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라디오830 집중인터뷰

● 방송일자 : 2022년 8월 1일 월요일 ‘부산BBS 라디오830’

(부산FM 89.9MHz / 창원FM 89.5MHz / 진주FM 88.1MHz)

● 진행 : 박찬민 기자

● 출연 :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위원장

 

< 앵커 >

낙동강을 가로질러 부산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연결하는 대저대교 건설을 두고, 지역사회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부산시 주최로 시민 공청회가 열렸고, 이어서 환경시민단체가 토론회를 개최했는데요. 부산시가 내년 착공을 목표로 건설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오늘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중록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박중록]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앵커 >

지난 27일 열린 시민 공청회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위원장님도 참석하셨는데, 먼저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박중록] 이번 공청회는 지난 해 10월 박형준 부산시장님이 시민행동 대표단과 만나 ‘라운드 테이블 개최를 통한 대저대교 최적 대안노선을 찾자’라고 했던 그 약속을 깨고, 부산시가 건설 강행 명분을 찾기위해 일방적으로 개최한 공청회입니다. 

그래서 장소가 강서구청이었는데요. 입구에 빨간 모자와 해병대 군복을 입은 분들이 조금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고, 공청회에서도 시민행동 측 발언의 경우 그 발언을 비난하고 야유하는... 그러면서도 주최 측이나 사회자가 별로 제재를 하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사회자에게까지 ‘똑바로 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토론자 중 한 분은 “부산시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제대로된 공청회를 열기는 커녕, 개발 명분을 얻기 위해 공청회를 일방적을 개최하면서 마치 시민 간 갈등이 있는 것처럼 조장하고 있다. 부산시가 얘기하는 협치의 수준이 겨우 이런 거냐”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시민과의 소통하는 자리를 꾸준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공청회였다는 지적이시네요. 그렇다면 공청회 진행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대저대교 기존 노선의 어떤 문제점들이 지적됐습니까?

[박중록] 기존 노선에 교량을 만드는게 과연 필요하냐는 근본 문제부터 지적이 되었는데요. 이는 시간상 생략하고,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에 미치는 부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산시가 생각하는 대저대교 노선은 낙동강하구 철새 도래지의 핵심 구역, 특히 멸종위기종 큰고니(백조)의 핵심 서식지를 관통합니다. 따라서 서식지 파편화를 초래해 큰고니의 서식에 큰 악영향을 주는데요. 이 내용은 저희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환경영향평가 국가전문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국립환경과학원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결정 발표한 내용입니다. 

2020년 6월 부산시가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임이 발각되어 평가서가 반려되었습니다. 그래서 환경부가 이를 조정하기 위해 부산시, 낙동강유역환경청, 시민행동 3자 간 겨울철새공동조사를 해서 노선을 정하자라는 제안을 했죠. 부산시의 박성훈 경제부시장님과 낙동강유역환경청장님, 시민행동대표단 3자 간 협약을 맺고, 11월말부터 2021년 3월까지 장장 4개월에 걸쳐 부산시 조사자 2명과 시민행동 조사자 2명이 함께 60회가 넘는 조사를 해서 제출한 그 조사 결과를 보고 국가기관이 내린 평가입니다.

 

< 앵커 >

이런 문제점 때문에 환경청에서는 대안 노선을 제시했는데요. 그렇다면 이 대안 노선은 기존 노선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고 판단하시나요?

[박중록] 그렇습니다. 국립 전문기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부산시 계획 노선이 환경에 큰 부정적 영향을 주니까 그걸 피하는 4가진 대안은 제시한 겁니다.

1위부터 4위까지 4개 대안노선을 제시했는데요. 특히 2위 안은 서부산에서 가장 복잡한 사상시외버스터미널과 바로 연결되어 시외버스가 시내 도로를 빙빙 우회하지 않고 강을 바로 건널 수 있는 노선입니다. 또 경전철교 옆으로 지나가 기존 환경이 파괴된 곳 옆을 이용하기 때문에 환경 파괴도 최소화하기에 저희들은 이를 최적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3위와 4위 안은 평가위원회도 스스로가 3, 4위로 매겨놨습니다. 서식지 파편화를 일으키는 문제가 많은 노선입니다. 그렇더라도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시민운동본부는 환경부 안을 수용하고 있는데, 부산시는 그 중에 아무것도 못 받는다며 애초에 했던 약속을 현재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앵커 >

이런 대안들을 부산시는 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박중록] 처음 약속하기를, 공동조사를 해서 문제가 발견되면 환경영향평가도 다시 하자 이렇게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환경영향평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경제성과 교통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부산시 주장의 내용도 문제가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지금 와서 이럴 거라면 애초에 약속을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공동조사와 평가위원회 운영을 통해서 공공갈등을 해결하자, 공동조사를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안노선을 결정하자,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협약했던 건데요. 박형준 시장도 동의하며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최적의 대안노선을 도출하자고 했는데 선거가 끝나고 나니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고 있습니다.

 

< 앵커 >

부산시는 향후 강서지역 교통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기존 노선이 최적이라는 주장인데요.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 근거는 무엇인가요?

[박중록] 도시 여건이 완전히 변한 것을 부산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논쟁이 되고 있는 다리가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장낙대교 3개인데, 모두 2001년 수립된 건설 계획입니다. 계획 수립 당시의 교량확보 목표를 초과한 것은 물론이고, 인구가 가파르게 줄면서 시내 전체 교통량도 계속 줄고 있습니다.

 

< 앵커 >

부산시는 시간적인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면서 협약 내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 강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청회가 마무리된 뒤 범시민 토론회도 열렸죠. 토론회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어떻습니까?

[박중록] 부산시가 개최한 공청회가 약속을 깬 일방적 공청회였다는 걸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토론회 하루 전 부산시가 갑자기 참여하겠다 해서 부산시까지 참여한 토론회가 지난 29일 금요일 오후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 앵커 >

부산시가 급작스럽게 참여를 하겠다고 한 배경도 궁금한데, 토론회는 시가 주최한 공청회와 조금 다른 분위기였습니까? 진전된 사항이 있었나요?

[박중록] 저희들은 협의가 조금이라도 진전되기를 계속 부산시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처음 부산시가 대저대교라든지 엄궁대교, 장락대교 등 도로 건설계획을 세웠을 때와 도시계획이 전체적으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인구도 그때 당시는 400만 명이 되고 교통량도 교통량도 770만 대로 증가하고 무엇보다 교량이 지금은 5개뿐입니다. 그러니까 더 만들어서 10개까지 불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목표치 10개를 넘어선 건 물론이고 인구도 400만 명이 아니고 지금 330만 명 수준이고, 12년 뒤에는 300만 명도 더 줄어들죠. 그리고 2050년에는 부산 인구가 250만 명에 초고령 인구 비율이 절반 가까이까지 증가합니다. 그래서 교통량도 계속 줄고 있는데 이런 변화된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낙동강하구 일원에 27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여기에 부산시가 새로 건설하려는 다리 숫자가 자그마치 16개입니다. 부산시 계획대로 다 세워지면 낙동강 하구 문화재 보호구역은 전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새로 만드는 것 중에 3개만은, 이건 정말 낙동강 하구를 완전히 없애는 거니 이걸 하지말자고 요구하는데요. 박형준 시장님 여전히 답이 없습니다.

 

< 앵커 >

부산시가 추진하는 대저대교 구간에 삼락공원도 있고 멸종위기종이 와서 서식할 수 있는 공간도 있는 것 같은데요.

[박중록] 네, 낙동강하구 생태공원을 시민분들이 많이 사랑하시고 또 좋은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는 이런 곳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여러 가지 협의할 수 있는 부분들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데요. 앞으로 부산시와 진전된 협의를 하기 위해 어떤 추가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박중록] 무엇보다 부산시가 약속을 지키고, 박형준 시장님도 대화를 통해서 환경을 지키면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최적의 노선을 찾아가겠다고 한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가피한 현실적인 부분들 때문에 시민단체와 했던 약속을 변경해야 된다라는 이런 상황들은 좀 이해가 되지만요. 어쨌든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의 우리 가치를 따져봤을 때 여러 가지 논의들을 해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그런 노력들은 필요하지 않나라는 그런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됐습니다.

 

< 앵커 >

마지막으로 우리 시민 분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박중록] 아시는 것처럼 지금 기후가 정상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후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이 결국 자연파괴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더 이상의 자연파괴는 인류의 자멸입니다. UN 총장님까지 나서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부산시가 지금 다리 건설에 사용하려고 하는 예산이 1조 원이 넘습니다. 이 막대한 돈을 들여서 천혜의 자연을 파괴하면서 필요성도 검증되지 않은 다리 건설을 이렇게 밀어붙여서는 안 됩니다. 자연도 지키면서 교통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현명한 대안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1조 원이면 을숙도대교를 무료화하고 강서 낙동강교와 이어지는 백양터널, 화명대교와 연결되는 산성터널을 무료로 할 수 있습니다. 화명대교 연결도로가 모자라서 지금 아직 도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먼저 건설한다든지 실제 시민들한테 바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대안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장과 공무원은 무엇보다 국민의 공복입니다. 시민의 합리적 제안을 거부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거대 토목회사만 배불리는 이런 난개발을 더는 밀어붙이지 못하도록 시민 여러분들께서 많은 관심과 성원을 가져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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