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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BBS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코로나19 마음방역 캠페인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순서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여행을 떠날 수는 없지만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명승지를 기자가 직접 찾아 현장의 소리와 함께 마음방역하는 시간이죠.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도 자칭 여행전문이고 싶은 기자죠, 사회부 유상석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유상석 기자, 어서오세요~

 

< 리포터 >

네, 안녕하십니까? 유상석입니다.

 

< 앵커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오늘은 어디를 여행해볼까요?

 

< 리포터 >

네. 오늘은 서울 관광의 중심 아닌가, 이렇게 감히 말할 수 있는 곳, 명동과 남산 일대를 둘러보는 순서가 되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을 곳입니다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활기가 많이 사라진, 그런 지역들입니다.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는 그 곳, 이 시간을 통해 한 번 떠나보겠습니다.

 

< 앵커 >

좋습니다. 그럼 이번 여행, 명동 거리에서 한 번 시작하겠군요.

[인서트 - 성악곡 ‘남몰래 흐르는 눈물’]

명동 거리인데, 성악곡이 들리네요?

 

< 리포터 >

네. 사실 개인적으로 ‘명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리는 화장품 판매점 직원들이 중국어와 일본어로 손님을 부르는 소리, 그리고 특정 종교에서 자신들의 종교를 믿으라고 권유하는 그런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저 조용합니다. 날씨가 추운 탓도 있겠지만요, 코로나19 때문에 시민과 외국인을 불문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수 자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 아닐까 싶은데요.

황량한 침묵의 거리가 될 뻔 했던 명동입니다만, 얼마 전부터 새로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가들이 시민과 상인을 위로하기 위해 거리 공연을 시작한 건데요. 지금 들으신 성악도, 한 성악가가 펼치고 있던 공연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감싸안고 위로하는 모습이 이어지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 앵커 >

이제 명동 거리를 벗어나 남산으로 향해볼까요.

 

< 리포터 >

네. 큰 길을 따라 남산터널 쪽으로 가다 보면, 남산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승강기가 나옵니다만, 오늘은 좀 다른 길로 걸어보겠습니다. 우리은행 본점 옆의 작은 길로 올라가다보면... 사실 좀 오래 걸어야합니다.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됩니다.

 

< 앵커 >

그러면, 이쯤에서 중구 회현체육센터가 보이겠네요?

 

< 리포터 >

네. 중구 구민들을 위한 구립 체육시설이고, 한국은행 직원들이 사내 헬스장처럼 사용하는 시설이기도 한데, 소개할 곳은 여기는 아니고요, 그 옆에 보이는 아주 오래된 아파트입니다. 바로 회현 제2시범 아파트입니다.

 

< 앵커 >

그렇군요, 회현 제2시범아파트.... 이름부터 꽤 오래된 아파트라는 생각이 드네요, 

 

< 리포터 >

네 그렇습니다. 회현시민아파트 또는 시범아파트로 불리는 곳입니다. 70년대에는 서울시가 주도해서 지은 ‘시민’아파트가 많았습니다. 기본적인 뼈대를 서울시가 지어주면 입주하게 된 시민들이 나머지를 알아서 완성해나가는 그런 형태였다고 해요. 그래서 집집마다 현관문 모양이 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다는데요.

그런데 이 아파트가 ‘시범’아파트라는 호칭을 얻게 된 이유는 또 따로 있습니다.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때문입니다. 사고 이후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은 “앞으로는 이 아파트를 본 받아 튼튼히 지으라”는 의미에서 ‘시범’아파트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도 합니다.

[인서트 - 윤수일 ‘아파트’ 전주]

 

< 앵커 >

한 때 연예인들이 많이 살아서 ‘연예인 아파트’라고도 불렸다죠.

‘아파트’라는 노래를 발표해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가수 윤수일 씨도 이 아파트에 살았다죠?

 

< 리포터 >

네. 지금의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자리에 당시 KBS 방송국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수 문수일 씨를 비롯해 문호장 씨, 은방울자매 등과 같은 연예인들도 많이 살았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이 아파트에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이 곳도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지난 2006년 안전검사에서 위험등급으로 판정됐기 때문인데요. 요즘엔 그저 행복의 잣대나 재산 증식 수단 정도로 여겨지는 아파트라고 하지만, 회현 시범아파트는 지금도 우리의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과거를 오롯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 앵커 >

남산 쪽을 향해 눈을 돌리면, 지붕이 둥근, 높은 흰색 빌딩이 보이잖습니까? 이건 어떤 건물이죠?

 

< 리포터 >

네. 지난 1969년 5월 5일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 7월 25일 개관했던 대한민국 최초의 어린이회관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죠. 육영수 여사가 이끌던 육영재단이 어린이들에게 학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과학지식을 보급하겠다며 세운 시설입니다.

그래서인지 건물 꼭대기에는 천문대처럼 둥근 돔이 얹혀 있고, 미국 정부가 달착륙선 모형을 기증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고, 산 중턱에 있어서 어린이들이 스스로 찾아오긴 어렵다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그래서 ‘보여주기 식 행정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건물 꼭대기의 돔이 건물 완공 이래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다는 점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어린이회관은요 1975년 능동 어린이공원 내로 이전했고요, 그 이후 국립중앙도서관,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교육연구정보원과 함께 지구촌민속교육박물관 등이 들어서 있는 상태입니다.

 

< 앵커 >

자, 그러면 이제 남산 둘레길을 걸어볼까요? 

[인서트 - 새 소리]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쉽게 들을 수 있었던 남산의 새소리죠. 둘레길을 걸으면 어디로 향하게 되나요?

 

< 리포터 >

네. 위쪽으로 걸으면 남산타워, 둘레를 계속 돌다보면 옛 국가안전기획부 청사가 나옵니다. 우리는 옛 안기부 청사를 향해 가보겠습니다.

 

 

< 앵커 >

지금은 서울유스호스텔이 들어서 있죠?

 

< 리포터 >

지난 2006년 문을 연 서울유스호스텔을 비롯해 ‘문학의 집 서울’, 옛 TBS 교통방송, 서울소방재난본부 등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뒤쪽에 위치한 건물 대부분은 안기부 사무동과 취조실, 안기부장 관사 등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은 음침하고 공포스러운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만, 그것이 꼭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만은 없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안기부 본관을 서울유스호스텔로 사용하기로 결정하기 직전, 그 역사성을 고려해 인권기념관이나 민주화운동기념관 등으로 만들자는 제안이 잇따랐지만 실현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서울 남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이 땅의 현대사를 거대한 현장 박물관이다” 이런 주장이 나오기도 합니다. 일단, 현재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발전이 아닌가 이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 앵커 >

오늘 여행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유상석 기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BBS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코로나19 마음방역 캠페인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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