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시인대회]]

<음악>Rick wakeman [gentle breezes]

<시낭송, 한용운 [금강산]>

<음악>Tim mac brian [eternal spring]

만 2천 봉이라 불리는 기묘한 봉우리와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어우러지고,

거대한 암괴와 암판은
변화무쌍한 계곡을 만든다

수많은 계곡 곳곳에는
폭포와 소, 여울을 이루는 맑은 물이 흐른다.

깍아지르는 듯한 절벽과 험준한 바위산이
기괴하고 오묘한 형상을 만들어

중원의 어느 하늘이나 북구의 어떤 땅처럼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곳..

또, 휘감아 도는 푸른 물살의 시원함이
도처에 널려 있어 지친 세상의 한숨을 달래주는 곳...

바로 금강산이다...

<음악>John jarvis [wide open spaces]

시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발길을 서둘렀다.

유일한 분단 현장인 북녘 땅을 직접 밟기 위해서다.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은 금강산이다

그들은 평화를 염원하는
시 한편씩을 마음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만해 축전에는 특별한 행사가 준비됐다

세계평화 시인대회가 금강산과 서울을 오가며 열린 것이다

폴란드와 쿠바, 미국, 프랑스, 일본, 브라질 등
이념과 지역을 초월해
세계 각지에서 대표적 시인들이 모여들었다

백 여명의 국내외 시인들은
각자 다른 문화권에 살고 있지만
한 목소리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통일의 노래를 준비했다

이처럼 평화를 화두로 안고
세계 정상급 시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시인들이 금강산으로 가는 여정은
처음부터 녹녹치 않았다

같은 한반도 땅인 북녘 땅을 가면서
출국 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에,
시인들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전혀 외국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북녘 땅...

이 곳을 밟기 위해
남쪽에서 출국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나...

어쩌면 북으로 가면서도
입국 신고를 해야 한다는 현실이
바로 이들이 금강산을 찾는 이유일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가이드의 말을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북녘 땅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시인들은 몹시 놀랬다.

불과 10여분 떨어진 곳의 풍경이
지금까지 봐온 광경과는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온 시인, 소피해너가
가장 먼저 그 놀란 마음을 전한다

그녀는 영국 아동문학 분야의 일인자로 꼽히는 사람이다

<인서트>

이념과 이데올로기의 파편이
한반도를 갈라놓은 지 어느 덧 반 백년...

그 험난한 세월은 무엇보다
남과 북의 사람들의 모습을 바꿔놓았다

형편없이 마른 체구에
경직된 자세로 검게 그을려 있는
북측 군인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그러나 그들도 분명
우리랑 똑같은 한민족이었다

그래서 시인들은
북한을 직접 찾아 평화를 노래하는 것일까?

<음악>이현의 농 [하늘빛 그리움]

암울했던 시대에 한줄기 촛불처럼
희망의 빛이었던 선사요 지사였고,
위대한 문인이었던 만해 한용운 스님...

만해 스님은 꺼져 가는 민족혼의 불씨를 지피며
자유, 평화, 비폭력의 정신으로
한민족의 오늘을 일깨운 선각자이다.

가치관의 혼란에서 비롯된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민족의 통일 염원을 이루긴 위해선
만해 스님의 사상과 철학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만해 스님의
나라사랑, 겨레 사상 정신과
생명사상을 바탕으로 한 스님의 철학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해지는 시류이다

그런 만해 스님을 위해, 평화를 노래하기 위해
세상의 시인들은 금강산에 모인 것이다...

한시를 번역하기도 했던
폴란드 시인 아그네슈카 주압스카 우메다...

한용운을 추억하며라는 부제를 붙인
시 테페약 언덕에서 나눈 대화에서
그녀는 만해 스님의 시 정신을 회고하며
평화를 희구했다.

<시낭송, 아그네슈카 주압스카 우메다, [한용운을 추억하며]>

고은 선생의 감정이 점차 고조된다.

<시낭송, 고은 [평화를 노래하자]>

금강산 현지에선 이렇듯
시인들의 잔잔하면서도 열정적인 음성이 울려 퍼졌다.

언어는 달라도 시는 느낄 수 있었고,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만은 한결 같았다.

하버드대학에서 한국문학 교수로 재직중인
데이비드 매캔 교수의 말이다.

<인서트>

시인들의 노래 소리는 마음 속 깊숙이,
그리고 북녘 땅 깊숙이 파고들었다.

북녘 땅에서 밤늦도록 계속된 시인들의 평화의 외침...
민족의 화해와 통일도 어느덧 성큼 다가온 듯 하다.

<음악>공명 [해바라기]

이번 시인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나이지리아 출신 시인 소잉카...

그는 1986년 아프리카 흑인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잉카는 연극에 일생을 바치겠다는 야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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