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안미영 특검 등 수사 관계자들이 현판을 제막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영은, 유병두 특검보, 안 특검, 이태승 특검보, 허석 수사지원단장.
6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안미영 특검 등 수사 관계자들이 현판을 제막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영은, 유병두 특검보, 안 특검, 이태승 특검보, 허석 수사지원단장.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오늘 출범했다. 지난해 5월 21일 이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383일만이다. 우선 명복을 빈다. 안미영 특검도 유가족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런데, 이 중사가 안타까운 목숨을 버린뒤 1년을 넘긴 시점에서 특검이 가동됐다. 특검의 1차 수사기간은 70일로 규정했다. 6월 5일부터 8월 13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다만, 1차 수사기간 동안 끝내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연장할 수 있다. 대통령 승인을 받아 3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최대 100일 동안 수사를 할 수 있는데, 해야 할 일은 산적되어 있다. 먼저 군의 부실한 초동수사와 함께 군 내부에서 사건을 은폐하거나 무마, 회유한 의혹을 밝혀야 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성폭력 2차 가해 등 진상을 캐는 일도 특검의 중요한 업무이다.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사망사건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의 언급을 보면, 진상규명의 절실함을 볼 수 있다. 공군의 부실한 초동수사 때문에 딸인 이예람이 피해를 보고, 81일이 지나도록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 죽어갔다고 밝혔다. 공감이 간다. 특검의 사실관계 조사와 실체 규명이 이뤄지면 확인될 일이지만, 너무도 안타깝게 딸을 잃은 부모의 심경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이주완씨는 또 강조한다. 부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무엇이 예림이를 죽게했는지, 그 진실이 무엇인지 특검이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그 호소가 관철되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 특별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특검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 특별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특검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안미영 특검은 법률상 부여된 수사 기간 내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법이 규정한 적법절차와 증거주의에 따르면서도 신속하게 객관적 증거를 찾아내고, 그 증거를 토대로 위법 행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번 특검을 통해 이 중사 사망사건과 같은 비극이 군대 내에서 더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자와의 문답에서는 기존 수사를 참고하되, 새로운 시각에서 철저하게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보도된 바와 같이 공군20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강제 추행 피해 뒤 즉각 상관에게 신고했다. 그러나, 피해를 구제받기는 커녕 부대 내에서 질책을 받거나 가혹행위 등을 겪다가 결국 두 달여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고인(故人)은 군검찰 수사가 진행중에도 동료와 선임 등에게서 2차 피해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가 조사에 나섰지만, 오히려 문제를 더 키웠다. 2021년 10월 총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기소했다. 하지만, 초동 수사를 맡았던 군검찰과 공군 지휘부 등은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수사 초동 단계부터 너무 부실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이다. 사망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할 일말의 의지가 있었는지 조차 의심을 받고 있다. 사망사건을 직권 조사한 인권위원회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그런데, 벌써부터 핵심적인 증거자료가 은폐됐거나 사라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안 특검은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려면 수사의지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특검 출범에 맞춰 국방부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도 특검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거듭 확인하면서 요청한다. 이번 특검 수사를 통해 군 내부에서 수시로 불거지는 비리행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잘못된 대응방식과 그릇된 병영무문화는 반드시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한다. 건강한 군대가 강하다. 만고의 진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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