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19년 탄자니아 현지 취재 당시입니다. 한국불교는 이역만리 불모의 땅 아프리카에 나눔의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조계종 공익기부법인 '아름다운동행'이 탄자니아에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을 설립해 그들의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 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영양죽을 나눠주고, 일대일 결연을 맺어 후원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창궐 전, 마스크가 없는 세상이 그리워지는 사진입니다. 

탄자니아는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황열병’ 위험국가입니다. 입국 전 반드시 예방주사를 맞고, 접종 증명서를 탄자니아 공항에서 제출해야만 입국이 허가됩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황열은 ‘생백신’이라 부작용이 훨씬 심하다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별일 없겠지 하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주사를 맞고 딱 5일 만에 부작용이 왔습니다. 펄펄 끓는 고열과 온몸을 누가 때리는 듯한 심한 근육통. 너무 힘들어서 결국 회사에서 조퇴도 해야 했습니다. 

요즘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싸고 여러 말들이 나오는 걸 보면서 당시가 떠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황열 예방주사도 부작용이 아니라 체내 면역을 형성하는 ‘면역반응’이 정확한 표현이었습니다. 자문을 해준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다면(기자는 별다른 지병이 없습니다) 면역반응으로 봐도 괜찮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온라인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후 고열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후기가 늘고 있습니다. '백신 포비아(공포증)'가 스멀스멀 퍼지고 있는 겁니다. 정부는 이는 다른 예방접종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혹시 모를 이상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접종 후 30분까지는 대기실에서 경과를 지켜보도록 대응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상반응이 접종 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면, 문제는 이상반응 자체보다 이를 두고 불안해 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안심시킬 정부와 방역당국의 노력일 겁니다. 무조건 “괜찮다” 또는 "인과성이 없다"고 말하기 보다는, 확실한 조사와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국의 올바른 대응만큼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노력입니다. 어쨋든 백신으로 인한 집단면역 형성은 올해 하반기나 돼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백신 접종 현장에서 만난 한 요양보호사는 백신을 맞기가 솔직히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내가 맞아야 어르신들이 안전하다는 생각에 접종을 망설이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다른 곳에서 만난 대학병원 전문의는 접종 후 기자에게 백신을 맞는 게 맞지 않는 것보다 분명 이득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각자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 느껴졌습니다. 소수의 방심은 이들을 포함한 다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3차 대유행은 아직도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 전문가는 ‘생백신’인 황열병 예방접종은 현재의 코로나19 백신들과는 다른 종류이기 때문에, 둘을 완전히 같은 사례로 두고 비교하는 게 틀리진 않았지만, 완전 적절한 표현도 아닐 수 있다고 자문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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