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누가 들었던가요?"

지난 2018년 10월 2일, 교육부 수장으로 임명된 유은혜 부총리.

당시 교육계는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 문제로 유치원장들의 집단반발 등 홍역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취임직후, 곧바로 기자실을 찾은 유 부총리는 '사립유치원 문제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면, 모든 문제가 잘 풀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보였습니다.

그런 유 부총리는 오늘(13일), MB정부 이주호 장관의 923일 재임기록을 넘어, 2000년대 임명장관 가운데 '최장수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새로 얻었습니다.

그동안 유 부총리는 사립유치원부터 사학혁신과 대입, 고교학점제, 사상초유의 코로나19 대응까지, 당면한 현안마다 국민만 바라보는듯 뚜벅뚜벅 걸어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말못할 위기나 고민도 많았습니다.

총선 차출이나 개각설, 최근의 정세균 총리 후임설까지, 수시로 거취가 회자됐고, 공들여놓은 지역구를 빼앗기는(?) 아픔도 있었으며, 조율안된 청와대의 대입 정시확대 발표 수습이나 돌봄, 아동학대같은 쉽지않은 사회현안들을 푸느라 동분서주했습니다. 

그때마다, 숨가쁘고, 지칠만한데도 내색 한번 안내더군요.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는 속도로, 흔들림없이 묵묵히 걸었다는 평가가 그래서 유 부총리에게 '그윽한 차향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유 부총리의 그 다짐과 걸어온 길은 180석 거대조직으로 4.7 보궐선거에서 참담하게 진 뒤, 패인 분석과 해법을 놓고 내홍중인 민주당에게 '혜안과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국 전 장관, 검찰개혁, LH사태, 재난지원금, 페미니즘, 친문과 비문 등 다양한 패배원인 분석, 국민눈에는 뜨겁기는 한데, 모두 계파에 매몰돼 자기 유리할대로 꿰맞추는 '견강부회'에, 내논에 물대는 '아전인수'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4.7결과를 대하는 여당의 태도, 좀 지나치면 '오만'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유은혜 부총리나 여당이나 국민을 바라보는 것은 똑같지만, 정작 '존중하고 따라야하는 대상으로 보느냐?', 아니면 '우습고 가르쳐야할 개돼지로 보느냐?'의 시각차이, 자세의 차이가 있는듯 합니다.

국민만 바라보고, 믿고, 그 마음을 헤아리고,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면, 4.7 패인분석과 해법은 명확한데 말입니다.

"촛불은 누가 들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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