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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BBS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코로나19 마음방역 캠페인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순서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지만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명승지를 기자가 직접 찾아 현장의 소리와 함께 마음방역하는 시간이죠. 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자칭 여행전문이고 싶은 기자죠, 사회부 유상석 기자, 오늘은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유상석 기자, 나와 있죠?

 

< 리포터 >

네. 안녕하십니까, 유상석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저희 BBS불교방송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하는 차원에서 오늘은 전화를 통해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을 떠나게 됐습니다.

 

< 앵커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오늘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 리포터 >

네. 오늘은 이태원을 거쳐, 한강변을 한 번 걸어보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이태원 하면 젊음의 거리인 동시에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이는 국제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과 백인, 흑인, 이슬람권 사람들까지 모여서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동네였고요. 가끔은 외국인들끼리 한국어로 농담을 주고받거나 논쟁을 하는 낯설지만 또 한편으로 새롭고 재미있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 지역이었습니다만,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이 시련을 이겨내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이태원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바람을 갖고, 한 번 떠나보겠습니다.

[인서트 - 터키 아이스크림]

 

< 앵커 >

빨리빨리를 외치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 리포터 >

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소리입니다. 목소리 주인공 남성은 터키 아이스크림을 파는 외국인 상인인데요. 아이스크림을 줄 듯 말 듯 손님들 앞에서 묘기를 펼치는 중입니다.

 

< 앵커 >

재미있기도 하고 약 오르기도 하는 그 묘기군요. ‘잡을 수 있으면 잡아 보라’며 길다란 국자를 빠르게 돌리는...

 

< 리포터 >

네. 잡았다 싶어서 손을 보면 아이스크림은 없이 콘 과자만 잡고 있는 그 묘기입니다. 터키 아이스크림이 쫀득하다는 점을 이용한 묘기인데요.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이태원의 명물 가운데 하나가 됐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기 어려운 모습이 됐습니다. 날씨가 추운 탓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빨리 이 사태가 진정돼서 외국인 상인들의 유쾌한 묘기를 다시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앵커 >

시끌벅적했지만 지금은 조용해진 거리, 조금 더 걸어봅니다.

조금 걸으니, 가구 전문 매장이 몰려있는 거리가 나오네요.

 

< 리포터 >

네. 100여개 가구 전문 상점이 밀집해 있는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입니다.

사실 서울에 가구점이 몰려있는 거리는 많습니다. 동작대로를 끼고 사당동과 방배동 일대에도 몰려있고요, 아현동 일대에도 가구거리가 조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태원 가구거리는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지닌 가구, 다시 말해 ‘앤틱가구’ 특화상권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이 거리는 1960년대 쯤, 인근 군부대에 근무하던 미군들과 외국 공관원들이 우리나라 떠나면서 내놓은 중고 가구들을 매매하는 시장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됐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수입 가구에 대한 규제 때문에 수입가구가 거의 없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이국적인 분위기의 가구를 찾는 수요가 생겨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는 겁니다. 당시에는 가구 외에도 전자제품 및 여러 일상품이 함께 매매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 가구 수입이 자유로워지면서 미군들을 통해 들여오는 물건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앤틱가구를 수입해서 취급하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졌고요, 이렇게 전문 상점가가 새롭게 형성된 겁니다.

이 이태원 가구거리는 지난 2015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고요, 서울시와 용산구 차원에서 미군부대 용산기지 터에 들어설 용산공원과 연계해 명품 관광지구로 개발하려는 장기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서트 - 자전거]

 

< 앵커 >

좀 더 걷다 보니, 자전거 소리가 들리네요. 한강변으로 다 왔나 봅니다.

2층으로 만들어진 다리가 보이네요. 반포대교와 잠수교죠?

 

< 리포터 >

네 그렇습니다. 용산구 서빙고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잇는 다리입니다.

1층의 잠수교가 1976년 먼저 세워졌고요, 반포대교가 생긴 건 1982년의 일입니다.

반포동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세우면서, 도심에서 터미널로 통하는 다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이유에서 만들어졌는데요. 장마철만 되면 물에 잠기는 바로 그 다리가 맞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 잠수교, 왜 장마철만 되면 물에 잠기는 건가요?

 

< 리포터 >

간단합니다. 장마가 되면 물에 잠기게끔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나거나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장갑차가 신속하게 강을 건널 수 있게 하려는 목적에서 낮게 만든 것도 있고요, 이렇게 낮게 만든 다리가 홍수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강물이 흐르는 속도를 낮춰주는 그런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다만, 장마가 났다 하면 다리가 통제되는 불편이 생기기 때문에 몇 년 뒤에 다시 만든게 2층의 반포대교인 셈입니다.

이 잠수교는 사실 자전거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다리이기도 합니다. 자전거를 이용해서 한강을 건넌다는게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한강변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강을 건너야하는 상황이 되면 다리로 이동하기 위해 올라가야하는데, 도로 여건이 좋지 않아서 자전거에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 빈번합니다. 하지만 잠수교는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 앵커 >

한강까지 왔으니, 한강변을 따라 조금만 걸어보죠.

 

< 리포터 >

네. 좀 춥긴 합니다만, 한강변을 따라서 걷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일상생활과 너무 밀접해 있어서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한강변의 경관은 외국 어느 수도의 강변과 비교해도 자신 있는, 그런 아름다운 경광입니다.

[인서트 - 혜은이 제3한강교 전주]

 

< 앵커 >

반포대교를 지나서 동쪽으로 걷다보니 다리가 하나 더 보이는데요. 이게 한남대교죠?

가수 혜은이의 노래 ‘제3한강교’가 이 한남대교를 소재로 한 곡이라고요?

 

< 리포터 >

네 그렇습니다. 처음 서울에 한강 다리가 지어질 당시에는 이름이 지금과는 좀 달랐습니다. 노량진과 용산을 연결하는 지금의 한강대교가 제1한강교,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당산동을 연결하는 지금의 양화대교가 제2한강교였고요, 한남동과 압구정, 잠원동을 잇는 이 한남대교가 제3한강교였습니다. 다리가 지어진 순서대로 이름을 짓다 보니 그런 이름이 붙었고요, 바로 그 뒤에 지어진 다리가 여의도에서 마포, 우리 스튜디오에서도 보이는 마포대교인데, 특이하게도 숫자가 붙지 않고 ‘서울대교’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한강종합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됐습니다.

이 한남대교는 전쟁과 같은 상황 발생 시 서울시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계획된 다리인데요.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면서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고, 또 앞서 말씀드린 반포대교, 잠수교와 함께 강남 개발시대를 연 교량이기도 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반포대교, 잠수교와 함께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다리입니다.

 

< 앵커 >

오늘의 여행은 여기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유상석 기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BBS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코로나19 마음방역 캠페인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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