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이호상 : 여행스케치 시간입니다. 전국 여행지 곳곳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여행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여행작가 연결돼있습니다. 김 작가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세요.

▶김선권 : 네, 안녕하십니까.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네, 작가님, 잘 지내셨죠?

▶김선권 :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호상 : 오늘은 어디를 좀 소개해 주실 건가요? 오늘은 섬으로 알고 있는데요. 

▶김선권 : 오늘은 좀 멀리 가보겠습니다.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자은도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신안군에는 모두 1,004개의 섬이 있어 ‘천사의 섬’이라고도 하는데요. 그중 오늘 소개해 드릴 자은도는 널리 알려지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3200여개의 섬 중에서 13번째로 큰 섬입니다. 참고로 독도는 68번째로 큰 섬입니다.

▷이호상 : 그렇군요. 섬이라~ 자은도, 드디어 배를 타게 되는군요.

▶김선권 : 제가 이 섬에 처음 방문했던 게 2011년도였는데 그때는 배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배를 타지 않고도 이 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를 타는 낭만은 사라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접근성이 좋아진 거죠.

▷이호상 : 자은도, 어떤 섬인가요?

▶김선권 : 일단 자은도라는 이름을 살펴보면 “자애롭다”라고 할 때 사용하는 “사랑 자(慈)”, “은혜 은(恩)자”를 씁니다. 섬의 이름처럼 사랑과 은혜가 가득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섬입니다. 자은도는 보통의 섬과 달리 지하수가 풍부해서 어느 곳을 파도 물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쌀농사, 대파 농사, 땅콩 농사가 잘 된다고 하네요. 자은도는 섬 사람들은 흔히 주로 어업에 종사한다는 기존의 관념과는 달리 농업이 중심인 신기한 섬입니다. 그래서인지 귀농인도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이호상 : 아니, 섬이면 어업이 중심일텐데, 농업이 중심인 섬이라고요? 특이하네요.

▶김선권 : 섬이라 당연히 바다를 끼고 있지만, 땅이 넓고 좋아 ‘해변산중’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해변산중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자은도 해사랑길’이 있는데요. 이 길은 모두 4개의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부 구간이 겹치는 자전거길을 천도천색길이라고 부르는데 모든 길이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겠죠. 자은도 해사랑길의 첫 번째 코스만 간단하게 소개해드리자면, 한운리해변부터 산돌해변까지 이어진 해넘이 길입니다. 이 길은 국토해양부에서 선정한 해안누리길 5선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솔숲과 바다가 보이는 풍광을 즐기시며 사색하시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도중에 둔장해변이 나오는데 그곳에 무한의 다리가 있습니다. 무한의 다리는 둔장해변 앞에 무인도인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를 차례로 연결하고 있는 대상산책로 입니다. 총 길이 1,004m, 의도한 길이죠. 폭 2m로, 푸른 바다를 가득 안고 바다 위를 걸으며 갯벌과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자은도해상길은 각각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인데요. 천도천색이란 말처럼 걷다보면 각기 다른 해변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호상 : 꽤 길군요, 작가님. 2~3시간 정도면.

▶김선권 : 네, 꽤 긴편입니다. 

▷이호상 : 그래도 바다도 보고, 트래킹 좋아하는 분들은 좋을 것 같네요.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좀 벅찰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섬 여행의 또다른 묘미도 있을 것 같은데요?

▶김선권 : 그렇죠. 꼭 어르신과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부담스러울 수 있죠. 그래서 자은도의 풍광을 편하게 즐기실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운리 해변에서 둔장 해변까지 임도를 따라 차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임도는 산림의 경영 및 관리를 위해 설치한 도로로써 산불에방 및 진화에 사용되기도 하는 산에 만들어진 자동차길을 말하는데요. 1코스인 해넘이길을 조금 높은 위치에서 이동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기에 경치는 더 좋죠. 산능선을 따라 이어진 임도를 따라 펼쳐진 경치는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이게 9년 전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 자은면장님께서 안내해 주셔서 갔던 곳인데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관광지도에도 없는 곳이고, 너무 오래전일이어서 길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기억해내는 데 조금 오래 걸렸긴 했습니다.

▷이호상 : 이게 작가님, 제가 사전에 질문지를 보니 자은도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경치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는데, 가서 아이들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체험인가요?

▶김선권 : 대표적인 것으로 세 가지 정도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드넓은 해변에 아무 곳이나 자리 잡고 호미로 파면 조개가 툭툭 튀어나옵니다.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개펄 반 조개 반’입니다. 조개 캐기 체험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요.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될 정도로 많이 잡힙니다. 그리고 '둔장어촌체험마을'에서는 ‘후리질’이라고 하는 고기 잡기 체험도 하실 수 있습니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잖아요. 그래서 물이 빠졌을 때 바다에 들어가서 20m가 넘는 그물을 쭉 펼쳐서 바닥을 쓸면서 고기를 뭍으로 몰아오는 전통적인 어로방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체험은 게잡이 체험인데요. 사실 이 체험은 한여름에 아주 뜨거울 때만 가능한 체험이긴 한데요. 꼭 지금 가자는 것이 아니니까, 내년에는 코로나가 종식되어 가서 꼭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호상 : 지금 조개, 고기잡이, 게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는건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은데요. 지금이 조개철 아닌가요? 지금 가면 조개를 많이 잡을 수 있겠네요. 

▶김선권 : 조개는 많이 잡히는데 게는 뜨거울 때만 잡을 수 있어요. 체험으로 잡을 수 있는 게를 그 지역에서는 볼게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명칭은 아니고 칠게와 방게를 말합니다. 밤에 물 빠진 갯벌로 나가면 볼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냥 손으로 잡으면 됩니다. 어두워서 볼게가 어디 있는지 찾기 위해서 랜턴이 필요하긴 하지만 다른 어떤 도구도 필요 없는 원시 채집방식입니다. 볼게가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여요. 적당한 운동이 되는 것은 덤입니다.

▷이호상 : 작가님, 조개나 게 잡는게 혹시 불법은 아닙니까? 괜찮습니까? 

▶김선권 : 네, 불법은 아닙니다.

▷이호상 : 다행이네요. 정말 즐거운 체험이 될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작가님 자은도에 가서 먹거리 한 곳 소개해 주신다면요? 

▶김선권 : 자은도에서는 물론 생선회죠. 모든 섬이 마찬가지겠지만 민어, 농어, 광어 등 다양한 자연산 생선회가 넘쳐납니다. 가격도 저렴하고요. 그런데 이제 계절적으로 끝물이긴 하지만 회보다도 제 입맛을 더 자극했던것이 있습니다. 그건 생새우 무침입니다. 얼핏 보아선 새우젓 같은데 소금에 절이지 않은 생새우입니다. 따로 파는 것은 아니고 거의 모든 식당에서 반찬으로 주는 것인데 별미라는 말로 부족할 정도의 맛입니다. 생각만 해도 그 고소함이 입안을 감돕니다. 

▷이호상 : 그러네요. 생새우 무침도 생새우 무침이지만, 민어 말씀이시니까 과거 제가 목포에 여행을 갔다가 이 비싼 민어회를 먹다가 민어가 비싼줄 모르고 민어 부레를 혼자 먹었다가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귀한 건데 말이죠. 

▶김선권 : 민어 맛있죠. 

▷이호상 : 네, 작가님 오늘 말씀 고맙고요. 다음 주에 더 좋은 곳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오늘은 김선권 작가와 함께 전남 신안 자은도 라는 곳으로 떠나봤습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이 돼서 자은도로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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