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새 변이 오미크론을 재감염 위험이 크다며 우려 변이로 공식 지정했다.

우려 변이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와 치명률이 심각하고, 현행 치료법·백신 저항력이 크다고 여겨지는 변종을 지칭한다.

오미크론은 남아공에서 급속도로 확산한 데 이어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전파됐고 홍콩까지도 발생했다.

각국은 서둘러 봉쇄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를 이유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입국 금지 조치는 향후 2주간 지속할 계획이다.

영국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진단을 받을 때까지 모든 입국자들의 격리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북미 국가 중 처음으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캐나다도 보츠와나를 비롯한 남아프리카 국가를 여행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은 오미크론이 발생한 남아프리카 지역 8개 국가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발효했다.

일본도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여행 제한에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미크론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외국인 신규 입국을 30일 오전 0시부터 중단했다.

우리나라도 28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내국인 입국자는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10일간 시설에 격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국토교통부 등 13개 부처와 함께 긴급해외유입상황평가 회의를 개최하고 오미크론 발생국 및 인접국인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국내이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각국 정부가 강도 높은 국경 봉쇄책을 꺼낸 것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변이바이러스가 창궐할 경우 또 다시 대유행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식당 등 비필수 자영업자의 영업을 정지하는 등 셧다운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확산까지 겹치면 일상으로의 복귀가 그만큼 늦어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위협 속에 우리 정부는 29일 연말까지 4주 동안 시행할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정부는 지난 4주간의 일상회복 1단계 기간을 면밀하게 평가해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면서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시작하면서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위중증 환자·사망자가 급증하고 새 변이 오미크론이 등장한 상황이지만 이전과 같이 집합 시간·인원 등을 강하게 제한하는 조치를 당장 시행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계획했던 방역조치 추가 완화는 미루고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또 다른 고비를 맞고 있다이 고비를 넘어서지 못하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실패로 돌아가는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속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과 병상·의료인력 확보가 이번에 시행하는 특별방역대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집합 시간·인원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당장 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신규확진자는 연일 3천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이 이어지면서 위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30661명으로 이틀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전국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78.5%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91%를 기록하면서 포화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발동한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조속히 이행해 수도권 준중증 병상과 비수도권 병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추가 행정명령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정부는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면서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특별방역대책이 아닌 이전과 똑같은 대책에 불과하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상회복을 되돌리는 것이 엄청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두고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 한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한림대 이재갑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모든 유행 악화의 파편은 의료진과 방역담당 공무원한테 전가시키는구나...이렇게 소통이 안되는....화도 안나네.. 그냥 허탈할 뿐...이젠 뭘 더 할 힘도 없는데 괴롭다.고 썼다.

가천대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병상을 500병상 더 늘린다고 하더라도 3, 4주가 지나가면 그 병상은 다 차기 마련이다. 중환자 병상이 모자라게 되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분들도 못 살리게 되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특별방역대책이 코로나19 방역대책이 아니라 눈치보기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오미크론은 이미 목전에 와 있다.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인천 거주 부부가 확진자로 판명됐고 오미크론이 의심돼 전장유전체 검사를 하고 있다. 오미크론이 확산한다면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우선은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게 과제다.

국민들 역시 3차 백신 접종에도 적극 나서 자신과 사회를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코로나19 발생 2년이 다 되면서 개인방역이 느슨해진 것은 사실이다. 사람 많은 곳 가지 않고 마스크 쓰고 개인 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는 어렵게 시작한 일상화복을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지만 언제든 봉쇄는 물론 모인 인원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준비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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