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이호상 기자

▷이호상 : ‘여행스케치 시간’입니다.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김 작가님, 나와 계시죠?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을 그리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잘 지내셨죠, 작가님?

▶김선권 :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호상 : 요즘 코로나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서 걱정인데 사실 이런 상황에서 여행 가는 게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텐데 여행전문가인 작가님은 어떻게 지내십니까?

▶김선권 : 저라고 뾰족한 수가 있나요? 저도 집에서 지난 여행을 회상하고요. 곧 좋아질 것을 기대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여행할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행이 자유로웠을 때는 잘 한 것이 하나 없던 제게 선물이었던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런 멋진 선물을 줬던 자연에게 저희가 잘못을 해서 이제 선물을 주지 않나 반성도 하고 있고요. 그래서 가능한 한 일회용품 쓰지 않고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호상 : 그렇군요. 아무튼 청취자분들께서 작가님의 여행지 소개를 이 시간 통해서 듣고 대리만족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가님, 오늘은 어디를 소개해주실겁니까?

▶김선권 : 그동안 소개했던 곳에 비했던 곳에 비하면 상당히 유명한 곳인데요. 멋지게 단풍 드는 시기에 소개해드리려고 꼭꼭 숨겨왔던 곳인데, 미리 소개해드릴게요.

▷이호상 : 어딥니까, 작가님?

▶김선권 : 네,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입니다.

▷이호상 : 아, 여기 청주에 있는 청남대 말씀이십니까?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이호상 : 청주에서는 그래도 유명한 곳이고 청주 시민들은 대부분 다녀오지 않았을 까 싶은데요, 어떤 볼거리가 있죠?

▶김선권 : 네, 대청호변에 자리 잡은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는 제 5공화국 시절이었던 1980년도에 대청댐준공식에 참석했던 전두환씨가 주변경관이 빼어나다는 이유로 마을이 있던 민유지를 매입해서 조성했습니다.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시설이란 이유로 접근은 물론 촬영조차 금지되었고, 경호 등의 문제로 인한 각종 규제 때문에 청남대 주변 주민이 불편을 겪어 왔는데 이에 참여정부 노무현 대통령께서 대통령으로서의 특권을 버리고 청남대를 개방, 지역주민에게 돌려줄 것을 지시해서 관리권이 충청북도로 이양되고 일반인에게 개방되었습니다. 이로써 대통령별장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대신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되었습니다. 일찍이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현암사에 들렀다가 산 아래 금강의 지형을 둘러보고 장차 이곳에 세 개의 호수가 생길 것이며, 임금이 머무는 나라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합니다. 천년이 지난 지금 유유히 흐르던 강줄기가 막히고 거대한 호수가 생겼는데, 그곳에 미호, 용호, 가호라는 지명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원효대사의 예언대로입니다. 또한, 이곳에 청남대가 생겼으니 임금이 머무르리라는 예언도 맞는 셈이죠.

▷이호상 : 작가님 말씀을 들어보니, 저도 여러 차례 청남대를 다녀왔지만 이런 사실 전혀 몰랐거든요. 특히 원효대사의 예언이 있었다는 것은 전혀 몰랐는데.

▶김선권 : 네, 그런데 재밌는 것이 좀 오래된 대부분 사찰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창건에 영향을 주셨거나 다녀간 곳이라고 합니다.

▷이호상 : 그런 사찰이 많아요.

▶김선권 : 그 오래전 길도 나쁘고, 차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그렇게 전국을 누비고 다니셨는지…. 축지법을 쓰는 게 아니라면 불가능할 텐데 말입니다. 어쩌면 의상대사와 원효대사를 사칭하고 다니던 가짜가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호상 : 최근 말하는 ‘짝퉁’ 원효대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합 리적인 의심이라 생각됩니다.

▶김선권 : 그런 생각을 해보고 있어요. 청남대에서는 봄에는 야생화를 전시하는 봄꽃축제인 영춘제, 가을이면 아름답고 다양한 국화를 만나볼 수 있는 국화축제, 재즈의 진수를 즐길 수 있는 재즈토닉 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축제와 숲 해설사와 대통령 길을 걸으며 숲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자연체험프로그램인 대통령 숲길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습니다. 대통령 가족이 휴가를 보내던 공간인 본관을 비롯해서, 양어장, 초가정과 대통령역사문화관, 대통령광장, 하늘정원, 음악분수, 그리고 모두 합하면 8㎞에 이르는 대통령길이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통령 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입니다. 대청호반에 자리 잡은 대통령길은 그 비경과 풍광이 매우 훌륭합니다. 대통령의 이름을 딴 6개의 산책로가 있는데, 각각 길이가 1Km에서 3Km 정도에 이르는 산책로는 목재데크, 황토길, 마사토길, 목교, 출렁다리 등으로 되어있는데 야생화와의 기분 좋은 만남이 있는 호반 산책로 대통령길은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걷기에 최고의 산책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름드리나무들과 야생화 그리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천천히 걷는 것, 그 자체가 힐링이 아닐까요?

▷이호상 : 이게 지금 작가님이 추천해주신다면, 여러 개의 대통령길 청남대에 있는 곳 중에서 꼭 한 개의 대통령길을 추천한다면 어디를 추천해주시겠습니까?

▶김선권 : 제가 최근 10년간 최소 1년에 두 번 이상은 다녀갔거든요. 같은 길을 걸어도 느낌이 달라요. 근데 많은 일행 중에 어르신이 계셔서 편안한 산책을 원하시면 ‘김영삼 대통령 길’을 추천하고요. 체력에 그럭저럭 자신이 있으신 분들께는 ‘노무현 대통령 길’이나 ‘김대중 대통령 길’을 추천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길’을 통해서 전망대에 올라가시면 대청호의 멋진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우연한 일인지 의도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대통령길이 그 분의 삶과 무척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호상 : 저도 지금 그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작가님 말씀 들어보니까 좀 고단한 길이 ‘노무현 대통령 길’이 아닌가 싶고요.

▶김선권 : 네, 맞아요. 근데 사실 가장 험난한 길은 전망대를 경유하는 ‘김대중 대통령 길’이에요. 전망대를 가는 길에 606개의 계단이 있는데,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으신 분께는 고난의 길이 될 거에요. 민주화 운동으로 평생을 매진한 그 분과 많이 닮아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길은 ‘노무현 대통령 길’인데요. 평소에는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그런데 1년에 단 한 번 아주 아름다울 때가 있습니다. 단풍들 때 인데요.

▷이호상 : 저는 개인적으로 단풍이 들 때가 청남대가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김선권 : 맞습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길’은 나뭇잎들이 물들 때 아름답게 변신합니다. 특히 2,30m 이상 곧게 하늘로 치솟은 나무들이 아름다운 단풍이 들면 아름다운 이곳을 국민에게 돌려준 분께 감사함이 절로 들어요. 특히 노무현 대통령 길은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적당히 험난해서 손을 잡아주면 좋을 만한 곳이 곳곳에 있어요. 그렇다고 아주 힘든 길은 아니에요. 바람 불면 곱게 물든 은행잎이 흩날리는데 정말 멋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도중에 ‘가까워지는 길’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아직은 스킨십이 조심스러운 막 시작하는 연인들이 혹은 썸 타는 남녀가 정말로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에요.

▷이호상 : 알겠습니다. 작가님, 말씀을 들어보니 건강에 자신이 있고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김대중 대통령 길’을 걸어보는 것이 좋다는 말씀이 눈에 들어오고요. 시간 때문에 마지막으로 청남대에 가면 근처에서 이것 꼭 먹어봐야 한다는 곳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김선권 : 문의동 버스정류장 근처에 음식점이 많이 있는데요. 정말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데, 저는 특히 고추장삼겹살을 추천합니다.

▷이호상 : 문의면에 있는 고추장삼겹살이요?

▶김선권 : 네. 초벌구이가 된 고추장삼겹살을 돌판에 다시 구워서 먹는데요. 맛이 일품이에요. 보통 4명이 가면 고추장삼겹살 2인분에 시래기 영양밥이나 단호박 영양밥을 함께 주문하는데, 먹고 집에 돌아올 때쯤 되면 다시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곳입니다.

▷이호상 : 아, 이거 아침부터 벌써 입맛이 도네요. 작가님 말씀 들어보니까 코로나19로 인한 근심도 이제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요. 머릿속으로 정말 좋은 여행을 다녀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 다음 주에도 또 멋진 곳 추천해주시길 부탁드리고요.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지금까지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와 함께 청남대로 떠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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