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조계사에서 재한아시아 불자들의모임 주최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위한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쿠데타를 향한 저항의 의미가 담긴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조계사에서 재한아시아 불자들의모임 주최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위한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쿠데타를 향한 저항의 의미가 담긴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재한 미얀마인들의 목소리는 절박했습니다. 비록 육체는 한국에 있지만, 눈과 귀, 마음은 미얀마를 향해 있었습니다. 그들은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상황을 알리며 한국인들의 지지와 연대를 끊임없이 매일 호소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미얀마인들의 목소리 일부를, 짧은 글이로나마 전하고자 합니다.

#"군부 아닌 '쿠데타 세력'"

 많은 미얀마인이 '군부'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합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을 정부로 인정하는 듯한 표현이라는 겁니다. '반정부 세력', '쿠데타군'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하다는 게 미얀마인들의 입장입니다.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에에띤 미얀마 국립 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비인간적 행동을 하는 인간들을 군사정권이라 부르지 말아달라"면서 "쿠데타군이 지금 그들의 행동과 알맞은 표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정부로 인정해야"

 CRPH는 지난해 1월 총선거에서 당선된 미얀마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미얀마 쿠데타 이후, '임시 문민정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부통령과 9개 부처 장관 임명까지 마쳤습니다. 미얀마인들은 CRPH를 정식으로 인정해달라고 말합니다. 소모뚜 민주주의네트워크 대표는 "국제 사회가 쿠데타 세력과 손잡지 말고, 미얀마 국민의 대표인 CRPH와 함께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활동해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소모뚜 대표는 지난 3일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CRPH 공식서한을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한국 국민의 지지는 큰 힘"

 미얀마 상황이 알려진 뒤, 한국에선 많은 지지와 연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SNS에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응원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전국 곳곳에서 쿠데타와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얀마인들도 한국 내 움직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찬찬 미얀마 출신 작가 겸 방송인은 "미얀마인들은 한국을 친척 국가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어둠 속에 처해 있는 미얀마에, 한국이 그 어떤 국가보다 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데 대해 미얀마인들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한국민들이 전하는 진심이, 미얀마인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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