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김선권 여행작가
□ 진행 : 이호상 기자

▷이호상 : 전국 곳곳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 ‘주말여행 스케치’ 오늘도 여행전문가 김선권 작가 연결돼있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r

▶김선권 : 안녕하세요. ‘여행 그려주는 남자, 김선권’입니다.

▷이호상 : 작가님, 오늘은 어디입니까?

▶김선권 : 오늘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으로 가보겠습니다. 제주를 두고 사람들은 ‘환상의 섬’으로 부르곤 합니다. 그저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는 제주의 아름다움을 대변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제주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품고 있는 섬입니다. 2007년도에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비롯해 생물권보존지역,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것만으로도 제주의 진가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중에서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은 산방산을 중심으로 제주올레 9코스와 10코스가 연결되는 해안과 각종 덩굴과 나무가 우거진 제주의 허파 곶자왈 등 자연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입니다. 오늘은 그중 대표적인 자연관광자원인 ‘화순곶자왈 생태탐방 숲길’을 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호상 : 곶자왈이요? 제주도 좋다는 거야 전국민 다 알고 있을테지만, 저도 가본지가 오래됐는데, 화순곶자왈 조금 생소한 장소인데요. 곶자왈이 어떤 곳이죠?

▶김선권 : 곶자왈은 오늘 소개해 드릴 화순곶자왈을 비롯해서 제주43항쟁의 아픔을 간직한 교래리 곶자왈, 그리고 BTS가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유명세를 탄 환상숲 곶자왈 그리고 제주곶자왈도립공원 등 제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지형입니다. 곶자왈이란 제주 말로 '숲'을 의미하는 '곶'과 암석들과 가시덤불이 뒤엉켜있는 곳을 가리키는 '자왈'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제주방언으로 지명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을 말하는 것입니다. '경제성'으로 따지자면 한마디로 쓸모 없는 땅이란 얘기지요. 그런 곶자왈이 요즘엔 생태계의 보고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곶자왈은 화산 분출 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로 쪼개지면서 분출되어 울퉁불퉁한 지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우리 나라에서 울릉도 다음으로 비가 잦아 연간 강수량은 1,700~1,800mm 정도에 이르는데요. 그 많은 강수량이 현무암이 대부분인 이곳에 그대로 스며들어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돌 틈 사이로 섭씨 13~16℃의 습기를 내보낸다고 합니다. 이러한 곶자왈의 자연적 현상 때문에 항상 적당한 습도와 겨울에는 따스한 온도를 여름에는 시원한 온도를 유지해 줍니다. 그래서 열대식물과 한대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을 이루고 있는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이호상 : 제주도를 다들 많이들 가보셨겠습니다만 곶자왈이라는 곳이 정말 생소하고 저도 처음 들어보는 곳인데, 제주의 허파라고 작가님이 소개를 하셨어요. 우리가 세계 허파하면 ‘브라질의 아마존’이렇게 떠올리는데, 이게 지금 말씀을 들으니까 여러가지 식물들도 존재하고요. 우리가 잘 보존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선권 : 그렇습니다. 그래서 곶자왈에는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이런 곶자왈을 보존함과 동시에 체험과 환경교육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기 위해서 화순곶자왈에는 1.5Km에 걸쳐 데크길과 화산송이포장숲길 등 생태탐방로를 개설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생태숲길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자연에 해가 되지 않게 탐방할 수 있습니다. 화순곶자왈은 가장 긴 코스로 왕복한다면 1시간에서 1시간 20분가량 걸립니다. 

▷이호상 : 꽤 길군요.

▶김선권 : 네. 긴 것 같지만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산책정도가 돼요. 그래서 어르신을 모시고 가더라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곳이라서, 만약 반려견과 함께 제주 여행을 갔을 경우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호상 : 반려견이 출입이 가능하군요?

▶김선권 : 네 그렇습니다. 목줄과 배변봉투는 필수로 준비해야겠죠. 길을 따라 걷다보면 탐방로 근처를 유유히 걸어다니는 소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옆 목장에서 키우는 소인데 방목해서 키우다보니 곶자왈 곳곳을 마음껏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이호상 : 걷다가 소와 마주치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김선권 : 제가 목장집 아들입니다. 그래서 소에 대해서는 조금 압니다. 소는 온순하고 똑똑해서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습니다. 먼저 도발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일부러 가까이 가서 만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소의 뒷발질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하지만 화순 곶자왈을 탐방하면서 조심할 일이 있기는 합니다. 곶자왈 입구를 지나자마자 볼 수 있는 건 소똥이에요. 바닥을 살펴보고 걷지 않으면 소똥을 밟을 수도 있을 거예요. 화순곶자왈은 총 9Km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평균 1.5Km의 폭으로 산방산 근처의 해안지역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가시나무, 새우난, 더부살이고사리와 직박구리 등 50여종의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호상 : 아 정말 곶자왈. 날씨 좋은 날 가족들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산책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요. 말씀들어보니까 경치도 좋겠지만 환경의 보고다 이런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선권 : 네 맞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원시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이 아름다운 자연이 제가 다녀간 것을 모르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걸었습니다. 구간에 따라서는 밝은 대낮인데도 벌써 어두워졌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수풀이 우거져 있습니다. 제주말로 오시록합니다. 오시록은 으슥하다는 의미의 제주방언입니다. 숲속이 전반적으로 오시록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천연림 그대로를 볼 수 있는 곶자왈에는 생명의 신비가 느껴집니다.

▷이호상 : 작가님 곶자왈 풍경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요. 먹거리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쪽에 가면? 

▶김선권 : 화순 곶자왈 근처에 가면 벵에돔 김치찜으로 유명한 제주도의 제 처음 단골이 된 식당이 있습니다. 사장님이 당신의 이름을 본떠서 식당 이름을 지은 곳인데, 오랜 세월 드나들다 보니 작은 식당에서 시작해서 중규모의 식당으로 확장 이전하는 것까지 지켜본 곳입니다. 벵에돔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어종이죠. 그도 그럴 것이 양식이 되지 않아 서울이나 일반 횟집에선 보기가 힘들고, 제주도 횟집 정도는 되어야 벵에돔회 내지는 흑돔회라는 이름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귀한 벵에돔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것은 이곳 사장님의 부군께서 직접 배로 잡아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치찜이라는거죠. 이 말을 잘 해석해 보면 항상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요. 아저씨가 벵에돔을 못 잡아 오면 메뉴에서 제외됩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김치찜에 들어가는 물고기가 달라집니다. 벤자리가 들어가기도 하고 참돔이나 객주리가 들어가서 김치찜이 완성되기도 합니다. 

▷이호상 : 운이 좀 좋아야겠군요. 가는 날이.

▶김선권 : 그런데 대부분 있더라고요. 

▷이호상 : 알겠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고맙고요. 다음 주에 더 좋은 곳 저희가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선권 : 네 고맙습니다.

▷이호상 : 지금까지 김선권 여행작가였습니다. 오늘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곶자왈 이라는 곳을 소개해주셨네요. 정말 가고 싶네요. 빨리 코로나19가 극복이 돼서 쉽게 제주도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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