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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얼마 전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그동안 얼어붙어있던 남북 관계에 한때 개선의 청신호가 커졌지만, 최근 북한이 다시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연일 비난 담화를 내면서 한반도는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는 남북관계 개선 이후를 대비해, 한국 불교의 성지, 금강산을 도보로 넘어가는 평화의 순례길 복원 사업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B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남한의 강원도 고성 건봉사와 조제암에서 북한의 유점사를 잇는 금강산 평화의 순례길 사업인데요, 만약 성사만 된다면 남북 평화 협력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류기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터 >

한국 불교의 성지이자 수많은 고찰과 수행처가 곳곳에 퍼져있는 금강산.

군사분계선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과 양구, 고성 일대는 과거, 금강산을 찾아가기 위해 수많은 스님과 수행자들의 발길이 닿았던 곳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대북 교류 전담기구인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이들이 지났던 옛길을 근거로 금강산 순례길 조성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상스님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인터뷰.

"건봉사를 거쳐서 반드시 금강산으로 가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을 해봤습니다. 지금은 조제암이 6.25때 불타고 사지만 남아있는데, 유점사로 가는 길목에 있는 그런 사찰이 아닐까...우리 불자들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그런 길로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옛 문헌을 보면, 스님들이 아침은 건봉사, 점심은 조제암, 저녁은 유점사에서 공양을 하고 금강산으로 넘어갔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민추본은 이를 바탕으로 금강산 옛길을 조사, 발굴하고 금강산 순례길 복원까지 나아가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 수립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는 금강산 자락에 있는 고성 건봉사와 민통선 내 폐사지인 조제암, 북한 금강산에 자리한 유점사를 잇는 순례길 발굴을 위한 실사와 연구가 함께 이뤄지고 있는 단계입니다.

지상스님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인터뷰.

"우리 불교계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준비하는 과정으로 생각을 하고 있고요. 건봉사를 강원지역본부의 거점 사찰로 만들고 앞으로 조제암 복원이라든지, 또 유점사로 가고 금강산으로 가는 순례길을 복원하는..."

전문가들은 차량과 철도가 아닌 도보로 남과 북을 건너겠다는 불교계의 구상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불교계 숙원 사업인 북측 유점사와 남측 조제암을 복원하는 효과뿐 아니라, 남북 평화 협력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민간 교류의 상징적 성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습니다.

접경지역을 넘어야 하는 문제 등이 있지만, 현재 북한이 관광산업에 관심을 갖고 전국의 관광지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은 금강산 순례길 복원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일한 (DMZ평화센터 연구교수) 인터뷰.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관광 산업에 대한 개발 투자가 가장 두드러집니다...남북한 사이에 기존에 있던 금강산 관광 프로그램에 순례길, 도보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는 길을 연다 이 상상은 아무도 여태까지 못했던 거죠"

민추본은 오는 10월 1일, 고성 건봉사와 조제암을 주제로 금강산 순례길 복원 관련 학술 세미나를 열고, 불교문화유적으로서의 가치와 이를 남북 교류에 활용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스탠딩]

최근 급격히 경색된 남북 관계에도 우리 불교계는 향후 관계 개선에 대비한 남북 평화 관광사업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대북 교류 전담기구인 민추본을 중심으로 한 금강산 순례길 복원이 중장기적으로 남북 불교계 교류 활성화와 남북 간 화해 분위기 조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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