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화재 환수' 실적 5건...최근 5년 중 가장 적어
전문가들 "국보급 문화재 환수 필요...윤석열 정부 성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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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내외 반출 문화재를 찾아오는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과 성과가 제도적 뒷받침이 보강됐음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 국가 예산을 통한 문화재 환수 실적은 최근 5년 새 가장 적은 '5건'에 그쳤는데요. 새 정부 문화재 행정은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문화재 환수 기획 리포트 두 번째 순서, 박준상 기자입니다. 

(사진 출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 출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 리포터 >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해 공포된 '문화재보호기금법 개정안'입니다. 

복권기금 등을 통해 조성하는 '문화재보호기금'을 국내외 중요 문화재 긴급 매입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당초 시행령에 규정된 조항을 상위 법령에 담은 것은 적극적인 기금 활용으로 중요 반출 문화재를 환수해야한다는 취지입니다.  

<장진성 /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보호기금법 개정안이 입법이 됐으니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화재청에 많은 예산을 주어서 해외에 흩어져 있는 중요한 문화재를 환수하는데 국회의원들이 노력해주셨으면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법적 뒷받침 속에 문화재청과 국립박물관에 배정된 환수 관련 예산 규모도 늘어나면서 지금은 연간 100억 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실제 환수 실적은 오히려 내림세.

최근 5년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각각 7건, 11건, 13건을 환수하는데 성공했지만 2020년에는 9건, 2021년에는 5건에 그쳤습니다. 

제도적 여건은 나아졌는데, 환수 실적은 오히려 부진한 이유는 뭘까? 

코로나19로 인한 대외 협력이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문화재 당국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 부족이 주된 이유란 분석이 나옵니다.

<문명대 /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 유산이 가장 많이 가있는 곳이 일본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환수를 하는 작업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경매에 나왔을 때, 재깍재깍 인수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특히 국민들이 다함께 보람을 느낄 만한 ‘국보급 문화재 환수’를 위해서는 이제는 접근 방식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무엇보다 '문화재청 예규'에 문화재 긴급매입을 결정하는 심의위원회를 꾸리게 돼 있는데, 여기서 결정되는 '경매응찰 상한액'을 달라진 상황에 맞춰 보다 폭넓게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실제 국외 문화재 매입 현황을 보면, 2014년 '금니사경'은 응찰 상한액 초과로 인해 단 500만 원 차이로 낙찰에 실패했고, 2016년 20억8천만 원에 낙찰된 '영산회도'는 8천만 원 차이로 되찾아오지 못했습니다.

2014년 문화재청 구입비 예산은 36억 원이었지만 24억4천만 원만 집행됐고, 2016년 예산은 34억 원이었지만 단 400만 원만 사용돼 대부분 불용처리됐습니다. 

단순히 예산이 없어서 문화재 환수에 실패한 게 아니라, 응찰 상한액 기준을 너무 낮게 설정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보급 문화재 환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거론되는 7세기 백제 미술의 최고 걸작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 이른바 '백제미소불'의 경우를 보면, 일본 소장자는 150억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2018년 감정심사위가 40억 원 플러스 알파를 상한액으로 두면서 협상의 여지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장진성 /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전문가들은 사실 금동보살입상의 문화재적 가치는 평가할 수 있지만 시장가격이 어떻게 된다고는 결정할 수가 없거든요. (150억 원에 매입할 경우, 시장교란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시장교란 안됩니다. (김환기 작가의 1971년 작품) <우주>가 132억 원에 팔렸습니다. 거기다가 경매회사에 수수료를 주고나면 150억 원이 훨씬 넘죠. 사실,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은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가치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이 것(백제미소불)은 국보급입니다."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점이 전시돼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은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다녀가기도 하는 등 최근 국민적 힐링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문화재계 일각에서는 백제미소불 환수가 성사된다면 1907년 부여군 규암리 절터 무쇠솥에서 함께 출토된 또다른 국보 불상과 110여년 만에 조우하면서 이른바 '제 2의 사유의 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다시 대한민국’을 화두로 내걸며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잃어버린 나라를 찾는 일’로 표현되는 반출문화재 환지본처에 있어 이전 정부와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불교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장준호 기자, 강인호 기자, 김용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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