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직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직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다.

정 청장은 2017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코로나19와 맞닥트렸고 2020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뒤에는 초대 청장으로 코로나19와 함께했다.

정 청장은 지난 20201월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24개월간 'K-방역'의 사령탑을 맡아왔다.

정 청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위기관리에 앞장섰으나 당시 사태 확산의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도 특유의 성실함과 과학적 분석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왔다.

유행 초기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는 머리 감을 시간도 아깝다며 머리를 짧게 잘랐고 머리 염색도 하지 않아 갈수록 흰머리가 늘어 간 것을 누구나 봐 왔다.

직원들과 함께 먹은 김밥값이 거의 전부였던 업무추진비 이용 내역, 닳아버린 신발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면시간을 묻는 기자들에게 한 시간보다는 더 잔다고도 했다.

정 청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이름을 올리며 K-방역의 성과를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K-방역''정치방역'이라고 공격했고 정청장은 지난 2년간 질병청은 과학 방역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정 청장은 17일 비공개로 이임식을 가졌다.

직원들은 정 청장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와 영상, 꽃다발 등을 준비했고 정 청장과 여러 직원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우리의 결정·판단이 국민 생활·안전에 큰 영향을 미쳐 책임이 막중해졌고 국민의 시선과 기대가 부담스럽고 무거울 것"이라며 "책임감은 무겁게 갖되, 더 자신감을 갖고 서로를 격려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리라 믿고 응원하겠다"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17일 저녁 질병청 대변인실을 통해 방역당국 출입 기자들에게도 문자 인사 보냈다.

그는 "매 순간 고비가 아닌 적이 없었지만, 불확실성이 큰 신종 감염병에 대해 국민께 설명·소통하는 일이 정말 어려웠다""그때마다 언론인들께서 위기와 안전 사이에서, 정부와 국민의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해주셨고,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사회를 연대하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오후 6시쯤 질병청을 떠나기 전 건물을 배경으로 간부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면서는 '덕분에' 수어를 제안했다.

정 청장이 떠나는 길에는 직원 30여명이 나와 박수를 치며 배웅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그는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따르게 한 장본인기도 하다.

정 청장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대유행기에 접어 들었을 때도 흔들림없는 어조로 차분하게 대응했다.

그의 차분한 말투에서 나오는 신뢰감, 조목조목 설명하는 성실함,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가는 치밀함, 투명한 정보공개로 믿음을 준 것이 그의 무기였다.

세계 곳곳에서 그를 바이러스 헌터라며 찬사를 보냈고 우리 국민 역시 그를 영웅으로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진행형이긴 하지만 국민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익히고 있다. 모두 정 청장이 쌓아놓은 토대위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도 국민들은 그를 노란 점퍼에 짧고 흰 머리, 돌부처같은 꿋꿋함과 신뢰감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진두지휘하면서 국민을 바이러스로부터 구출한 국민영웅으로 기억할 것이다.

떠나 보내는 안타까움과 함께 진심을 담아 고마운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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