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정관 스님

●연출 : 김종광 기자

●진행 : 이병철 방송부장

●2020년 7월 14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장소 : BBS제주불교방송 / 제주시 임항로 14(덕산빌딩 4층)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이병철] 뉴욕타임스가 한국 비구니 스님 사찰 요리에 극찬을 한 바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고귀한 음식을 만드는 곳이라 소개한 곳은 바로 백양사 천진암인데요. 여기 주지스님이 사찰 음식의 대가이신 정관 스님입니다.

제주도민들과 불자들을 위한 음식 법회를 위해 제주에 오신다고 하는데요. 오는 21일과 22일 양일간 관음사 아미헌의 강연에 앞서 제주 BBS가 스님과 만나 얘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스님?

[정관 스님] 안녕하세요.

[이병철] 사찰 음식의 대가로서 유명하신데요. 최근에는 셰프계의 BTS라 불릴 만큼 세계에서 유명하신데요.

[정관 스님] 유명한 건 아니고요. 사찰 음식의 대가도 아니에요. 스님들은 누구나 사찰 음식을 할 줄 알고 관심이 있는데, 저는 조금 더 관심이 많은 겁니다. 그런데 인연이 좋아서 뉴욕타임즈를 통해서 넷플릭스의 에피소드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우리 사찰 음식과 한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찾아오시게 된 겁니다.

[이병철] 그래도 BTS처럼 한국의 음식 문화, 사찰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셨으니까 그만큼 위대한 게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스님, 또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마는 글로벌 셰프들, 한국의 사찰 음식에 대해 매료된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정관 스님] 글로벌 셰프님들이 그냥 가만히 있어도 자연적으로 한국의 사찰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자연, 그것에 따라서 음식을 찾아서 오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세계적인 셰프로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첫째는 당뇨, 저당 음식과 발효 음식과 그것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지금도 당뇨와 사찰 음식이 만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또 사찰 음식을 만드는 셰프와 식재료의 관계, 이러한 순환의 법칙으로 인해서 그러한 세계적인 셰프님들과 제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그 순환의 관계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걸 어떻게 보면 부처님의 연기법하고도 관련이 있는 것 같네요.

[정관 스님] 그렇죠. 모든 것은 하나에 통하면 열에 통하고, 열이 하나에 통하고 이렇게 해서 궁극적으로는 모든 식재료와 양념, 만드는 사람의 에너지와 먹는 사람의 에너지와 자연과 인연의 관계로 인해 음식의 맛을 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리일미라고 할까요? 모든 번뇌를 함께해서 자기가 깨달음으로 가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리일미의 맛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수행하는 과정이자 나를 사랑하는 여행이라고 봅니다.

[이병철] 사실 불교적 인연법이라고 얘기해 주셨는데 인터뷰한 계기가 다음 주에 강연하러 오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사찰 음식 강연도 있지만 법회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진행된다고 보시나요?

[정관 스님] 사찰 음식을 하기 전에 식재료가 온 곳이 어디인지, 그것을 비춰보면 나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나는 어디서 왔는지, 나는 누구인지, 이렇게 해서 식재료가 온 곳을 알아서 어떻게 손질하고, 어떤 영양이 있고, 어떤 맛을 평가해서 만드는 방법과 먹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과의 인연을 지어줘서 공덕을 만들어주는 식재료를 지향하는 강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병철] 스님께서 하시는 요리는 레시피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강연에서도 시험 메뉴는 없다고 들었는데요. 이게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정관 스님] 모든 식재료가 보면 자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우리도 뱃속에서 10개월 동안 있다가 태어납니다. 태어날 때 이미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숨을 쉬었고, 탯줄을 끊어서 자아가 성립되는 거죠. 그래서 자기를 알아가는 공부를 끊임없이 하는데, 식재료도 끊임없이 알아가야 합니다. 식재료와 내가 하나 되는 그런 공부를 하는데, 식재료 하나가 영원하지 않습니다. 봄에 씨앗을 뿌리면 떡잎이 자라고 잎이 자라고 열매를 맺었다가 땅으로 떨어지고 새로운 자기를 만듭니다. 그럴 때에 한 레시피로만 한다 하면, 예를 들어 가지가 어릴 적에는 그저 무치기만 하다가, 씨앗이 생길 정도로 여물면 양념을 더하기도 하고 기름으로 찌기도 합니다. 자라는 과정에 따라 레시피와 영양, 먹는 방법이 다 틀립니다. 그래서 레시피가 없죠.

[이병철] 스님의 요리법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 담겨 있네요. 그리고 스님은 음식을 만들어먹은 후에는 음식 명상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요?

[정관 스님] 내가 먹은 음식이 내 몸을 통해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것을 생각해보는 겁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만드는 과정은 어려워서 먹고 나면 그것은 끝입니다. 공감대 형성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끊임없이 자기를 찾아가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식재료와 나의 관계를 명상해야 하죠. 그래서 음식 명상을 함께 하고 있어요.

[이병철] 음식을 먹는 데에도 수행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네요.

[정관 스님] 네. 결국은 음식 얘기만 하면 안 돼죠. 자기를 찾아가는 불교의 사상에 입적해서 하는 공부를 함께 공유하고 함께 이루어나가는 겁니다.

[이병철] 다음 주에 제주 불자님들과 도민들이 스님을 참견하실 텐데, 사찰 음식을 배우기에 앞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요?

[정관 스님] 네. 제주 관음사에 지금 있는 대중과 주민들을 비롯해서 정말 지역에서도 이렇게 음식에 관심이 있어서 식재료에 대해 같이 알자, 음식만 만드는 게 아니라 과정을 통해서 자신을 찾아가는데, 빈 마음으로 와 주신다면 저와 함께 채워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병철] 공허한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겠네요. 아무래도 동물까지 감사는 마음을 불교에서는 인연법이라고 하는데요. 관음사 아미헌에서 시작하는 정관 스님의 체험 프로그램, 소중한 시간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스님,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관 스님] 네. 다음 주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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