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이호상 :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여행 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네, 작가님 코로나19가 빨리 종식이 돼서 여행을 마음대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가님, 오늘은 어디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김선권 :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선정된 전라남도 완도군에 있는 청산도로 가보겠습니다. ‘청산도(靑山島)’는 이름 그대로 푸른 섬입니다. 맑고 푸른 다도해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인해 예로부터 신선들이 산다는 ‘선산(仙山)’ 또는 ‘선원(仙源)’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청산도에는 슬로길이라 불리는 모두 11개 코스의 둘레길이 있는데, 청산도의 슬로길은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세계 슬로길 제1호’로 공식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런 슬로길이니 천천히 여유롭게 거닐면 청산도의 매력을 만끽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호상 : 저는 완도는 가봤는데 말이죠. 청산도는 못 가봤습니다. 

▶김선권 : 완도군에 섬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호상 : 그렇군요.

▶김선권 : 보길도도 있고, 관매도도 있고, 아름다운 섬이 상당히 많습니다.  청산도는 이곳에서 영화 ‘서편제’가 촬영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후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보통 영화에서 쓰였던 건물 하나 달랑 보존된 다른 세트장과는 달리 서편제 세트장에는 건물 뿐만 아니라 그 지역 자체가 보존되어 있어서 영화를 보셨던 분들은 그 여운을 즐기며 촬영장 이곳저곳을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봄이면 촬영장에 유채꽃이 활짝 피어서 찾는 분들에게 멋진 추억과 인증샷을 남겨줍니다. 그런데 이곳은 아침보다는 해 질 무렵에 방문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바다도 넘어가는 해넘이가 너무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호상 : 유채꽃이 햇살에 부딪히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은데요. 해넘이는 생각만 해도 너무 아름다운데요.

▶김선권 : 그렇죠. 해넘이 풍경으로는 이곳을 능가하는 곳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해넘이만 아름다운 곳이 아닙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밤중에, 정확히는 자정 즈음해서 한 번 다시 오셔야 합니다.

▷이호상 : 자정에요? 밤늦게 말이죠? 밤 늦게 도깨비가 나옵니까? 왜 자정에 가야한다는거죠? 그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 발생하는 거죠?

▶김선권 :하늘에 별이 가득합니다. 은하수가 흐르는 곳입니다. 앵커님, 혹시 최근에 혹시 은하수 보신 적 있으신지요?

▷이호상 : 아, 그렇게 질문하시니까요. 하늘 쳐다본게 언젠지 그것도 잘 기억이 안나는 것 같아요. 

▶김선권 :보통 그렇죠. 어릴 적엔 도시에서도 볼 수 있던 은하수가 언제부턴가 빛에 의한 공해가 심해지면서 농촌 지역에서도 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광해가 거의 없어서 하늘에 전등을 뿌려놓은 듯한 밤하늘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은하수 철인 4월에서 9월 사이에 달이 너무 밝지 않은 날이면 하늘에 구름처럼 걸려있는 은하수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 많은 별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찬란한 별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고 있구나.” “알퐁스 도데”의 아름다운 소설 “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곳에 가서 별을 바라본다면 이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호상 : 청산도 별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말씀, 은하수를 볼 수 있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풍경이네요. 정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가서 돗자리 깔고 앉아서 별을 바라보고 싶다는 그런 서정적인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김선권 : 네 전 혼자 가기도 하고, 동료 작가들과 함께 가기도 했었는데. 볼 때 마다 앵커님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산도의 또 다른 볼거리 구들장 논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청산도에는 구들장 논이라고 하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는 논이 있습니다.

▷이호상 : 구들장 논이요? 구들장이면 우리가 흔히 방을 따듯하게 데워주는 우리나라 전통적인 난방방식이잖아요. 이런 구들장을 말하는건가요?

▶김선권 : 그렇죠. 그런데 구들장 논은 산비탈이나 구릉에 마치 구들장을 놓듯 돌을 쌓아 먼저 바닥을 만든 뒤, 그 위에다 다시 흙을 부어 다져서 논을 일군 것으로, 청산도에는 돌이 많지않아 물이 고이지 않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특이한 형태의 논입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구들장 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청산도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이한 구조의 논입니다. 

▷이호상 : 그게 청산도에 있는거군요.

▶김선권 : 네네. 외형상으로는 다랑논과 거의 같은 모양인데, 물이 부족하고 돌이 많은 척박한 자연환경 조건을 극복한 농경 활동의 산물입니다. 돌이 너무 많아 농사를 부칠 땅이 부족해서 항상 쌀이 모자랐던 청산도 삶의 팍팍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구들장 논에는 지금 청보리와 유채꽃이 심어져서 관광객들에게 멋진 포토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호상 : 그 구들장 논에는 청보리와 유채꽃이 심어져 있다. 이게 구들장 논. 제가 TV에서 봤던 기억이 드는데, 직접 가보지는 못했고. 이게 그러니까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곳이군요.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청산도에는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습니다. 슬로길이 모두 11코스가 있는데, 그 중 제가 9코스를 제일 좋아하는데요. 단풍길인데 단풍나무로 터널이 만들어진 길입니다. 저는 봄 여름에만 가보아서 이 길이 물든 것을 보지는 못했는데, 붉게 물든 단풍나무 터널길을 지나가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황홀해집니다.

▷이호상 : 단풍나무 터널길이요. 청보리도 있고. 유채꽃도 있고. 또 밤에는 은하수를 볼 수가 있고요. 정말 청산도가 황홀한 섬이군요 정말. 

▶김선권 : 네 아주 멋진 곳입니다.

▷이호상 : 네, 이렇게 황홀한 곳인데. 그럼 청산도에 가면 이건 꼭 먹어봐야 한다.’ 이런 것도 있을까요?

▶김선권 : 청산도에선 당연히 전복을 드셔야합니다. 청산도는 전복양식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바닷가를 바라보면 전복양식장을 볼 수 있습니다. 

▷이호상 : 원래 완도쪽이 전복이 유명하잖아요? 

▶김선권 : 네, 그쵸. 그 지역 전체가 전복 산지로 유명한 곳인데 청산도도 상당히 양식이 많이 되는 곳입니다. 식당에서 백반을 시켜도 반찬으로 전복이 나오는 곳입니다.

▷이호상 : 백반 반찬으로 전복이 나온다고요?

▶김선권 : 그렇습니다. 엄지 손가락 크기의 작은 것이지만 일 인당 2~3개 먹을 수 있게 나옵니다. 회센터에서 전복을 사서 그곳에 있는 테이블에서 먹을 수도 있지만, 이곳의 특이한 시스템은 회센터에서 사서 손질한 전복이나 회를 식당에 가져가서 추가 비용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백반은 인원수에 맞게 시켜야 합니다. 

▷이호상 : 그렇군요. 이게 작가님 청산도를 가려면 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까?

▶김선권 : 네 완도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50분 정도 들어갑니다. 

▷이호상 :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군요. 

▶김선권 : 네, 그런데 배가 특이하게 대부분의 배가 그렇지만요. 의자로 된 좌석도 있고, 누워서 갈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온돌도 있습니다. 구들장 바닥이죠. 배 바닥이요.

▷이호상 : 청산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또 드네요. 빨리 코로나19가 종식이 되어서, 가보고 싶은 곳 주말이면 마음껏 떠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고맙고요, 다음 주에 더 좋은 곳 소개해주시죠.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네, 지금까지 주말여행 스케치 시간이었는데요. 오늘은 전라남도 완도군에 있는 청산도로 떠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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