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위기극복 DNA

“코로나 잠잠해지면 한번 보자.”

요즘 지인들과 전화할 때 하는 인사 가운데 하나는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으면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갖자는 얘기다. 직접 만나서 보자고 먼저 얘기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삼삼오오 지인들과 만나는 기회가 대폭 줄었다. 실제로 이미 잡혔던 약속도 뒤로 미루고 있다. 2020년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일상에서 느끼던 소소한 즐거움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코로나19’는 우리 경제에도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식을 꺼리면서 음식점들은 손님이 없어 애가 탄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유통업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어들고 있다. 올해 경기회복에 본격 시동을 걸려고 했던 정부는 예견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데도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사회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른 지역의 의료인들이 대구로 향했다. 이들은 대구에 있던 의료인들과 힘을 합쳐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자신들도 감염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인들에게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소상공인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런 때 소상공인들의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임대인’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정부도 임대인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줄 경우 올해 상반기 인하액의 일정 부분을 임대인 소득.법인세에서 세액 공제를 해주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호응하고 있다.

종교계도 호응하고 있다. 사태 초기부터 불교계는 법회를 연기 또는 취소하는 등 대중들이 많이 모이는 활동을 대폭 줄이며 감염병 확산 차단에 앞장서고 있다. 천주교계도 미사를 연기 또는 취소하는 것으로 동참하고 있다.

많은 외침을 받았던 우리나라는 민초들의 힘으로 나라를 지켜낸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임진왜란때 의병활동이 그랬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 그랬고, IMF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도 마찬가지다. 그때마다 국민들은 힘을 모았고,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의 DNA를 가진 한국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시중에 마스크나 손소독제가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때는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그래도 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 국세청은 마스크 제조사와 1차 유통업체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선데 이어 온라인 판매상과 2차, 3차 소규모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매섬.매석과 무자료 거래 등 유통질서 문란 행위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마스크를 사재기한 유통업체들을 지자체에서 적발해 내는 소식을 접하면서, 늦었지만 바로 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대구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고, 병상을 마련해 대구 환자들의 이송과 치료를 돕는 자치단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둘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부처님의 ‘불이(不二) 사상’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우리 민족이 수천년동안 한반도를 지켜온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너와 내가 둘이 아니다”라는 부처님의 자타불이(自他不二) 사상이 아니었나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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