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저널967 '주말여행 스케치'

■ 대담 : 김선권 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이호상 : 전국 곳곳의 여행지에 대해 소개하는 코너, '주말여행 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님 나와계십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오늘 우리가 머릿속으로 떠나볼 여행지 어떤 곳 소개 해 주실 건가요, 작가님· 

▶김선권 : 빨간 동백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장사도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 섬은 사시사철 모두 아름답지만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가 특히 더 아름답습니다. 
동백꽃은 11월 중순 무렵부터 피기 시작해서 늦게는 4월 말까지도 피지만, 절정기는 2월 초순부터 3월 말까지입니다.
장사도는 통영에서 가는 방법과 거제에서 가는 방법이 있어요. 통영에서 가실 때 주의할 점은 통영여객선터미널이 아닌 통영 유람선 터미널을 이용해야 합니다. 거제에서는 가배선착장, 근포선착장, 대포선착장에서 갈 수 있습니다. 거제에서 가면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아서 저는 주로 거제를 이용합니다. 통영에서 가면 오래 걸리지만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감상하면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호상 : 장사도, 통영에서 가면 좋다는 말씀이신데 설명을 들어보니 거제에서도 갈 수 있고, 통영에서도 갈 수 있고, 이게 장사도 가는 시간 차이가 크게 나나요·

▶김선권 : 통영에서는 40분 정도가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장 가까운 거제근포선착장에서는 10분 남짓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장사도는 통영시에 달린 섬인데요. 행정구역은 통영에 속해있는데 거제와 더 가깝습니다.
장사도는 원래 14채의 민가와 8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던 섬이었는데, 외딴섬 무장 간첩들이 출현하고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80년대부터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고 지금은 해상공원이 되었습니다.

▷이호상 : 아니 그럼 지금은 장사도에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겁니까· 무인도인가요·

▶김선권 : 네, 현재 장사도에 사는 주민은 없고요, 직원들만 낮에 근무합니다. 그리고 거기 숙소에 방이 딱 한 칸이 있는데, 거기서 자는 사람은 없고요.

▷이호상 : 아 그럼 해상공원을 지키기 위한 직원들만 지내는건가요·

▶김선권 : 네, 거기 직원들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사는 섬이 아니라 해상공원으로 잘 꾸며진 섬이라 관광하기 딱 좋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코스가 잘 짜여 있어서 표지판을 보고 방향을 따라 걸으면 섬 전체를 알차게 구경할 수 있어요. 배에서 하산해서 다시 승선할 때까지 관람시간으로는 2시간 정도가 주어지는데, 천천히 둘러보아도 될 정도의 거리입니다.
10만여 그루가 넘는 수백 년생 동백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팔색조, 풍란, 석란은 등이 장사도의 자랑이라고 하는데요. 1,000여 종의 다양한 식물들이 섬 곳곳에 자라고 있어서 걸으면서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있어요.
다만 처음에 약간의 경사로를 올라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언덕길은 '언덕이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끝날 정도로 짧습니다. 아주 조금만 걸어 올라오면 탁 트인 풍경이 반겨줍니다.

▷이호상 :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장사도, 정말 좋을 것 같은데, 거기를 걷다보면 그야말로 힐링이 되겠어요

▶김선권 : 맞습니다. 힐링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는 섬이죠. 조금 걷다 보면, 작은 섬 장사도가 해상공원으로 바뀌던 모습들을 담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게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며 개발되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걷다 보면 장사 분교에 이르게 됩니다. 1968년 4월 개교하여 1991년까지 누적 졸업생 45명을 배출하고 폐교되었다고 하는데요. 아주 작은 학교였죠. 분교의 운동장은 분재공원으로 꾸며져 있고, 분교 앞마당 한 귀퉁이에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두 번쯤은 해봤던 놀이인 말뚝박기 조형물이 옛 추억에 잠기게 합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익숙한 말이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별로 없는 '학교종'이 걸려있습니다. 

▷이호상 : 학교 종이요· 그 큰 종을 말씀하시는 거죠· 최근에 실제로 본 기억이 별로 없네요. 

▶김선권 : 네, 저도 학교종을 장사도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분교에서 나오면 승리전망대가 나오는데요. 승리전망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임진왜란 해전 최초의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께서 수군을 이끌고 이곳 장사도를 경유해서 옥포에 도착해서 일본군을 섬멸했다고 합니다. 첫 승전이었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순신 장군이 이곳 옥포에서 첫 전투를 벌였던 그날이 선조가 한양도성에서 평양으로 도망을 갔던 날입니다. 
그리고 달팽이전망대, 승리전망대, 다도전망대, 부엉이전망대 등 곳곳에 전망대가 잘 조성되어 있어 겨울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최적지입니다. 전망대에서 멋진 겨울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전지현과 김수현이 호흡을 맞췄던 400년 전 지구에 떨어져 살고 있는 외계인 도민준과 한류 여신 톱스타 지구인 천송이의 인연과 사랑을 다뤄 꽤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였는데요. 혹시 앵커님 그 드라마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호상 : 저 봤었습니다. 기억이 납니다.

▶김선권 : 드라마 마지막쯤에 도민준이 소시오패스의 계략으로 약물중독에 빠진 천송이를 구해서 공간이동을 해서 갔던 섬이 있어요. 거기가 장사도입니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나왔던 그 아름답던 동백터널이 장사도 동백터널이고요. 그때 천송이의 대사는 "여기 혹시 도민준 씨네 별이야, 외계행성·"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런 착각을 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리고 그 동백터널에 지금쯤 동백꽃이 피기 시작했을 거예요. 아름다움이 시작된 거죠. 그리고 이건 지금 제 마음대로 소망을 담은 가정인데요, 2021년 1월이 되어서 코로나의 기세가 완전히 꺾일 때쯤 되면 동백꽃 터널의 아름다움이 절정을 향하고 있을 겁니다. 

▷이호상 : 말씀 들어보니까 무장간첩 얘기도 해주셨고요, 우리가 역사시간에 많이 봤었던 옥포해전 말이죠. 그것도 기억이 나고요. 유명 드라마도 여기서 촬영했군요. 그런데 장사도에 가면 무인도기 때문에 먹거리가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김선권 : 장사도에선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없어요. 카페가 한 곳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거제나 통영으로 나와서 먹어야 하는데요. 늦어도 봄이 올 때쯤 되면 이 지겨운 코로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여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거제나 통영에서 드실 수 있는 봄철음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흔히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하죠. 오늘 소개해 드릴 거제 통영지역의 봄철 향토 음식은 도다리쑥국입니다. 
도다리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적어서 환자들의 건강식이나 성인들의 보양식으로 좋고,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봄이 되면 도다리가 제철을 맞아 오동통하게 살이 오르는데요. 육질이 단단하고 부드러운 생도다리에 남해의 해풍을 맞고 자란 쑥 그리고 된장을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은 구수한 향과 담백함으로 나른해지고 구미를 잃기 쉬운 봄철에 잘 어울리는 향토 음식입니다.

▷이호상 : 이 도다리쑥국 먹고 싶네요. 작가님,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무리하고요. 다음 주에도 더 좋은 여행지 소개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지금까지 여행스케치 김선권 작가였습니다. 오늘은 통영 장사도라는 곳으로 떠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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