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BBS 라디오 '무명을 밝히고' 키워드로 보는 불교, 오늘은 BBS 문화부 홍진호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홍진호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먼저 오늘 어떤 키워드를 준비 했나요?

 

< 리포터 >

네 오늘은 상월선원, 삼보사찰, 천리순례입니다.

 

< 앵커 >

네 사실상 하나의 키워드 인 것 같은데요. 우선 상월선원 어떤 내용이죠?

 

< 리포터 >

많은 분들이 아실 것 같은데요.

상월선원은 지난 2019년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아홉 명의 스님들이 위례 신도시 종교부지에서 천막 무문관 결사를 한 곳인데요.

옷 한 벌로, 한겨울에 난방도 없이, 하루 한 끼 공양과 14시간 이상 정진을 마친 상월결사는 지난해 대구 동화사에서 강남 봉은사 까지 코로나 극복을 염원하는 자비순례를 마쳤는데요.

올해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송광사에서 출발해 해인사를 거쳐 통도사에서 회향되는 삼보사찰 천리순례에 나섭니다.

 

< 앵커 >

승보종찰에서 시작해서 법보종찰을 거쳐, 불보종찰에서 회향되는 순례단의 장엄한 행렬이 연상 되는데요.

이번 순례가 성사된 배경은 무엇이죠?

 

< 리포터 >

네 우선 원래는 상월결사 이후에 인도의 부처님 성지로 만행결사를 떠나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인도행이 힘들어지자, 지난해 코로나 즉 국난극복을 염원하며 국토순례 나선 거고요.

올해도 역시 코로나가 국내도 그렇지만, 특히 인도에서 대규모로 창궐했기에, 삼보의 존귀함을 되새기는 삼보사찰 순례를 하게 됐습니다. 

특히 자비순례 이후 사실상 꼬박 1년 동안 수차례 삼보사찰을 답사했고, 특히 지원단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순례단이 걸을 길을 점검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27일에는 최종 전체회의가 열려서 직접 취재를 했는데요.

여기서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은 삼보의 존중과 존귀함을 사부대중에게 널리 알리며, 출가와 구법, 깨달음을 모두가 함께 이뤄나가자는 이번 순례의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자승스님의 관련 발언 함께 들어보시죠.

[자승스님/ 상월선원 회주]

“제가 이번에 삼보사찰로 정할 때 거기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금 불교계 사부대중 중에서 삼귀의 중에서 스님께 귀의합니다가 아니고 사부대중에게 귀의합니다라고 하는 삼귀의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승보사찰이 얼마나 중요하고 법보사찰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불보사찰이 얼마나 중요한지 삼보에 대한 존중과 존귀함을 사부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 삼보사찰을 순례 하자고 제안을 했고 순서는 송광사에서 사부대중이 출가를 해서 해인사 가서 부처님 법을 만나고 통도사에서 깨달음을 얻는 이런 테마를 하나 만들어서 삼보사찰을 순례하자고 했기 때문에...”

 

< 앵커 >

네 잘 들어봤습니다. 승보종찰에서 출가를 해서 법보종찰에서 불보종찰에서 깨달음에 이른다는 테마가 너무 멋진데요.

이번 순례는 삼보사찰 외에도 많은 사찰을 참배하고, 관련 행사도 풍성하다고 들었습니다.

 

< 리포터 >

이번 순례 중 10월 3일 화엄사에서는 화엄음악제를 엽니다.

10월 4일 시암재에서는 노을음악회가 열리고요. 

같은 달 9일에는 해인사 장경각을 참배하며, 16일에 표충사에서 사명대사 다례재와 전통 호국음악 공연 등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특히 10월 14일 부곡에서 조계종 포교원과 함께 가칭 포교박람회와 포교토크콘서트 등을 열어, 불교중흥의 실천방안을 함께 고민합니다.

지난해 자비순례에서는 조계종 중앙종회 차원에서 불교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대중공사 성격의 행사가 열렸다면, 올해는 여기에 포교원이 함께 하는 건데요.

조금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해서 포교방법을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조계종 포교원장 범해스님의 관련발언 함께 들어보시죠.

[범해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먼저 상월선원 만행결사 천리순례 길에 포교원이 동참을 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만행결사 삼보사찰 천리순례가 비단 상월선원 뿐만 아니라 종단의 포교적인 목적과 방향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할 시점에 저희들이 참석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불교가 포교를 잘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부곡에서 1박 2일 동안 순례단이 잠시 머무는 시간을 통해서 포교를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에게 불교를 알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해서...”

 

< 앵커 >

네 잘 들어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계종 종단 차원에서 이번 삼보사찰 천리 순례에 적극 참여하고, 지난해 보다 행사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배경이 있나요?

 

< 리포터 >

상월선원은 수차례 내부회의와 전체회의 등을 거쳐 이번 순례 일정을 촘촘히 점검했는데요.

지난해에는 출발지와 종착지만 사찰이고, 나머지 구간은 사찰과 무관한 자전거 도로로 이동을 했는데요.

올해는 삼보의 존귀함과 삼보사찰의 중요성을 불자와 우리사회에 각인시키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행사가 늘어난 측면이 큽니다.

새벽부터 시작해서 순례를 하기에 육체적으로 힘이 들지만 삼보사찰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느껴야 한다는 회주 자승스님의 방침이 반영된 결과인데요.

자승스님의 관련 발언 함께 들어 보시죠.

[자승스님/ 상월선원 회주}

“지난해에는 사찰을 최대한 멀리 피해서 사중의 피해를 끼치지 않는 외진 곳으로만 돌아서 사찰과 무관한 순례를 했지만 이번에는 많은 사찰을 경유하게 되고 삼보사찰의 중심인 법보사찰에서 단순히 장경각 참배만 하고 헤어진다는 것은 법보사찰의 취지를 살리는데 미흡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송광사에서 방장스님을 모시고 식순을 이루듯이 해인사에서도 방장스님이 계시고 많은 스님들이 계시기에 법보사찰을 해인사를 제대로 사부대중이 순례단이 인식할 수 있는 그러한 시간을 조정해 주시기 바라고 통도사에서는 도착해서 발원문하고 헤어지는 단순한 것인데 지난해에는 봉은사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회향을 했기 때문에 청년 불자가 회향발원문 하는 걸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 앵커 >

네 잘 들었습니다. 단순한 순례가 아니라 삼보의 의미와 삼보사찰이 가지고 있는 한국불교의 중요성을 일깨우자는 취지인데요.

그렇다면 삼보의 의미 어떻게 봐야 하나요?

 

< 리포터 >

네 삼보는 불자라면 당연히 잘 알고 계실 텐데요.

부처님과 가르침, 승가, 즉 불-법-승을 가리키는 데요.

즉 삼보에 귀의한다는 것은 부처님 당시부터 불자가 되는 첫 걸음입니다.

부처님 입멸이후 승단은 남방불교와 북방불교로 나눠지게 되었는데요.

기후와 문화 등에 따라 교리와 수행법 등도 차이가 나지만, 남방과 북방 모두 삼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교리적으로 보면 불은 부처님을 나타내고, 언어적으로 보면 붓다는 깨달은 자를 뜻하는데요.

불자들이 믿는 부처님은 이를 성취한 실질적인 역사적 인물로서, 2500여 년 전에 인도에서 왕자로 태어나 출가를 해서 깨달음 이루고, 불법을 널리 알린 뒤 입멸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가르침은 자등명, 법등명이죠. 곧 자신과 진리를 의지하라는 건데요. 

즉 역사적 부처님은 이 땅위에 오시기 전에도 있었고, 또 성도를 이루고 떠난 후에도 영원한 불법을 전한 겁니다. 

그래서 불교에서 말하는 수많은 부처님은 법으로서의 부처님 즉 ‘법신불’입니다.

특히 부처님의 가르침은 부처님 입멸 후 스님들의 암송에 의해서 이어져 이후 경전으로, 사경으로, 전법으로 전해졌기에, 승가가 곧 부처님의 가르침 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불-법-승이 결국 하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앵커 >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각각 불-법-승 삼보를 상징하는 우리나라의 삼보사찰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해주시죠?

 

< 리포터 >

우선 통도사의 경우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귀국해서 통도사에 금강계단을 조성했는데요.

그래서 통도사의 주법당인 대적광전에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불단만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해인사의 경우 너무나 유명하죠. 고려대장경이 모셔진 곳으로 즉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이 있는 곳입니다.

송광사는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정혜결사를 이곳에서 시작했고요.

조선초기까지 16명의 국사를 배출해서 승보 종찰로 불리고 있습니다.

 

< 앵커 >

렇다면 이러한 삼보사찰이 불교국가들마다 있나요?

 

< 리포터 >

그건 아닙니다.

다양한 불교국가를 직접 방문해서 취재를 해봤고요.

특히 중국과 일본의 경우 수차례 다녀왔는데요.

삼보사찰의 개념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해도 무방하고요. 

우리나라도 조선후기부터 본격적으로 불려졌다고 합니다. 

우선 남방불교에서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 굉장히 많고요. 중국도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이 있지만, 통도사처럼 예경의 대상으로 천년넘게 지속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본은 조사불교이기 때문에 아예 여기서 제외해야 할 것 같고요. 

송광사의 경우는 보조국사 지눌 이후 한국불교의 역사적 전통성의 뿌리가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법보종찰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이 모셔진 대승불교권에서 사실상 유일무일한 사찰입니다. 

제가 2016년에 우리나라를 찾은 세계적 석학이죠. 루이스 랭카스터 UC 버클리대 명예교수를 인터뷰 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는 “우리가 대승불교에서 기록된 부처님의 말씀 중 어느 부분이 맞고 혹은 틀린지 정말로 알고 싶다면, 고려대장경을 보기 위해 대한민국에 있는 해인사로 가야만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고 했습니다.

 

< 앵커 >

네 그렇군요. 이제 이렇듯 중요한 삼보사찰 천리순례가 며칠 안 남았습니다. 전야 행사와 입재식 어떻게 진행되나요?

 

< 리포터 >

네 우선 오는 30일 저녁 송광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조계총림 방장 현봉스님으로부터 승보종찰에 대해 청해 듣고 관련 영상을 볼 예정입니다.

오리엔테이션 성격의 이 자리는 순례단 소개와 천리순례 개요, 순례 일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다음 날은 아침 4시에 일어나서 새벽 예불을 하고요. 아침 공양 이후 아침 7시 국사전과 보조국사감로탑 등을 참배합니다. 

당일 오전 8시부터 고불문 낭독과 송광사 방장스님의 법어,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축사, 죽비전달 등 입재식 후 순례가 시작됩니다.

이번 삼보사찰 천리순례의 실질적 책임을 맡고 있는 상월선원 만행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은 무거운 중책에 어깨가 무겁지만, 원만회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계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는데요.

관련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호산스님/ 상월선원 만행결사 총도감]

“여러 가지로 역량과 덕이 부족한 제가 총도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자승 큰스님께서 계속 총도감 소임을 맡겨 주셔서 한편으로는 참 정말로 이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짐이 너무무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삼보사찰 천리순례는 도감인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물론 참가하는 모든 98명과 지원단, 주위의 모든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 해야 될 일이지만 결국에는 오늘 참석하신 여러분들이 가장 중요한 핵심 소임을 한 분 한분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작년같이 작년 같이만 돼도 좋다는 총도감의 생각을 플러스 해서 이 순례단을 이끌어 가실 회주스님의 정신 그 뜻을 한 번 더 생각하변서 이번 순례단을 원만하게 회향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많은 염려가 듭니다.”

 

< 앵커 >

네 잘 들어봤습니다. 끝으로 이번 삼보사찰 천리순례의 의미 짚어 주시죠?

 

< 리포터 >

 우선 추석연휴 이후에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결국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와 함께 하는 위드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순례단은 물론 취재진과 지원단 등 모든 참가자가 백신접종을 하고 철저한 방역수칙 속에 행하는 이번 순례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한 발 앞서 준비한다고 볼 수 있고요. 

특히 요즘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연일 매스컴에서 다양한 이슈들이 나오고 있고, 때로는 서로 다른 지지자들끼리 반목을 하기도 하는데요.

호남에서 시작해서 영남에서 마무리 되며, 5개 광역시와 11개 시군을 거치는 이번 순례가 코로나 극복과 국민화합의 메시지를 전달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삼보의 존귀함과 삼보사찰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인도 순례에 앞서 불교중흥을 발원하고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BBS 문화부 홍진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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