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에 출입하는 나도 국회 소통관을 지난 12일부터 못 가고 있다. 국회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회사무처에서 국회에 출입하는 기자는 코로나19 검사를 강력히 권고해서 나도 지난주 목요일(15일) 용산역 선별검사소에 가서 검사를 받고 다음 날인 금요일(16일) 오전에 음성 문자를 받았다.

2주마다 부산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러 금요일 오후에 KTX를 탔다. 여느 때처럼 KTX를 타자마자 기절해 버린 것처럼 잠이 든 나... 잠시 후 누가 과자를 먹는 소리가 들려서 잠이 깼다. 혹시 누가 KTX 안에서 과자를 먹겠느냐는 의심은 역시였다.

중간 통로를 사이로 옆에 앉아있는 한 학생이 과자를 먹고 있었다. KTX 안에서는 취식이 금지돼 있지만, 이 학생은 그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과자를 먹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내가 너무 빤히 쳐다보면 학생이 민망해할 것도 같고 옆자리에 앉아 있는 다른 승객도 모른 척하고 있는데 괜히 내가 나서서 뭐라 하면 학생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가장 큰 것은 내가 뭐라 하면 학생이 "당신이 뭔데 참견이야" 이런 얘길 들을까 봐 살짝 겁도 났다. 하지만 학생의 덩치를 보니 나보다 작았다. 그래도 그냥 자는 척하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학생은 과자 한 봉지를 다 먹고 다음 봉지를 '뻥'하고 열었다. 그 순간 아 더는 참으면 안 되겠구나 해서 학생에게 용기 내 말했다. "KTX 안은 취식 금지에요" 하니 학생이 "아 죄송합니다"하고 바로 과자를 자기 가방에 집어넣다. 난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잠들었다. 아니 잠든 척 했다.

학생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고 속으로 다행이라고 했지만 분명히 학생도 KTX 안에서 취식이 금지된 것을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배가 고파서 과자를 먹었을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코로나바이러스가 KTX 안을 떠돌다가 학생의 콧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로 학생으로 인해 KTX 안의 승객들이 감염될 수도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분들이 누굴까 생각해보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의 본격화에 따른 거리 두기 강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매출 급락했다. 이분들은 매출 절벽을 직면하며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는 실정이다.

'당장 나만 아니면 돼' 이런 생각을 가질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개인 방역 철저히 하고 남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실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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