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석 화목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

● 출 연 : 이경석 화목한의원장(부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
● 진 행 : 박찬민 BBS 기자

(앵커멘트) 다음은 주간섹션 순서입니다. 매주 화요일 이 시간에는 부산시한의사협회에서 한의학 상담을 해주고 계시는데요. 오늘은 부산시한의사협회 학술이사를 맡고 있고, 수영구에서 화목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석 원장님과 함께 ‘불안장애의 한의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경석 원장님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이경석 한의사입니다)

이경석 화목한의원장
이경석 화목한의원장

질문1) 주위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불안장애는 어떤 질환인지요?

-불안장애는 쉽게 말해 여러 형태의 비정상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을 말합니다. 여기서 불안은 미래에 일어날 것에 대한 두려움이고, 공포는 실제로 있거나 지각되는 위험에 대한 감정을 말합니다.

질문2) 불안장애는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있습니까?

-불안 증상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우선은 자율신경계의 반응으로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고, 근육 긴장, 땀 분비 증가, 두통, 가슴이 조이고 속이 답답한 등의 신체적 증상이 있고요. 다음으로는 행동과 생각으로 나타나는 정서적 불안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불안 증상을 기본적으로 경계, 정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즉 누가 소리치거나 두려운 사람이 다가오면 가슴이 뛰는 것을 경계증이라 하며, 더욱 심해지면 이유 없이 마음속이 불안하고 떨리면서 안정할 수 없는 증상이 자주 발작하는 것을 정충증이라고 하였습니다.

질문3) 이런 불안장애 환자들은 우리나라에 많이 있습니까?

-아무래도 한국 사회는 다양한 가치관과 급격한 변화에도 적응해야 하기에 환경적으로 불안장애 유병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특정공포증 유병률은 낮아졌다고 합니다.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불안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9.3%이고, 1년 유병률 3%가 넘습니다. 또한, 여성의 유병률은 남성보다 2~3배 정도 높습니다.

질문4) 그러면 불안장애를 어떻게 진단하고 분류할 수 있습니까?

-증상의 기간과 빈도 등의 기준이 다르지만, 대략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회불안장애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이나 발표하는 것을 불안해하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평가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을 말합니다.

광장공포증은 넓거나 반대로 밀폐된 공간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극도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특정 공포증은 고소공포증, 벌레, 바늘이나 피 등 특정 상황과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겁니다. 비행기, 터널 안 및 막힌 공간에서도 많이 발생합니다.

공황장애는 공포를 일으키는 자극이나 위협적 상황이 없는데도 극심한 불안발작이 갑작스럽게 일어납니다.

사사건건 주위 모든 일이나 활동에 과도하게 불안해하고 걱정해서 이로 인해 피곤하고, 잠도 잘 못 자는 경우를 범불안장애라고 합니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앞에서 말씀드린 경계, 정충을 기본으로 변증에 의해 진단이 이뤄지는데, 그중 심담허겁과 심비양허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공통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짧으며, 어지럽고 땀을 많이 흘리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질문5) 불안장애를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기본적인 처방으로 온담탕, 귀비탕, 가미소요산 등이 있으며, 어지러움, 수면장애, 땀이 많이 나는 등의 다양한 신체 증상에 맞는 약재가 가미됩니다. 다용되는 약재로는 치자, 향부자, 시호, 복령, 산조인 등이 있습니다. 침은 정신과 마음에 연관되는 경락과 경혈을 활용해서 치료하게 됩니다. 사실 불안장애의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변증에 따라 진단하고 처방하는 한의학이 장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질문6) 불안장애로 한의원에 내원하는 경우, 상담을 원하는 경우도 많을 거 같은데요, 침과 한약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 네 우선은 이정변기요법, 경자평지요법, 지언고론요법 등의 한의정신요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안의 원인이 되는 자극을 약한 것에서부터 순차적으로 강하게 주어 습관이 되게 하여 증상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정적인 정서나 질환에 집중되어 있는 환자의 정신 활동을 다른 곳으로 전이 또는 분산함으로써 질병으로부터의 회복을 돕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또, 감정자유기법(EFT)이 있습니다. 감정자유기법은 경락과 경혈 개념을 활용한 심신의학적 접근법으로, 특정 경혈을 손가락으로 두드림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기(氣)의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문제의 원인이 되는 감정 요소들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질문7) 불안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 관리는 어떤 게 있습니까?

- 불안장애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은 주로 완벽주의적인 성향이거나, 인정받는 것에 대해 욕구가 높거나, 혹은 주위를 자기 뜻 때로 통제하려는 욕구가 과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이러한 특성이 있는지를 살펴서 만약에 여기에 속한다면 이러한 본인의 성향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모든 것을 다 잘하려 하지 말고, 성취의 기준이 타인이 아닌 자기를 중심으로 삼으며, 약간은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길 필요가 있습니다. 과로로 인한 신체 증상이 있으면 쉬어갈 줄도 알아야 합니다.

또한,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커피 같은 카페인과 니코틴의 섭취를 줄이고, 신체 스트레스를 주는 짠 음식, 붉은 육류, 과다한 당류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평상시 숨을 길게 내쉬면서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오전에 유산소 운동을 해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질문8)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 부탁합니다.

- 불안장애는 성격적 요인과 주위의 지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만성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불안장애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본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간접적으로 감정을 배출하는 것이 관리와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무리하지 말고, 식단을 조절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합니다.

신경정신과 병원에서 검사상 특이한 소견이 없으나 본인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상담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또한, 불안장애로 인해 향정신성 약물의 장기복용으로 감량을 원하는 경우, 세심한 관리하에 한의약이 보완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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