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

코로나19의 기세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지난 1월 20일 우리나라에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1번 확진자로 판정된 후 오늘 0시 기준 1만3천293명이며 사망자는 287명이다.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대구 경북 수도권으로 확산한 코로나19는 전국을 휩쓸었다.

하지만 K방역을 주도한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공무원들의 노력과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목숨을 내건 진료를 펼친 결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방역체계를 구축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간복지부 차관)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매일 확진자 상황과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알리는 브리핑을 열고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해왔다.

매일 하는 브리핑이지만 요지는 간명하다.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마라. 가더라도 마스크를 꼭 써라. 손 잘 씻고 개인 방역에 힘쓰라. 아프면 무조건 쉬어라. 조금만 이상이 있더라도 방역당국에 자진 신고하고 선별진료소를 찾으라는 것 등이다.

특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발생하면서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중이 모이는 모임과 종교활동 까지도 삼가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요청은 국민 스스로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방역당국으로서는 당연한 당부이자 권고이자 요구인 것이다.

이를 어기고 활보를 한 확진자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요즈음은 광주가 심상치 않다.

광주광역시는 오늘(9일) 현재 누적 144명이지만 지난달 27일 이후 111명이 확진돼 최근의 확산세가 무서울 정도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잠잠해지나 싶더니 광주에서 확진자가 매일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광주 전역이 비상이다. 방역당국은 광주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광주시는 매일 이용섭 시장이 직접 브리핑을 하며 시민들에게 자제를 호소하고 있고 감염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어제(8일)는 잠잠하던 전남도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광주지역의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전남도에서 확진자 1명이 나온 것은 별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 이유는 광주와 전남은 동일생활권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번질 때 경북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남도에서 발생한 확진자에 대해서는 주목해야 한다.

이 확진자는 전남 30번 확진자로 영암군 금정면 면장이다. 즉 공무원이다. 오늘 (9일) 현재 금정면장만 확진자로 판명됐지만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확진판정을 받은 금정면장은 지난 4일 영암 소재 골프장에서 공무원 12명이 3개 조로 나눠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은 금정면장과 영암군청 소속 6명, 전남도청 3명, 보성군청 1명, 광주시청(콜센터 여성 공무직) 1명 등이다.

확진판정을 받은 전남 영암 금정면장 외에 골프를 친 공무원 11명 모두 일단 음성 판정이 나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8일 "가장 최일선에서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이 감염돼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골프를 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경위를 조사해 강력히 경고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브리핑에서 전남 30번째 확진자는 영암군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남성 공무원이라며 지난 1일과 2일 광주 소재 고시학원 야간반에서 광주 117번 확진자와 같은 강의실에서 수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일 직장인 금정면사무소와 음식점, 퇴근 후 금정면 소재 처가를 거쳐 귀가했으며, 4일에는 금정면 소재 골프장과 인근 음식점, 커피숍과 처가를 들렸고. 5일 영암읍 소재 목욕탕을, 6일에는 출근해 인근 음식점에서 점심 식사 후 귀가한 것으로 확인 됐다고 전했다.

금정면장은 7일 영암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채취 후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를 통해 8일 오후 5시 30분경 최종 ‘양성’ 판정받았으며, 강진의료원으로 입원 조치됐다.

함께 거주중인 가족은 검사를 진행중이며, 확진자가 방문한 시설들은 방역을 모두 마쳤다는 게 전남도의 공식발표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확진자의 동선은 전남도가 발표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금정면장은 6일 오후 2시 45분 경 금정면 소재 모 의원에 들렸고 체온체크 결과 37.7도였다.

병원 측은 즉각 선별진료소로 갈 것을 권유했으나 면장은 "보건진료소에 갔더니 열이 난다고 한다. 영양제 하나 맞으면 나을 걸 뭐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며 영양제 하나 놔달라고 요구를 한 것이다.

병원 측이 영암읍의 보건소(선별진료소)로 갈 것을 강력이 권하자 이 면장은 “본인이 직접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는 것 아니냐”며 “자신은 괜찮다. 검사를 하면 기록이 남을 수도 있고 일이 바빠 사무실(면사무소)에 가서 일을 봐야 한다”고 나갔다는 것이다.

면장은 사무실로 가 오후 6시까지 업무를 봤다고 주변인들은 증언하고 있다. 즉각 선별진료소로 가라는 병(의)원의 조치에 따르지 않고 실제로 업무를 봤다면 이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정면사무소는 8일 많은 주민들이 참석하는 행사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이 확진자가 방문했던 금정면 소재 모 의원의 간호사는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이 병원 종사자와 면사무소 직원 등이 검사를 받는 소동을 벌였다.

특히 이 확진자의 부인은 지역 내 한 요양센터의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있어 가족 간 전파가 현실화 할 경우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이 요양센터 입원 환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고 특히 동일생활권인 광주지역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음에도 광주전남 공무원 12명이 모여 골프를 치고 식당에 간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김영록 전남지사는 "골프를 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경위를 조사해 강력히 경고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말대로 골프를 치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이 시국에 공무원들이 대거 몰려다니며 골프를 치는 것은 마땅한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왜 공무원한테만 그러냐고 억울해 할 수도 있겠으나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가 공무원이다. 지금 대한민국 공무원이 할 일 중 최우선은 코로나19 감염 방지와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다.

일반인들은 지금 소모임도 자제하고 있고 종교활동도 멈춘 상태다. 그런데 하물며 12명의 공무원이 이런 골프모임을 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확진자의 동선이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확진자가 숨기고 싶은 것은 숨긴다면 이는 곧바로 깜깜이 환자로 나타날 수 있다.

전남도는 이 확진자의 동선을 다시 확인해야 하고 만약 숨긴 게 있다면 법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아직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고 치료제도 없다.

지금 가장 안전한 백신은 우리 스스로 방역당국이 제시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 뿐 이다.

나는 괜찮겠지 하는 무신경이 코로나19의 창궐을 부른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의료진과 방역당국은 물론 지자체 공무원 등 수많은 공무원들이 다른 일보다 우선하여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일반인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일부 공직자들의 방역수칙 준수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헌신적 노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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