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을 다니는 불자들, 불교에 매력을 느껴 핵심 교리와 기본 가르침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은 대개 스님들의 법문을 듣고 경전을 꾸준히 읽으면서 불교에 대해 조금씩 알아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불교에는 수많은 경전들이 있고 불자들은 이들 경전을 공부하고 독경, 사경 등 다양한 수행으로 이어나가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정신적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은 요즘,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 내면의 괴로움과 아픔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불교의 사상과 철학적 사유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불자들 사이에서는 불교의 가르침을 좀 더 쉽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불교 교리서, 신행 지침서에 대한 갈증이 적지 않았다. 기존에 나와있는 경전과 교재들이 한문식의 어려운 용어로 구성돼 쉽게 배우는데 한계가 있다는 하소연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불교의 가르침과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종합 책자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런 요구를 반영해 대중들에게 선보인 책이 바로 대한불교조계종의 종단본 ‘불교성전’이다. 조계종 포교원이 펴낸 종단본 불교성전은 7백 페이지에 이르며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돼있다.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주제별, 키워드별로 초기 경전,대승경전,조사어록 등에 담겨있는 중요한 가르침들을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다. 첫 장 ‘거룩한 부처님’은 부처님의 생애와 관련해 여러 경전에서 발췌한 내용을 서사식으로 구성해  석가모니 부처님이 태어나 출가의 길로 접어들어 수행끝에 스스로 깨어나고 위대한 열반에 이르는 여정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장 ‘위대한 가르침’은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삶을 괴롭게 만드는 원인들을 소개하면서 궁극의 가르침 무아 등 불교의 대표적 가르침을 통해 행복과 대자유, 해탈과 열반에 이르는 길을 전하고 있다.

세 번째 장 ‘보살의 길’에서는 믿음과 보시의 공덕, 나를 바로 세우는 계행,인내와 용서의 길,수행자로서의 자세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네 번째 장 ‘불국토 구현’에서는 출가자와 재가자의 삶은 무엇인지, 부처님 나라의 중생과 지도자들의 마음가짐 등을 다루고 있다. 불교성전 뒷부분에는 부록으로 부처님 당시 인도 지도와 4대 성지의 모습, 인도와 아시아,중국,그리고 한국 불교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연표를 실었다. 이 때문에 불자들은 일상 생활속 상황에 따라 부처님 말씀과 가르침을 <불교성전>에서 찾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교성전을 전국의 불자들에게 널리 보급하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불교성전 보급 캠페인을 진행해 1불자 1불교성전 보급에 나서기로 했다.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은 불교성전을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등 불교성전 홍보에 모두가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중앙신도회는 불교성전을 활용한 독송과 사경, 감상 공모전,인증 사진전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종단본 불교성전 출간에 맞춰 지난 1972년에 동국역경원이 펴냈던 불교성전의 재개정판도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역경원에서 출간한 한글본 불교성전을 우리말로 보다 쉽게 재구성한 재개정판에는 부처님의 생애와 초기경전, 대승경전, 교단의 규범, 조사 어록 등 불교의 핵심 내용과 생활 속에서 지혜와 교훈이 될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동국대측은 불교성전 재개정판이 팔만대장경의 축약본으로, 한 권으로 읽는 한글 팔만대장경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교성전의 편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제대로 횔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연령별,계층별로 맞춤형 불교성전을 보급하고 디지털 환경에 걸맞는 2차 가공 콘텐츠를 개발해 불교성전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웹툰과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불교성전의 내용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이룰때 불교성전은 불교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부터 불교에 대해 더 깊이 배우고 싶어 하는 불자들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불교 기본서로서 비로소 가치를 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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