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복원불사때 발견된 3.1운동때 ‘진관사 태극기’
일장기 위 태극과 4괘..초월스님 항일 독립의지 보여줘
태극과 4괘, ‘힘과 사랑으로 자유와 평등 실현’ 의미
문화재청, 광복절 앞두고 진관사 태극기 등 보물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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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불교계 사찰 최초의 일제강점기 태극기,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덧칠해 초월스님을 비롯해 우리 불교계의 당시 항일 독립의지와 애국심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문화재청이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진관사 태극기를 비롯해,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와 김구선생의 서명이 담긴 태극기 3건과 항일독립유산들을 대거 보물과 문화재로 지정예고했습니다.

박성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터 >

지난 2009년 서울 진관사 칠성각 복원불사 과정에서 발견된 3.1운동 당시 태극기입니다.

이 태극기는 일제에 맞서 진관사를 거점으로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초월 스님이 일제 감시를 피해 깊이 숨겨두었던 것입니다.

일장기 위에 거칠게 먹으로 덧칠된 태극과 4괘의 형상이나 왼쪽 윗부분 끝자락의 불에 탄 흔적과 여러 곳의 구멍들이 보입니다.

100년전 일제 탄압에 불굴의 항일 독립운동으로 맞섰던 초월스님과 불교계의 의지가 그대로 배어있습니다.

[계호 스님 / 서울 진관사 주지]

"그때 당시 백초월 스님이 진관사에 주석하면서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일장기에다가, 중요한 것은 일장기에 태극기를 그렸다는 것, 일장기에 그렸다는 것은 일본으로부터 우리는 독립을 해야 하고, 일본을 눌러야겠다는 생각에서"

태극기와 함께 발견된 독립신문류 19점도 태극기의 새로운 의미를 전하고 있습니다.

태극과 4괘가 우주 만물과 만물의 생성을 의미한다는 기존 해석과는 달리, 진관사 태극기의 태극과 4괘는 ‘힘과 사랑’을 토대로 ‘자유와 평등’을 온 세상에 실현해간다는 해석입니다.

일제에 옥고를 치른 초월스님.
일제에 옥고를 치른 초월스님.

[계호 스님 / 서울 진관사 주지]

"(초월스님께서) 서대문 형무소에서 수감 당해서 굉장히 고통을 받고, 손톱을 뽑는 고통과 인두로 머리를 지지는 곤욕도 겪으셨는데... 일장기에 그렸다는 것은 일본을 어쨌든 눌러서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제2의 3.1운동을 하시려고 했습니다.“

문화재청은 ‘진관사 태극기’가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 태극기로, 불교계가 독립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보물지정을 예고했습니다.

문화재청은 또 고종의 외교 고문으로 미국인 오웬 니커슨 데니가 소장했던 가장 크고 오래된 ‘데니 태극기’와 ‘원종’이란 법명으로 불제자로 거듭난 뒤, 독립운동에 앞장선 김구 선생의 친필이 담긴 ‘김구 서명문 태극기’도 함께 보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와함께 ‘한국광복군 기관지 광복’과 ‘김좌진 장군 사회장 약력서’ 등 4건은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습니다.

BBS뉴스 박성용입니다.

[영상편집] 장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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