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가 저장되어 있는 모습.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가 저장되어 있는 모습.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전이 시작됐습니다. 어제 하루에만 외교부 장차관이 모두 나섰습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예베 코포드 덴마크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덴마크 정부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최종문 2차관은 같은 날 제77차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UNESCAP 총회에서 오염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UNESCAP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53개 정회원국과 9개 준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중남미 국가를 순방한 최종건 1차관도 멕시코와 코스타리카 정부에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에 크게 반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은 은근슬쩍 일본 편을 들어줬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중국과 덜컥 손을 잡을 수도 없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자칫 동맹국인 미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중국은 우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같은 대응에는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현재 일본 측에 구체적인 오염수 처분 방식과 방류 기간 등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요청한 상황입니다. 물론, 일본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말입니다. IAEA 측에는 일본에 파견할 오염수 안전성 검증 조사단에 우리 전문가를 포함시켜달라고 지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제법적 대응으로는 방류를 늦추는 잠정조치 요청과 제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오염수 방류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한 세계 여러 나라와의 공감대 형성일 겁니다. 일본은 이미 지난 10년간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핵심 논거 준비를 마쳤을 거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오염수 방류’ 디데이는 2년 뒤, 어느 날. 미래를 바꾸기 위한 우리 정부의 치열한 외교전이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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