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육상·해상 복합' 풍력발전소 준공…부처님의 빛과 함께 바람의 빛 발산

풍력 발전은 바람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력으로 바꾸는 발전 방식이다. 풍력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재생 가능 에너지원을 제공하며 탄소가 거의 없는 전기를 생산해 내기 때문에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10여 년 전 이미 20%에 가까운 전력을 풍력 발전을 통해 생산하고 있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역시 10%대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풍력은 깨끗하고 온실 효과를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매력적인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풍력발전이 전국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일 전남 영광군 백수면에 80MW 풍력발전소를 추가 준공해 국내 최대 풍력단지로 떠올랐다.

80MW 풍력발전소 사업자인 영광풍력발전(주)은 2천597억 원을 투자해 2017년부터 2년간 공사를 거쳐 육상과 해상에 35기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을 한곳에 모아 개발한 복합풍력단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해상에 설치된 15기는 바다 한가운데가 아닌 백수 해안가에 들어섰지만, 관련 규정에 따라 해상풍력으로 인정받았다.

총 설비용량은 79.6MW 규모이며 2.3MW 풍력 시스템 32기(육상·해상)와 2MW 풍력 시스템 3기(산지)가 설치됐다. 설비용량 기준으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풍력단지이다.

이 가운데 육상과 해상에 설치된 2.3MW 모델은 저소음 설계로 개발된 저풍속형 풍력 시스템이다.

이 곳에서는 연간 약 153GWh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4인 가족 기준 4만 3천 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규모다.

이번 풍력발전소 준공으로 영광은 기존에 운영 중인 호남풍력(20MW), 백수풍력(40MW), 약수풍력(19.8MW) 등과 합쳐 총 173.9MW, 76기의 풍력발전기가 가동되는 국내 최대 풍력단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일 열린 영광풍력발전시설 준공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영록 도지사, 김준성 영광군수, 박일준 한국동서발전(주) 사장,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실장과 지역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80MW 풍력발전소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처럼 대규모 풍력발전소가 바다를 포함해 육지에까지 설치됨으로써 주민들의 생활에는 불편이 없을까하는 게 의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영광풍력발전(주)은 발전기금으로 백수읍 상·하사리 주민발전 주식회사를 설립해 태양광발전소 2MW를 설치하는 등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수초등학교 폐교 부지를 매입해 마을 복지회관과 요양시설을 설치하는 등 주민복지 증진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영광군은 또 풍력발전기 조립공장인 그린에너지코퍼레이션을 대마산단에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발전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당일 기자회견에서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은 “영광풍력발전은 주민들에게도 이득이 되고 있다”며 “농지를 임대했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고 발전기가 들어선 그 자리에 농민들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오히려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박 사장은 “풍력발전에 해당하지 않은 주민들이 자기 땅에도 풍력발전이 들어 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기자가 만난 몇몇 주민들은 수익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도 괴물처럼 들어선 풍력발전기가 동네를 다 망치고 있다는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하는 일이니 따르긴 했지만 앞으로 소음을 어떻게 감당해야할지를 걱정하기도 했다.

풍력 발전단지는 깨끗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라는 점에서 각광은 받고 있지만 바닷가 및 육상에 우뚝 서 있어 시각적인 거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바람에 따라 지속적인 소음이 나기 때문에 청각적인 거부감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발전소에서 300m 떨어진 곳의 소음은 45dB(데시벨)로 일반 사무실의 주변소음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주거시설은 통상 규정에 따라 풍력발전소에서 반경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짓기 때문에 소음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긴 하지만 70여기가 넘는 풍력발전에서 나오는 소음은 결코 문제가 안 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준공식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화석연료는 에너지를 만들지만, 국민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하고 국민께 많은 고통을 드리는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도 거기에서 나온다. 그래서 청정에너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영광 풍력발전단지는 그러한 기대에 부응할 것” 이라고 밝혔다. 또 “이곳 풍력발전단지는 영광에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줄 것”이라며 “이곳의 수익 가운데 일부는 지역발전과 주민복리에 쓰일 것이다. 풍력발전단지가 지역과 상생하며 주민과 함께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청정에너지 자원이 가장 풍부한 전남이야말로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어갈 기회의 땅이다. 앞으로도 영광 풍력발전소처럼 주민과 더불어 잘 살게 되는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해 공급하고 지역주민들에게는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할 수 있다.

영광은 ‘신령스러운 빛’이라는 지명이다. 영광군은 ’천년의 빛 영광‘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영광은 그만큼 빛의 고장임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영광은 세 가지 빛의 고장으로 불리운다.

첫째는 백제불교최초 도래지로써 불갑사가 있는 곳이다. 처음 불교를 전파한 마라난타 존자가 법성포를 통해 입성해 불교의 최초라는 의미의 ‘불갑사’에서 설법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영광의 첫 번째 빛이 ‘부처님의 빛’이다.

두 번째는 원불교의 ‘원융의 빛이다. 영광은 원불교의 성지로써 세상을 향한 원융의 빛을 비추고 있다.

세 번째는 바로 ‘전력의 빛’이다. 한빛원전이 있고 이번에 대규모영농형 육해상 풍력단지가 들어 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두 번째 빛이 ‘마음의 빛’이라면 세 번째 빛은 산업화의 빛, 실생활을 이끄는 가시적인 빛인 것이다.

신령한 빛을 품은 영광(靈光)이 영광(榮光)스러운 땅이 되기 위해서는

영광에 들어서 있는 한빛원전과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주민을 괴롭히고 공포에 떨게 하는 괴물이 아닌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생산의 메카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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