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명장과 함께하는 진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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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정 교육창(광주서부교육지원청)
박주정 교육창(광주서부교육지원청)

오늘은 ‘명인·명장과 함께하는 진로교육’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신록의 계절입니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시 한편 먼저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봄날엔 느리게 걷고 싶다/봄날엔 조금 느리게/지금 여기 이곳부터 시작해서/저기 저-어-기까지... 한 박자 느리게 느리게... 바람에 몸 실어가면서//-어라 언제 피었나~~”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가는 게 중요할텐데, 우리는 항상 마음이 조급하기만 합니다. 눈가고 마음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봄의 자국들이 선연합니다.

  4월은 본격적으로 진로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진로체험의날 특강, 직업 멘토와의 만남, 진로직업 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의 꿈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중·고등학교에 진로전담교사가 배치되어 주당 8시간 이상씩 학생들과 진로활동을 하면서 학생 개개인의 진로 포트폴리오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 학교는 자유학년제와 고교학점제의 훈풍에 힘입어 진로교육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큰 활기를 불어 넣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우리가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풍성한 진로 프로그램과 다양한 콘텐츠에 비해 학생들 자신의 꿈에 대한 고민과 직업의식이 올바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학기 초 첫 상담시간이나 평소 어른들이 의례 던지는 ‘꿈이 뭐야?’라는 질문에 시원스레 답을 하는 청소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은연중 학생들에게 조금 더 빨리 ‘꿈 찾기’를 주문합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꿈을 빨리 정해야 입시에 도움이 되는 기록을 남길 수 있고, 선택 과목도 명확하게 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아리 선택부터 입시 스펙 쌓기까지 학교생활 대부분에서 ‘꿈 찾기’는 아이들에게 짐이 되고 강요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꿈은 곧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돈 많이 버는 직업, 안정된 직업, 쉽고 편한 직업이 학생들의 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자칫 직업의식과 노동에 대한 가치가 생략된 채 진로교육이 양적으로만 성장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로는 단순한 직업이 아닙니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 것이며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나만의 그림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작지만 소중한 시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인 유명 강사가 아닌, 우리 고장의 명인·명장과 함께 꾸밉니다. 일회성 강의가 아닌, 진로 체험으로 부대끼며 몸으로 체득할 것입니다. 돈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닌, 오롯이 나에게 흥미있고 가치있는 ‘명인·명장과 함께하는 진로캠프’가 다음달 5월, 학생들을 찾아갑니다. 많이 관심 갖고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꿈 정하는 것이 조금 늦으면 어떤가? 흐드러진 봄꽃 사이로 느긋하게 함께 걸으면서, 한 발치 떨어져 아이들의 선택을 기다려 줄 수만 있다면, 이 봄의 정취가 온전히 우리들의 마음속에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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