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뜨지 않는경우 여기를 클릭하여주세요.
 

< 앵커 >

BBS 뉴스파노라마는 연말 특집으로 각 분야별로 지난 한해를 돌아보는 결산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세 번째로, 사회 분야 올 한해 주요 이슈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법조 출입하는 사회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류기완 기자! (네!)

 

< 앵커 >

우리나라 법조계도 올해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롭진 못했습니다.

많은 변화들이 있었죠.

그 가운데 특히, 코로나 여파로 한산한 법원 풍경이 참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법원이 올해만 모두 세 차례 셧다운 됐었죠?

 

< 리포터 >

네. 법조계도 코로나19 사태를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2월과 8월, 이번 달까지 모두 3번에 걸쳐 법원에서는 휴정기에 준하는 탄력적인 운영이 이뤄졌는데요.

긴급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판이 연기됐습니다.

현재도 휴정기고, 이번 휴정기는 다음 달 11일까지로 예정돼 있는데, 이로 인해 당분간 불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올해 내내 법조계를 뒤흔들었던 이슈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아니겠습니까? 

한 때 두 사람의 갈등이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죠, 검찰총장 징계라는 극한 대치 상황에 이르기도 했었지요?

 

< 리포터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 전 장관 취임 직후부터 사사건건 대립했는데요.

올해 초 인사권을 시작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입장, 채널A 사건 등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 등으로 점점 갈등 수위를 높여가더니 결국 검찰총장 징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사실 이 전까지 두 사람의 갈등 국면은 윤 총장이 추 전 장관의 지시 내용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갈등이 봉합돼 왔었죠.

그런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건 10월 국정감사 때였습니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등 작심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고, 추 장관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을 내리면서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달았습니다.

윤 총장은 곧바로 직무배제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직무 정지 위기를 넘겼고요.

이에 맞서 추 전 장관은 검사징계위원회 개최를 재차 강행하면서 윤 총장에게 정직 2개월 징계를 내렸지만, 이 마저도 법원에서는 절차상 문제 등을 이유로 징계 효력을 중지시켰습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윤 총장은 검찰총장 업무에 복귀했고요, 

앞서 추 전 장관이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하면서 1년 간 끌어온 두 사람의 갈등 국면도 일단락 됐습니다.

오늘 추 전 장관의 후임 인사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는데요.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내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기자들에게 "이 엄중한 상황에 후보자로 지명돼서 어깨가 참 무겁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인사에 앞서 추 장관은 윤 총장과의 갈등 국면에 대한 사과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는데요,

추 전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제청한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들게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혼란 등을 고려해 항고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

사실 두 사람의 갈등으로 국민 분열, 갈등이 심화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결국 두 사람의 갈등은 해를 넘기지 않고 끝나게 됐네요.

올해를 관통하는 큰 이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범죄'인데요.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죠, 텔레그램 집단 성착취 사건, 일명 'N번방' 사건에 대한 얘기 빼놓을 수 없겠죠?

 

< 리포터 >

2020년은 성범죄와 관련한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공론화됐던 한 해인데요.

그만큼 끊임없이 새로운 사건들이 발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성범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현재 어느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또 개선해야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N번방' 사건은 보안성 높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아동이나 청소년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하거나 판매한 범죄 조직을 대거 소탕한 사건인데요.

이 'N번방' 사건의 상징적 인물이죠.

'박사' 조주빈은 성폭력 범죄자 최초로 포토라인에 서기도 했습니다.

재판은 1심까지 진행됐는데, 조주빈에게는 징역 40년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뿐 아니라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등 혐의에 대해서도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서 중형을 내린 건데요.

조주빈 말고도 재판에 넘겨진 다른 공범들에게도 중형이 내려졌습니다.

검찰은 최근 '부따' 강훈과 '이기야' 이원호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 했고요, 

또 '갓갓' 문형욱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법원은 공범 안승진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 했습니다.

 

< 앵커 >

'N번방' 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고, 사회적 경감심이 높아져 처벌까지도 강화됐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죠.

반면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사건에 대한 판결은 성범죄 처벌의 한계성 또한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죠?

 

< 리포터 >

'웰컴투비디오'는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사이트입니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 손정우는 성 착취물을 게시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확정받고 올해 4월 형기가 만료됐는데요.

미국 검찰은 손 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강제 송환을 요구했는데,

우리 재판부가 불허하면서 손 씨는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N번방'과 같은 아동 성착취 범죄인데 당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가해자 중심에서 내려진 법원의 결정에 대해 당시 여성계와 시민단체 등에선 적지 않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 앵커 >

올해는 그동안 덮어두기 급급했던 '권력형 성범죄'의 민낯도 여실히 드러난 해인데요.

현직 서울·부산시장이 '성추행 의혹 사건'에 휘말렸죠?

 

< 리포터 >

미투 운동 불과 2년 만에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권력형 성범죄'죠.

현직 서울·부산시장이 잇따라 성추행 의혹 사건에 휘말렸습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월, 성추행으로 피소된 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됐고, 여성 친화적 행보를 보여 온 거물급 인사의 극단적 선택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전했는데요.

지금까지도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앞선 4월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강제 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스스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는데요.

최근 오 전 시장에 대한 또 다른 성추행 혐의가 알려지면서 지역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논란 속에 성범죄 사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해 온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문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 앵커 >

가장 최근 있었던 일인데요. 조두순이 지난 12일, 12년 복역을 마치고 만기출소했죠.

조두순의 잔인한 범죄에 비해 당시 법원이 내린 형량이 결코 무겁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그동안 성범죄에 대한 처벌에 지나치게 관대하지 않았나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 리포터 >

조두순은 지난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교회 입주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8세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조두순은 당시 술에 취해있었고, 심신이 미약하다고 주장해 감형을 받았는데요.

조두순이 출소하는 날, 조 씨의 출소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는 구치소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고요.

일부 유튜버들은 조두순의 집을 찾아가 출소 상황을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소한 조두순을 1대1 보호관찰하고, 24시간 위치추적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놨지만, 조두순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두려움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입니다.

 

< 앵커 >

끝으로 올해 있었던 주요 판결에 대해 간단히 짚어주시죠?

 

< 리포터 >

지난 10월, 친형 강제입원 사건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앞서 무죄 취지 원심 판결을 내린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는데요.

당시 대법원은 "후보자가 토론회에 참여해 질문·답변하는 과정에서 한 말은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고, 도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유력 대권주자로서 정치 생명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또,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17년의 실형이 최종 확정됐는데요.

석방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이 전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실형이 선고되면서, 현재는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억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는데요.

입시비리 혐의 관련해선 모두 유죄 판결을, 사모펀드 혐의 관련해선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판결 직후, 정 교수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화성 8차사건의 범인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가 사건 발생 32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진범 이춘재가 윤 씨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는데요.

사법부 구성원을 대표해 법원과 경찰청은 윤 씨에게 잇따라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 앵커 >

네 수고했습니다. 법조 출입하는 사회부 류기완 기자였습니다.

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