 내용이 뭐냐 하면 그 때 사리자가 부처님의 신통력을 받아서 신비한 어떤 부처님의 힘을 받아서 관자재자보살에게 합장 공경하고 묻습니다. “관자재보살님이시어 선남자가 깊은 지혜를 완성하는 수행을 하려고 하면 어떤 방법으로 수행을 해야 됩니까?” 라고 질문을 해요. 그 질문을 받아서 관자재보살이 “선남자 선여인이 깊은 지혜를 완성하는 수행을 하려고 하면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다른 말로 여기서는 오온입니다. 오온을 관찰해서 그것들은 다 실체가 없는 것들임을 꿰뚫어 봐야된다.” 이렇게 답을 해 주는 거죠. 그래서 여기에서 “운하수행(云何修行)”이라고 한문으로 딱 나옵니다. 어떤 방법으로 수행을 해야 됩니까 라는 질문을 했고 거기에 대한 답을 해주고 있는데 그걸 잘라 내버린 거죠.

 

김봉래 : 금강경에도 그런 얘기가 나오죠. “응운하주 운하항복기심, 운하수행,”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버전에 따라서 운하수행이 빠지기도 하고 들어가기도 하고 이랬단 말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오온이 공함을 관하여 도일체고액, 일체의 고액을 넘어섰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스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부분이 빠졌다하더라도 전체 경의 내용은 큰 지장이 없지 않느냐 이런 반론도 가능한데 어떻게 보세요.

 

관정스님 : 그런데 이제 구체적으로 수행의 방법을 묻고 그에 대한 답을 하는 그것은 현재 이 때까지 우리가 해석한 번역이나 책에서는 그런 부분이 나타나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 때까지 우리는 반야심경이라 하면 그냥 주문 정도로 또는 아주 심오한 철학을 이야기한다는 말이죠. 그런 내용으로 우리가 이해를 했죠. 수행 방법이라고 딱 이야기를 한 것은 아마 제가 처음일 거예요.

 

김봉래 : 수행 방법에 대해서 그러면 빠진 부분에서는 어떻게 해설하고 계시나요.

 

관정스님 : 그래서 조금 전에 그 부분이 반야심경의 핵심 내용이고 반야심경을 통해서 전달하려고 하는 핵심 메시지가 그거죠. 지혜를 완성하는 수행을 하려고 하면 어떤 방법으로 수행을 해야 되느냐 그 문제를 다루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간단하게 답을 해 준 게 오온을 관찰해서 오온, 즉 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잘 관찰해 들어가서 그것들은 다 실체가 없는 것들을 꿰뚫어봐야 된다.

 

김봉래 :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수행 방식에 대해서 추가로 되어 있는 부분이 빠졌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관정스님 : 아니죠. 그 내용이 빠진 거죠. 조금 전에 이야기한 것. 질문과 답이 빠진 거죠.

 

김봉래 : 아. 질문과 답이 빠졌다. 그런데 그것은 8종의 한문본이 다 그렇습니까.

 

관정스님 : 아. 그렇지 않고요. 처음에 번역된 세 개 본, 구마라습본과 현장본, 의정본, 이 3개만 빠지고 나머지 5개 번역본에는 다 있습니다.

 

김봉래 : 그러면 수행 방법에 대한 내용이 누락이 됐다, 일부,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데, 그것 외에 원전과 다르게 번역이 된, 한역이 된, 그런 것들의 예를 하나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관정스님 : 반야심경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제목을 포함해서 총 270잔인데.

 

김봉래 : 현장본.

 

관정스님 : 네. 현장본이 270자인데 그 안에도 한 열군데 정도가 다른 뜻으로 번역해 놓았거나, 글자를 한 두 자, 또는 아마 몇 문장을 통째로 다 빼버린 그런 곳이 한 10군데 됩니다.

 

김봉래 : 그런 곳을 한 두 군데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 주시면 청취자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관정스님 : 예를 들면 우리가 반야심경 한문본에 “시대신주 시대명주(是大神呪 是大明呪)” 하는 것 있죠. 이것을 우리는 이것은 정말로 신비한 주문이다. 이것은 정말로 밝은 주문이다. 이렇게 이런 뜻으로 우리가 해석을 하고 번역을 하고 있는데, 그 때 주는 ‘주문 주’자인데, 이 주문 주자로 옮기면 저는 안 된다고 봐요. 그래서 수행 방법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조금 전에 관자재보살님께서 일러준 이 수행 방법은 정말로 신비한 방법이고 정말로 밝은 방법이고 이런 뜻인데, 주문 주자를 딱 집어넣어가지고 이것은 산스크리트어로 하면 만트라입니다. 산스크리트어의 만트라를 번역한 것인데 이 만트라라고 하는 것은 어떤 뜻이냐 하면 신 또는 높은 존재가 그 밑의 존재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일러주는 어떤 비법, 문제 해결의 방법, 그런 뜻입니다. 이런 뜻인데, 여기서는 수행의 방법이죠. 어떻게 수행해야 됩니까라는 게 질문이고, 이렇게 이렇게 수행을 해야된다, 이 방법으로 수행해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래서 이것은 정말로 신비한 방법이다. 이것은 정말 밝은 방법이다. 이런 뜻이죠.

 

김봉래 : 그런데 맨 끝에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해서 실제로 주문을 알려주고 있거든요.

 

관정스님 : 그거는 주문으로 해서 그 부분을 산스크리트어를 그대로 번역을 하지 않으면 주문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 뜻을 가지고 번역을 제가 다 해놨잖아요. 번역하면 그건 주문이 아니에요. 뜻이 알도록 그 쪽 현지의 말로 해버리면 그것은 주문이 아니고.

 

김봉래 : 그럼 어떤 뜻인가요, 그게 그러면.

 

관정스님 : 예. “가테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 스바하”잖아요. 그런데 그것은 보통은 가자 가자 이런 식으로 하는데, 가신 분이시어! 가신 분이시어! 열반과 하나되어 적멸로 가신 분이시어! 깨달음을 믿습니다라는 뜻이죠. 제가 번역해 놓은 것은.

 

김봉래 : 그것이 어떻게 수행 방법이 됩니까.

 

관정스님 : 그것은 수행 방법은 앞에서 이미 다 이야기를 했고 또 적멸로 간 상태를 그 중간에 또 이야기를 그 뒤에 다 해놨습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마무리하면서 가신 분이시어, 가신분이시어, 저기 적멸로 완전히 가신 분이시어, 이런 의미입니다.

 

김봉래 : 주문이 아닙니까. 이것이 신비한 주문이다라고 하면서 그것을 마지막으로 주문을 딱 얘기해 준 게 아닙니까. 문장 구성상.

 

관정스님 : 문장 구성에는 그런 식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을 이제 저는 주문으로 번역해서는 안 되는 것을 주문으로 해놨고, 그래서 실제 주문을 만들기 위해서 그 문장을 번역을 하지 않고 그대로 산스크리트어 음으로 그대로 해놨다라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봉래 : 알겠습니다. BBS 뉴스와 사람들 오늘은 관정스님 모시고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스님 이 책을 보니까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일단 제목부터 제대로 번역해야 한다 이렇게 말씀을 했어요. 어떻게 번역을 해야 되는 겁니까.

 

관정스님 : 우리가 흔히 저 언덕으로 넘어가는 경, 언덕으로 넘어가는 경, 건너가는 경, 이런 의미로 보통 번역을 많이 하고 있죠.

 

김봉래 : 예. 바라밀다라는 게 이제 도피안(到彼岸)의 의미도 있고 또 완성의 의미가 있는데 대개 도피안의 의미로 많이 쓰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죠.

 

관정스님 : 그런데 이제 이것을 저는 번역을 어떻게 하느냐 하면 원래 산스크리트로서는 “쁘라야 빠라미따 히르다야 수트라(Prajna paramita hrdaya sutram)” 거든요. 쁘라야 빠라미따는 지혜의 완성이라는 뜻이에요. 쁘라야는 반야, 지혜라는 뜻이고, 빠라미따는 완성, 그러니까 반야바라밀다라고 하는 것은 지혜의 완성이라는 뜻입니다. 지혜의 완성이고. 그 다음에 히르다야는 핵심이라는 뜻이에요. 마음심 자를 해놨는데 이 마음심이 아니라 핵심이라는, 그래서 지혜 완성의 핵심의 경이라는 뜻이거든요. 수트라는 그래서 지혜를 완성하는 수행 방법의 핵심을 말해놓은 경 이렇게 하면 가장 부드럽게 번역이 되죠. 제가 그렇게 해놨습니다.

 

김봉래 : 그런데 말씀하셨듯이 그런 반야 지혜를 수행하는 수행 방법들에 대한 내용들이 다 빠졌다고 했는데. 왜 빠졌을까요. 스님.

 

관정스님 : 중국에서 중국불교와 인도불교, 또 인도불교는 특히 석가 부처님의 불교, 그것은 수행 방법이 조금 다르죠. 그래서 크게 나누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불교와 중국불교, 그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고, 방법도 다르고,

 

김봉래 : 특히 중국의 선불교.

 

관정스님 : 그렇죠. 중국의 선불교는 자기들의 독창적인 불교, 중국이 만들어낸 불교를 갖기를 원했다고 저는 보죠. 그래서 갖기를 원했기 때문에 이 반야심경을 원래 있는 대로 그대로 뜻으로 해버리면 이게 석가모니 부처님의 방법이거든요. 그래서 수행 방법에 관계되는 것들을 다 잘라서 버리고 철학서나 또는 주문을 말해놓은 경인 것처럼 조금 둔갑을 시켰다고 봅니다.

 

김봉래 : 그러니까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반야심경은 관찰 수행을 말해놓은 것이고 그래서 관찰을 강조하기 때문에 관자재보살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관세음보살이 아니다, 이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는데, 육조단경을 비롯해서 중국 선불교의 흐름 그 자체를 어떻게 부인할 수가 있을까요. 스님.

 

관정스님 : 흐름을 부인하는 것보다는 그것이 석가 부처님의 법인가 아닌가. 그러니까 그것이 우리 부처님의 법인가 또는 그것과 완전히 다른 법인가 하는 그것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흐름 이야기보다는. 그래서 인도의 어느 곳에도 없는 아주 다른 방법, 그런 것이 당연히 들어와 있는 거죠.

 

김봉래 : 그러니까 방편은 다를 수 있지만 핵심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변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같이 불교라고 불리지 않을까요.

 

관정스님 : 아니 이름은 똑같이 불교인데 내용은 너무나 다른 거예요. 어떻게 다르냐 하면 비슷하거나 같지 않느냐라고 우리는 흔히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완전히 다른 것이 석가모니 부처님은 무아(無我)를 말씀하시는, 무아, 무아법을, 나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중국 선불교에서는 진아(眞我), 참나를 주장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정반대적인.

 

김봉래 : 그런데 그 때 중국 선불교의 참나는 힌두교에서 이야기하는 범아일여(梵我一如)의 아(我)와는 다른 성격이 아닙니까.

 

관정스님 : 저는 같다고 봅니다.

 

김봉래 : 같다고 보세요.

 

관정스님 : 왜 같다고 보냐면 우리가 무아라고 했을 때, 무아법이라고 흔히 이야기하잖아요. 부처님 무아법을 말해 놓은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무아라고 하는 것은 산스크리트어로 들어가면 안아트만(anatman)입니다. 안(an)은 뭐냐 하면 '없다'라는 뜻이고요.

 

김봉래 : 부정접두사죠.

 

관정스님 : 아트만은 아트만 그대로입니다. 아트만이 없다 이 말입니다. 아트만은 또 한문으로 번역될 때 자성(自性)으로 번역됩니다. 자성. 우리가 자성자리 또는 마음자리 그 똑같은 거예요. 개념적으로. 그래서 자성이 없다. 마음자리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자승자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아트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부처님의 무아법, 안아트만의 의미예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중국 선불교에서는 자성자리 찾는 게, 견성하는 게 중국 선불교니까 이게 완전히 법이 다른 거죠.

 

김봉래 : 예. 알겠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논란도 있고 또 문제제기를 해 주신 정도로 오늘은 얘기를 해야 될 것 같고요. 그런데 스님께서 보면 금강경이나 반야심경 같은 대승경전도 연구하셨지만 남방불교의 위빠사나 명상에 대한 책도 번역도 하시고 대승기신론에서 사마타 수행과 위빠사나 수행을 설명해 놓은 수행심신분을 번역해놓기도 했는데, 이게 지금 부처님 당신의 수행 방법과 조금 후대에 변화가 됐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데, 그동안에 연구도 하시고 또 직접 실참 수행도 하셨는데, 그런 어떤 실참 수행의 결과 이런 부분들이 조금 더 뚜렷하게 밝혀졌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관정스님 : 예. 그렇게 볼 수 있죠.

 

김봉래 : 그러면 그런 공부 속에서 뭔가 이거다라고 이렇게 확신하는 그런 부분이 계셨겠습니다. 그런 부분을 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관정스님 : 그래서 제 경우에는 제가 반야심경 책을 내고 여러 번역을 하고 이러니까 제가 문자만 가지고 놀은 사람처럼 사람들이 인식을 많이 해요. 그런데 실제로 저는 참선 수행을 하려고 치열하게 이 때까지 정진을 해 온 그런 결과로써 저런 여러 가지 결과물들이 나왔다고 보는데, 제가 처음에 대학 들어가서 1년간 화두를 들고 열심히 화두 수행을 했습니다. 했는데 상기병을 얻어서 엄청 고생을 했어요. 고생을 하고 그래서 제가 큰스님한테 가서 지금 이런 상태인데 이거 어떻게 되느냐고 너무 힘들다고 하니까 화두를 놓으라고 그래서 화두를 놓고 내가 어떻게 수행을 하느냐고, 다른 방법이 특별히 그때는 별로 없던 시절에. 그때 제가 보조 지눌 스님의 수심결, 그것을 지금 범어사 방장스님이시죠.

 

김봉래 : 지유스님.

 

관정스님 : 지유스님한테 가서 제가 지금 이런 상태인데 보조스님 수심결을 보면 안에 마음을 닦는 어떤 비결이 있을 것 아니냐. 화두 말고 그런 게 혹시 있으면 내가 그걸 가지고 하려고 하니까 그걸 저 혼자를 두고 강의를 해 주셨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걸 하면서 했는데, 그 방법을 제가 한 30년 넘게 했는데 그 방법은 공적영지(空寂靈知), 핵심은 공적영지 입니다. 공적은 뭐냐하면 생각 없음, 번뇌 망상 없음, 그것이 공적입니다. 고요함. 다른 말하면 고요함. 영지는 깨어 있음이라고 저는 번역을 하죠. 그래서 고요함과 깨어 있음을 동시에 잘 그걸 동시에 잘 유지를 하면 그게 방법이다라는 것인데, 그것을 제가 직장생활을 하고 이럴 때도 보통 하루에 한 2시간은 적어도 2, 3시간 매일 그것을 했는데.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제가 본격적으로 선방에 들어가서 6개월 만에 공부를 마치겠다 하고 선방에 들어갔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어요. 제일 어려운 건 뭐냐 하면 공적은 됩니다. 마음이 고요하고 번뇌 망상 없는 상태에 있는 건 되는데 깨어 있음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하루 종일 깨어 있음을 유지하는 것은. 그래서 제가 공적영지, 고요함과 깨어 있음 두 개를 붙들고 하다가 영지, 깨어 있음이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서 그 부분을 극복하려고 혼침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방법을 찾다가 석가모니 부처님은 어떤 방법으로 도대체 하셨는가 해서 그 부분을 좀 연구를 하면 거기에 해법이 있을 것이다라고 해서 아함경을 뒤졌어요. 아함경을 뒤져보니까 아함경이 뭐 다른 경도 그렇지만 중요한 부분의 번역이 좀 미진하게 되어 있는 부분이 많이 있잖아요. 깔끔하게 무슨 말인지 모르도록 대부분 많이 되어 있어서 번역을 제가 한문 원전을 제대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 그 위에다가 좀 적어가면서 다시 번역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봤죠. 그렇게 하다가 어느 날 제가 어떤 법당이 하나가 나왔다고 해서 건물 속에 있는 도심 포교당을 내가 우연히 한번 가봤어요. 가보니까 비구니 스님이 계셨는데 수행하러 간대요. 무슨 수행이냐 이러니까 위빠사나를 한대요. 그래서 스님 얼마나 했습니까 그러니까 한 3년 반을 했대요. 그러면 거기서 하는 방법을 나한테 이야기를 좀 해줄 수 있냐고 하니까 해주겠대요. 그래서 그 방법을 같이 한번 해보자 이래서 거기서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은 걷기 명상을 이야기해줬죠. 이렇게 이렇게 해보라 그래서 걷기명상을 딱 하니까 한 40분이나 했나요. 하고 나서 좌복에 딱 앉았는데 혼침이라는 게 붙을 자리가 없도록 아주 성성하게 깨어있음이 계속 유지되는 거예요. 너무 놀란 거지. 이것이 장난이 아니구나. 처음 한 것이고 한 40분 하고 딱 앉았는데, 크게 노력을 안 해도 깨어있음이 그대로 있는 게 이게 참 신기하네, 장난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 때부터 굉장히 열심히 했죠. 그래서 내가 수십 년간 선을 해왔는데 이제 무엇인지 알겠다 이거야. 이 방법을 만나고 나서. 그리고 나서 그 때부터 위빠사나, 이것 나한테 딱 맞는 거지. 그것을 이제 사람들한테 열심히 전하고 이렇게 되었습니다.

 

김봉래 : 네. 귀한 시간 함께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김봉래 : 네 관정스님과 함께한 오늘 이 시간 어떻게 들으셨는지요. 경은 흔히 진리를 가르치는 손가락에 비유가 됩니다. 그런데 그 표현이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좀 더 세련되게 되어야 되겠다 하는 그런 말씀을 해 주신 것으로 받아들여 봅니다. 불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도록 용어 하나라도 제대로 써야겠다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불교방송 보도국, 진행에 김봉래였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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