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다음은 금요일의 섹션 뉴스 문화산책 입니다.

한국 연극이 최악의 불황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출연하는 배우보다 관객들의 수가 더 적은 것이
요즘 연극계의 현실이라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연극의 메카로 자리잡아온 대학로 에는
연극은 없고 유흥업소만 넘쳐나고 있습니다.

대학로 연극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소극장 자생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이용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음악] Yiruma-wait there

1. 우리나라 연극공연을 대표하는 곳인 대학로에
문화가 사라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2. 젊음과 낭만의 거리로 불리는
대학로에는 순수 연극 무대는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는 온통 유흥 오락업소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탓에 한국연극협회 방지영 사무총장도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서트>

[음악] Cusco-lonely rose, the

3. 상업주의에 밀려 쇠퇴하고 있는 문화를 살려보자는 취지로
대학로는 지난해 5월 문화지구로 지정됐습니다.

4.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대학로가 문화지구로 지정된 뒤 문화인들의 활동은
더욱 위축됐습니다.

5. 대학로에서 25년 동안 극단을 운영해온 채윤일 단장...

6. 그는 순수 창작 연극만을 무대에 올리며
우리나라 연극계에서는 정통 연극의 일인자로 손꼽히는
연출가입니다.

7. 채 단장도 대학로가 문화지구로 지정된 뒤
가뜩이나 가난한 연극인들이 더욱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서트>

8. 문화지구 지정으로 대학로에는
주점을 포함한 일반음식점과 오락업소들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소극장들은 아래위로 자리한 술집과 노래방 등으로
공연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9. 극단도 155개에서 172개로 늘었지만
대관료가 비싼 탓에
공연이 인기를 끌어도 장기공연을 못하고
보름이나 한달 만에 막을 내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10. 상황이 이렇자 대학로를 지켜오던 연극인들은
이제 대학로를 떠날 생각마저 하고 있습니다.

채윤일 단장입니다.

<인서트>

[음악] 샤프-연극이 끝나고 난 후

11. 대다수의 연극 무대에는 객석이 텅비기 일쑤고
순수 연극을 위협하고 있는 이른바 개그쇼는
객석이 메워지기 십상입니다.

12. 연극계를 점차 좀먹고 있는 외설연극들도
꾸준히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13. 관객들이 선정적이고 한탕주의 연극에 쏠리는 사이
정통극을 내세우는 극단은 속수무책으로
한숨만 짓고 있습니다.

한국연극협회 방지영 사무총장입니다.

<인서트>

[음악] 마로니에-동숭로에서

14. 이 때문일까?

15. 국내 연극인들이 공연을 통해 버는 수입은
한달 평균 23만2천원으로
최저임금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16. 그도 그럴 것이
한 해 올려지는 연극은 평균 1200여편,
하지만 객석점유율은 50%도 채 되지 않습니다.

17. 공연예술의 기본인 연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다 보니
연극인들 스스로가 복지재단을 설립했습니다.

18. 열정으로만 배고픔을 달래기에는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주요철 상임이사의 말입니다.

<인서트>

[음악] Cusco-island of dreams

19. 대학로 연극의 거리...소극장 자생의 방안은 무엇일까?

20. 전문가들은 연극인들의 복지와 공연 지원 등
정부차원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21. 난무하고 있는
초대권 발행과 할인 서비스 등을 근절하기 위한
극단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22. 공연에 있어서 공기와 같은 존재인
극장 시설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23. 연극배우 최정우씨는
연극계 스스로의 자기 반성을 강조하며
나태해진 연극계를 꼬집었습니다.

<인서트>

24. 인생은 연극이고 우리 인간은 모두 무대 위에 선 배우다...

25. 이 말은 연극을 구성하고 있는 희곡 배우 관객이
우리네 인생과 닮아 있음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연극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우리네 삶에 있어
커다란 문화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잘 보여줍니다.

26. 끊임없는 실험과 탐구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야 할 연극...
그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연극을 대표하고 있는 대학로 연극...

27. 경쟁력 있는 작품으로 관객에게 다가서려는 극단들의
자구 노력뿐 아니라 순수예술을 지키려는
당국과 상인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동참이
요구됩니다.

BBS뉴스 이용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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