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BBS ‘아침저널 제주입니다’ - 오늘의 이슈

● 출 연 : 제주여성자원활동센터 정정숙 고문

● 진 행 : 고영진 기자

● 2019년 12월 4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앵커멘트] 지난 금요일 오후에는 2019 제주자원봉사대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도내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전하는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인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마련된 이 행사에 개인과 기관, 기업 또 청소년들까지 많은 분들이 영예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분을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2019 제주자원봉사 대상수상자입니다. 제주여성자원활동센터 정정숙 고문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정숙] 안녕하세요.

[고영진] 우선 축하의 말씀 먼저 드리겠습니다.

[정정숙] 네. 감사합니다.

[고영진] 제가 듣기로는 벌써 수상금 500만원을 여러 곳에 쾌척했다고 들었거든요. 어떻게 사용하셨습니까?

[정정숙] 네. 적십자회도 드리고 골고루 푸드뱅크,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호스피스에도 드리고, 아라 요양 병원에도 드리고 다 기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고영진] 바로 그냥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다시 환원하셨군요. 이번 제주자원봉사대상 대상수상자로 선정되셨다고 들으셨을 때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정정숙] 가슴이 두근두근 했어요. 좀 떨렸고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고 혼자서는 해낼 수 없었던 일이기 때문에 저희 봉사자들이 많이 도와주고 밀어주셔서 이런 상을 받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또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가 대신해서 상을 받은 것 같아서 좀 부끄럽기도 하고 앞으로 열심히 잘 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영진] 네. 지난 30년간 자원봉사활동에 힘써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그간의 이야기도 궁금하기도 하지만, 먼저 처음에 어떻게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정정숙] 처음에는 저희가 그 당시에는 여성회관이었는데,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이 모여서 봉사활동을 하라는 시스템이 약간 있었어요. 잠깐동안. 저희는 서예를 배우는 서예동아리였는데, 팀을 조직해서 처음에는 서귀포에 있는 성요셉요양원을 다니기 시작하다가 너무 멀어서 멀미도 하고 너무 힘들어서, 제주 양로원이 그 당시에는 월평에 있었거든요, 거기에 있을 때 다니기 시작한 거죠.

[고영진] 거기서 시작하신 게 30년간 이어져 오신 거군요.

[정정숙] 네.

[고영진] 그럼 그 이후 쭉 여러 활동을 이어오시면서 이번에 자원봉사 대상을 비롯해서 국무총리표창도 받으셨고 제주도 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 자원봉사 명예의 전당에도 등재되셨고요. 저희가 듣기로는 사회복지시설부터 환경봉사, 지역사회봉사까지 두루두루 보듬고 계셨는데, 그간 해 오신 활동 좀 여쭤 봐도 될까요?

[정정숙] 네. 그동안에는 이것, 저것, 처음에는 성요셉 양로원에서 시작해서 너무 멀어서 제주 양로원으로 시작한 게 무지개마을, 거기에는 장애우들이 김밥을 좋아하신다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김밥을 싸주고 있고, 또 장애인 요양원에는 주거환경을 깨끗하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청소도 하고 목욕도 하고 시청 어울림 쉼터에서는 독거어르신들, 노숙자 급식 제공도 해드리고 있고요.

1366 긴급전화에서는 요즘 폭력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서 여성폭력예방 같은 캠페인이나 아동폭력예방 캠페인 이런 것도 하고 있고 지금은 한길중학교로 되었죠, 소년원에서 생일잔치, 청소년 선도를 해주고, 제주 대학 병원과 의료원에서 연꽃등도 만들어서 나누어주고 있고요, 또 장애인 한마음 축제에는 마라톤 도우미가 있어요.

그런 데에는 같이 뛰어야 해요. 장애인들하고. 젊었을 때는 했는데 지금은 못해요. 태풍피해가 있으면 복구현장에 가서 도와주고 하다보니까 피부병이 올라서 병원을 다닌다든지 그런 일도 있고요. 전국 체전도 있었고 소년체전도 있었고 도외에는 음성 꽃동네를 비롯해서 여러 시설들에 바지 같은 것을 만들어서 보내고 무궁무진한 활동들을 하고 있죠.

[고영진] 네.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부터 장애인, 여성, 청소년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고, 활동 자체도 병원 봉사부터 마라톤까지 그야말로 봉사의 손길이 안 뻗친 곳이 없네요.

[정정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고영진] 언뜻 말씀하시던 중에 제주대 병원에서 연꽃등 만들기 봉사를 한다고 하셨잖아요. 연꽃등 이야기가 나와서 말씀인데, 불교와의 인연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이 이야기가 궁금한데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정정숙] 저는 원래 중고등학교 때는 성당을 다녔어요. 스님들은 무섭고 절에 들어가면 들어가는 입구에 사천왕이 되게 무섭고 그런데, 수녀님들은 아주 가깝게 보이고 저희의 말씀을 잘 들어주시고 하니까 다녔는데, 저희 외갓집에 스님이 한 분 계셨고, 또 친정아버지께서는 절을 짓는 목수이셨고, 결혼을 해보니 시어머니가 독실한 불교신자이고, 결혼을 해서 집을 가다보니 안집 주인 할머니가 독실한 불교 신자이셨어요.

아 그래서 할 수 없이 절에 다녀야 하나보다 그렇게 되었고, 할머니 손에 이끌려서 간 곳이 종호 큰 스님이 계시는 제석사로 간 것이죠. 지금까지 다니고 있고요. 그래서 인연이 된 것 같습니다.

[고영진] 네. 어린 시절에는 처음에는 천주교 종교 생활을 먼저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주변 환경이 불교와의 연을 닿게 해주었고, 그리고 제석사에서 신행활동을 시작하셨고 지금까지 이루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럼 신행활동도 신행활동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의 온기를 전파하고 계시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좀 들거든요. 우리 사회가 전보다 많은 발전은 했지만 여전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지 않겠습니까?

[정정숙] 많죠. 많이 있고, 지금은 사회적으로 지원이 많이 보편화가 되어있어서 혜택도 많이 받고 계시는 분도 있지만, 정말로 사각지대에 계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가 소외계층을 위해서 가정방문을 가보면 자식들은 있어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돌보지 않고 이래서 힘들게 아픔을 견디는 분들도 계셔서 마음이 아플 때가 많고요,

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있어서 그 점들은 저희들의 손이 갈 수가 없기 때문에 힘들어 보이는 분들을 보면 속상하고, 또 이제 약간씩 1366같은 데나 여성쉼터가 있어서 울타리 역할은 잠깐씩은 할 수 있는데, 그것에서 벗어나서 다시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그렇거든요. 그런 것을 보면 정말 속상하고 아쉬울 때가 참 많죠.

[고영진] 네. 그런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으시고요. 좀 전에 말씀해주신 이야기의 연장선상 같기는 한데 의미 있고 보람된 활동을 하면서 물론 좋은 순간도 많으셨겠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인지라 지치고 힘들고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정정숙] 네. 봉사는 보람을 얻지만 힘들 때보다도 마음이 약간 흔들릴 때가 있었어요.

[고영진] 어떨 때 주로 그렇던가요?

[정정숙] 내가 몸이 아플 때, 내가 좀 쉬고 싶은데 같이 가야 할 날짜가 정해져있으면 약속은 미리 되어있고 나는 몸이 아프고 하면 어떻게 하지, 아침에 눈을 뜨면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내가 왜 이렇게 메여서 힘들게 살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가게 되는 거예요.

가면 또 잘 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고, 어르신들 보면 만져주고 먹지는 못하지만 사탕 같은 것도 주면서 손도 잡아주고 그러다 보면 잘 왔구나 하는.. 봉사는 정말 힘이 있어요. 마력 같은. 그 정도로 잠깐씩 마음이 흔들리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요.

[고영진] 네. 몸이 아프거나 고단할 때는 조금 힘든 생각도 있지만 막상 현장에 가서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보시면 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거잖아요. 중독 같아요. 봉사활동도 어떻게 보면.

[정정숙] 중독이면서도 땡기는 이상한 마력이 있어요.

[고영진] 네. 지금 몸담고 계신 곳이 여성자원활동센터이지 않습니까? 센터소개 한 번 부탁드릴게요.

[정정숙] 우리 센터는 굉장히 센 단체예요. 일을 엄청 열심히 하고 있고요, 제가 센터에서 한 4년 간 회장 직책을 맡기도 했는데, 저희 팀이 약 35개의 팀이 있고 420명 정도의 회원들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수요처는 24개 정도의 수요처에 다니는데 못하는 게 없죠. 옷도 수선하고 미용팀, 민요, 난타, 실버댄스, 마사지, 웃음치료 등 못하는 것 없이 다니고 있는데, 저희들이 유일하게 하는 것은 제주도에서 나는 댕유지를 일 년에 한 번 씩 순수하게 수작업으로 한 2,000병을 만들어서 그것을 팔아서 기금을 쓰고 있어요.

[고영진] 청 같은 것을 만드는 건가요?

[정정숙] 아니요. 유자차. 차를 밭에 가서 직접 사다가 저희들이 만들어서 그것을 자금으로 쓰는데, 많을 때는 2,000병을 더 만들 때도 있고요, 거의 2,000병을 만들어서 판매해서 저희가 회비로 쓰고 있고요, 유일하게 회원들에게서 회비를 안 받고 하는 단체일거예요. 댕유지를 팔아서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영진] 스스로 자금을 모아서 봉사활동에 이용하시는군요.

[정정숙] 일 년에 저희 활동을 세어보니까 4,500회 정도 이상 봉사를 하더라고요.

[고영진] 거의 쉬지 않고 계속 하시는 거네요. 회원 전체 분들이 돌아가면서.

[정정숙] 네. 그러니까 거의 매일 휴일도 없어요. 일요일에 필요로 하는 데는 일요일에 가고 토요일에 필요로 하는 데는 토요일에 가고 하기 때문에. 직장 다니는 분들을 위해서 토요일과 일요일을 만들어 놓은 거예요. 그럼 직장 다니는 분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쉬니까 와서 봉사할 수 있도록.

[고영진] 그럼 이렇게 열심히 활동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지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정정숙]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면 더 좋죠. 그런데 요즘에는 봉사단체가 워낙 많이 늘어나서 많이 활동을 하고 계세요. 그런데 전국적으로도 제주도가 제일 봉사를 많이 하신대요. 인구에 비해서 많이 하신다그러고, 요즘에는 아무래도 가정이 우선이다 보니까 생계가 우선이잖아요. 그래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그럼 쉬었다가 다시 직장을 그만두면 우리를 못 잊어서 다시 찾아오세요. 그러면서 같이 활동을 하고요.

[고영진] 네. 오늘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로 채워주고 계신데, 어느덧 시간이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안타깝지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정숙] 네. 이렇게 생각지도 않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나와서 무슨 말을 제가 어떻게 했는지 정리가 되지는 않지만 어찌됐든 30여년을 생활하면서 내 자신에게 참 잘하고 있구나 이렇게 칭찬을 해주고 싶은 때도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와서 자랑도 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고 또 제가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이고요, 또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자원활동센터 봉사자님들과 호스피스 회원님들, 저와 함께 봉사를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영진] 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제주여성자원활동센터 정정숙고문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온기 나눔에 힘써주시는 모습 본받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정숙] 감사합니다.

[고영진] 오늘 출연하신 정정숙 보살님은 불자입니다. 삼십여 년 동안 한결같이 부처님의 보시행을 실천해 국무총리 표창도 받으셨고 제주도 사회복지 협의회 사회복지 명예의 전당에도 등재되셨습니다. 올 연말 정정숙 보살님 같은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지금까지 고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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