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D.P.가 정치권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육군 헌병대를 배경으로 군 내부의 가혹행위를 묘사한 D.P.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내무반에 CCTV를 설치한 것 같다며 자신의 군 생활과 거의 흡사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여야 대권 주자들도 D.P.를 시청한 후 각각의 평가를 내놓았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의 SNS에 "저는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지만 D.P.를 본 후 수십 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악습은 그렇게 소리 없이 이어져 왔다"고 지적하며, "청년을 절망시키는 야만의 역사부터 끝내는 것이 MZ(세대) 정책이고 가혹행위로 기강을 유지해야 하는 군을 강군이라 부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모욕과 불의에 굴종해야 하는 군대, 군복 입은 시민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을 반드시 바꿀 것"이라며 "청년들께 미안하고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D.P.를 시청한 후 "일당백의 강군을 만들기 위해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약했다.

홍 의원은 "저도 군부대에서 방위를 1년 6개월 경험해봤기 때문에 고참들의 가혹행위는 그때도 참 심했다"고 설명하며 "군부대를 출퇴근하면서 방위라고 군인 대접도 못 받고, 매일 고참들한테 두들겨 맞고, 종일 사역하고, 군기교육대 들어온 사병들과 봉체조 하기가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을 징병의 멍에에서 풀어줄 때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모병제를 공약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승민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의 모병제 공약을 두고 "방위가 복무 시절을 회상하며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자고 주장한다"며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비꼬았다.

유 전 의원은 "저도 D.P.를 보고 최근의 군내 성폭행 사건들은 도저히 같은 전우라고 부를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비판하며 "군대를 바꾸고 개혁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막내아들이 지난해 입대해 군 생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힘들게 군 복무 중인 모든 분과 상처를 안고 제대한 모든 분들에게 내 아들의 일이라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어린 시절 발가락을 심하게 다쳐 군대에 못 갔지만 D.P.를 보고 간접적으로 군 생활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고 밝혔다.

"드라마가 군 생활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실제 군필 청년들이 공감하는 면에 대해 더 많은 목소리를 듣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요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을 만기 전역한 나도 D.P. 드라마에 일부 나왔던 가혹행위를 당했던 경험이 있다. 

자대배치 후 처음으로 하는 일은 선임병 수십 명의 서열을 외우고 저녁 점호를 마친 후 화장실로 끌려가 바로 위 기수 선임들에게 검사를 받았다.

선임병 서열을 못 외우면 바로 가슴으로 날아오는 주먹...

당시 생각해보면 군 간부들도 이런 가혹행위를 알고 있었다. 제대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군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역시 '방관'이라고 본다. 아니면 '은폐'.

최근 잇따라 발생한 여군 부사관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도 변하지 않은 군의 방관과 은폐가 큰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군은 바뀌어야 한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