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이어진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여파가 지속하고 있다.

어린이집, 병원, 사우나, 공장 등 지역과 시설을 가리지 않고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설 연휴 영향으로 가족이나 지인모임을 통한 감염 전파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15일 사흘 연속 하루 확진자 수가 300명대에 머물렀으나 16일 다시 400명대를 보이다가 17일에는 600명대로 급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21명으로 집계했다.

600명대 확진자는 지난 110(657) 이후 38일 만이다.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되고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제한도 대거 해제되자 마자 나타난 수치라 더욱 우려스럽다.

특히 수도권 신규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258(170시 기준)으로 지난달 6(297) 이후 41일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서울시는 확진자가 늘어난 데에는 검사건수가 늘었고 용산구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송파구 보습학원, 용산구 지인 모임, 구로구 체육시설 등 기존 집단감염 발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특히 수도권 확산세에 대해 "개인 간 접촉에 의한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는 부분도 또 다른 원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구 동구 음식점, 부산 북구 장례식장과 관련해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과 관련해선 지금까지 100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설 연휴 가족모임 집단감염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에서는 설 연휴 가족모임을 한 뒤 6명이 감염된 데 이어 가족 가운데 1명이 다니는 회사에서도 6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n차 전파'까지 발생했다.

세종에서는 연휴 때 조부모집에 모였던 일가족 12명 중 5명이 감염됐다.

광주에서는 빛고을 전남대병원 파견 간호사 A씨가 지난 15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순천에 거주하는 그의 부모도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봉화에서도 설 연휴에 모였던 가족 4명이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을 확진자 감소세가 멈추고 언제든 다시 증가할 수 있는 '불안한 정체기'로 진단하고 있다.

정부는 설 연휴와 거리두기 완화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의 적용 시점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자율과 책임' 기조하에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대신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방향의 거리두기 개편안을 내주까지 마련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적용 시점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주부터 환자가 증가하는 추이가 일시적인 현상일지, 재확산으로 반전되고 있는 상황인지는 조금 더 판단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서 "만약 계속 확산한다면 현재 취하고 있는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운영시간 제한을 10시로 완화한 것이나 단계 조정 등도 검토 가능한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설 연휴 동안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고향 안가기 등 이동을 최소화 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제주 강원 등 관광지는 만원 사례였다.

실제로 설 연휴(2.1114)였던 지난 주말 이동량은 일주일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수본이 휴대전화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1314일 이틀간 전국의 휴대전화 이동량은 약 59799천건으로 이 가운데 수도권이 27266천건, 비수도권이 32533천건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 67(57494천 건)과 비교하면 약 4%(2305천 건) 증가했다.

400명 대에서 하룻만에 600명 대로 치솟은 수치로 볼 때 앞으로의 코로나19 상황은 녹녹치 않아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달 말 코로나19 백신 접종, 다음 달 초··고교 개학이 차질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유행 규모를 확실히 줄여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은 이달 26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일시에 해결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전국민이 집단면역에 이르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강력한 방역조치로 피해를 본 일부 업종에서는 방역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이같은 속도로 지속한다면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또다시 사회적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방역 조치 완화가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는 있으나 생활 속 감염을 통한 집단감염이 이어진다면 당국으로서는 전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할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그 열쇠는 국민 개개인에 있다.

설 연휴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다소 해이해 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이행하고 나만이 아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을 때 코로나19로 부터 우리 모두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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