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교육부 수장이 자진 사퇴하던날 발간된 백서

백서는 '정부가 어떤 정책과 현안에 대해 당면했던 문제들의 현상과 원인을 분석하고, 장래에 동일한 현안이 또다시 발생했을때, 제기될수 있는 오류나 혼란을 사전 차단하고, 미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현재적 자기성찰성격의 보고서'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새정부 차기 교육수장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던 3일 아침 교육부는 '교육분야 코로나19 대응'백서를 발간했습니다.

교육부의 코로나 백서가 탄생한 배경은 팬더믹 초기 교육부부터 일선 학교현장까지 전무후무한 감염병 역습과 그 차단에 모든 교육가족이 정신없이 매달리던 때였습니다.

당시 유은혜 부총리와 박백범 차관을 만난 교육부 출입기자들은 호흡기 계통 감염병의 역습이 '주기적인 점'을 들어 '코로나19를 기회로 교육부부터 일선 학교현장까지 새로운 감염병에 언제든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수 있는 메뉴얼 성격의 백서를 준비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흔쾌히 받아들여져 오늘의 백서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46페이지짜리 교육부 백서는 미래 감염병으로부터 우리 학교와 아이들을 효율적으로 지켜내기 위한 메뉴얼로서, 자신감과 뿌듯함, 안심보다는 의구심과 불안감을 주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백서는 3백30번에 달하는 교육부 주관 대책회의나 주요 조치사항 대국민 소통, 범부처 협업체계 구축 등의 업적과 현장사진, 인포그래픽으로 채워져 있었고, 각종 성과들이 빼곡하게 다양한 칼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성과팜플릿'이라고 불러도 무방했습니다.

백서 어디에도 온라인 수업때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 학생들이 겪었던 접속불량과 혼란, 지자체와 겹쳐서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학원방역, 백신 접종때 이상반응 관리, 확진학생 관리 등의 현장에서 제기됐던 문제점, 허술했던 학교감염병 현황 관리체계, 장기간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아이들의 학습격차와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대입 수능관리와 수험생 학습관리, 교육부내 여러부서로 흩어져있던 감염병 대응체계 등등등.  

2년3개월여간 전국 모든 교육가족들이 현장에서 코로나에 직접 맞서고 체득했던 시행착오와 교훈, 대응요령과 지혜, 다시는 겪어서는 안될 것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다른 감염병으로부터 우리 아이들과 학교를 단단하게 보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태세를 담은 '백서'가 아닌. 아름답고 화려한 색채와 숫자로 채워진 '성과집'이었습니다.  

교육부 백서 담당부서에 묻고 싶습니다.

"이 백서로 다음 팬더믹때, 우리 학교와 우리 아이들을 지킬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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