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연 : 윤영민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제주대 수의학과 교수

●연 출 : 김종광 기자

●진 행 : 이병철 방송부장

●일 시 : 2021년 01월 04일(화)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장 소 : BBS제주불교방송 / 제주시 임항로 14(덕산빌딩 4층)

●코 너 명 : 오늘의 이슈

[이병철] 오름을 오르다 들개 무리를 만난다, 요즘 제주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제주도가 최근 중산간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화된 들개 실태 및 관리 방안에 대한 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상황이 심각해 보입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 좀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교수이자 제주 야생동물 구조센터의 윤영민 센터장, 전화 연결되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영민] 네, 안녕하십니까.

[이병철] 이번에 조사 용역을 담당하셨는데, 이번에 도가 조사를 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 기간과 방법 등 개별적으로 얘기 부탁드립니다.

윤영민 센터장
윤영민 센터장

[윤영민] 네. 최근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들개들로 인한 가축이나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방역과 주관으로 제주도 중산간 지역 중심으로 야생화된 들개 실태 조사와 관리 방안에 대한 용역 방안을 2012년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실시하였습니다.

하게 된 것은 결국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들개가 있고,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최근 기본적인 데이터를 5년간,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의 개체 중에서 상위 포식자 하면 들개를 가리킵니다.

들개 공격에 따른 피해, 제주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되는 유기견 자료들을 통해서 분석하고 실질적으로 중산간 지역 설문조사나 현장 조사,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서식 실태나 관리 방안에 대해서 용역 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병철] 사실 중산간 들개 문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좀 더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윤영민] 네. 그동안 도에서 유기견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해 왔습니다. 동물 등록제, 중성화 사업 지원, 야생화된 들개 포획을 해 왔지만 늘어나는 개체수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동물보호센터가 280여 개 있는 걸로 아는데, 거기 작년 2021년 기준 한 유기되는 동물이 12만 마리, 그중 8만 4천 마리가 개고, 제주도에도 4천8백여 마리가 유기되었다고 합니다.

[이병철] 유기 동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죠.

제주지역 중산간에서 발견된 들개들.
제주지역 중산간에서 발견된 들개들.

[윤영민] 네, 맞습니다. 전국적으로 개 물림 사고 등 통계 자료가 있습니다. 2020년 기준 2천 백여 건 중 제주도가 92건, 전국적으로 하루에 6건 정도 발생합니다.

[이병철] 꽤 많네요. 야생 들개, 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야생 들개가 어떤 동물이고 얼마나 서식하는지 이번에 조사되었다면서요?

[윤영민] 네. 처음에 조사할 때 야생 들개냐 아니면 야생화된 유기견이냐는 등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사실 야생 들개라는 품종은 없습니다. 최근 반려동물 사육 인구가 늘면서 버리거나 잃어버린 개들을 유기견이나 유실견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애들이 사람 손길을 벗어나서 산이나 들에 생활하면서 야생화된 개, 이들을 야생 들개라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들개들에 대한 조사를 중산간 지역으로 하게 된 근거는 생활권을 벗어난 완충 지대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중산간, 즉 해발 300~600m 기준으로 그 지역에서 신고 및 포획되는 유기견의 개체수가 대략 540마리 되더라고요. 얘네들이 무리 지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추정치로는 중산간 지역에 1,600마리에서 2,100여 마리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병철]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람이 만나면 무섭겠죠. 왜 발생하느냐, 이런 의문점이 어디에 있는지, 처음에는 반려견을 제주도에 와서 버린다고 하지만 제주도에서 반려동물을 방치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는데 어느 것이 옳은 건가요?

[윤영민] 사실 관광객들이 와서 버리고 간다는 부분은 조사해 본 바 그렇게 많진 않습니다. 개를 버리려고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실질적으로 보면 보통 마당 개나 시골 개, 키우던 애들이 방치했을 때 게네들이 야외에서 번식하고 생활하면서 사람의 손길을 벗어나 야생화되고, 먹이를 찾기 위해 생활권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때에 따라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이런 것들이 이유라고 봅니다.

[이병철] 문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제주도가 관광지이지 않습니까? 이런 브랜드가 있는데 도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체감하는 부분도 클 텐데요.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윤영민] 맞습니다. 제주도는 관광객들이 워낙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기도 하고, 또 아시겠지만 큰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환경 속에 들개가 자리 잡는다는 것은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겁니다. 일단 도민이나 관광객을 공격할 수도 있고, 제가 야생 동물센터를 맡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들개의 공격을 받은 노루들, 다른 동물들의 피해를 보게 되는데, 그것을 보면 심각성은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병철] 대책을 위해 중성화 등 대안을 내놓으시지 않으셨습니까? 이걸 최소화할 방안,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들개에 의해 피해를 입은 노루.
들개에 의해 피해를 입은 노루.

[윤영민] 저는 직접적으로 현장을 뛰고 있고, 용역 사업을 통해 느낀 대안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현재 있는 들개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두 번째는 더 이상 들개화된 개체를 막는 대책입니다. 들개화를 막는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유기견 신고가 오면 포획하고 주인을 찾는 공고를 하고, 분양이나 안락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동물 등록제와 중성화 수술을 통해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향후 우리가 해 나갈 수 있는데, 현재 주변의 들개 문제입니다. 민감한 부분이라 말씀을 꺼내기 조심스럽지만, 실질적으로 들개에 대해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 그리고 동물을 보호하는 사람들 간 갈등이 육지에서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거든요. 들개 보호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선량하게 산책하는 반려견이나 보호자, 도민과 가축 보호도 필요하거든요. 인명과 가축에 피해를 끼치는 들개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총기 사살까지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화의 섬에서 그런 총기 사용은 심사숙고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현재까지 보고서에서 언급한 것은 포획 틀과 마취총을 이용한 유기견의 포획, 주인을 찾는 공고와 분양, 안락사 순으로, 왜냐하면 마냥 보호하고 있을 수만은 없거든요. 안락사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포획이 잘 안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시도해서 포획되지 않는 개체에는 좀 더 적극적인 포획이나 처리 방법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보호 단체나 다른 기관과의 토의가 필요합니다.

[이병철] 마지막으로 센터 역할도 하고 계시고, 앞으로 유기견에 대한, 들개에 대한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윤영민] 네. 지금 들개 문제는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맡은 야생 동물센터는 물론 도내 환경에서의 피해 본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것이 주 업무지만, 도에서의 축산을 담당하는 부서나 환경 담당 부서, 동물 보호 단체들, 입양 기관들과의 더 시간을 둔 토론과 합의로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들개 문제가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더 큰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 우리가 더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병철] 대중적인 여론의 합의를 끌어내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 결코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요, 제주 야생동물 구조센터의 윤영민 센터장님, 오늘 출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영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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