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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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 

■진행: 신두식 BBS 경제산업부장 

 

신두식 :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님 모셨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성기선 : 네, 안녕하세요? 성기선입니다.

신두식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는 기관이면서 또 모든 국민들이 자세히 알지는 못해요. 그래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설립된 이후에 걸어온 길, 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소개부터 해주시죠.

성기선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가장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수능을 출제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1998년에 국립교육평가원과 한국교육개발원에 있었던 교육과정연구본부가 통합해서 평가와 교육과정이 같이 가야한다, 그런 취지로 정부 출연 국책연구기관으로 98년에 시작을 했고요. 수능을 비롯해서 검정고시, 국가수준성취도, 국제수준성취도평가, 초중등 교원을 임용하는 임용고사 등 다양한 시험을 출제하고요. 그 다음에 초중등의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그런 기능을 하는 기관입니다. 현재는 충분 진천에 있는 충북혁신도시에 위치하고 있고요. 구성원들 약 4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신두식 : 원장님께서는 지난 2017년에 교육과정평가원장을 맡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교육정책개발을 해오셨던 만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원장으로서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말씀해주신다면요?

성기선 : 2017년 10월 말에 제가 부임을 했는데요. 부임하자마자 보름만에 수능이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대개 수능은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게 2017년에는 보면 11월 16일에 해당되는데, 잘 준비가 되고 있었는데 11월 15일에 아시다시피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났죠. 그래서 상당히 비상상황이 됐고 그 짧은 시간에 수능을 일주일 연기를 결정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출제진들이 퇴소를 해야 하는데 합숙도 일주일 연기를 해야 하고 수능 문제에 대한 보안도 유지하고. 그래서 교육부와 관련 사항들을 준비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고요. 더욱이 그때 기억으로는 수능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여러 가지 강점도 있고 약점도 있는데 학생들이 시험을 치기 위해서 공부했던 문제지나 참고서들을 대거 버려버리고 그 다음날 시험을 치고 지식이라는 것이 날아간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을 시험이 연기되다 보니까 자기 책을 찾으러 간다고 아마 많이 보셨을 텐데, 산더미같이 버려진 참고서에서 자기 책을 찾는다고 헤매는 모습. 지식이라는 것이 좀 더 우리 삶을 살아가는데 밑거름이 되어야 하는데 시험만 치면 책을 버리는, 그걸 위해서 12년 이상의 공부를 했나 할 정도로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 보였다는 점에서 좀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런 문제가 있었고요. 그 다음에 작년 1년 동안은 우리 모두가 경험한 것처럼 코로나 19로 인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수능이 또 2주가 연기되었습니다. 제가 임기 3년 동안 거의 지금까지 수능 역사에 없었던 수능 연기를 두 번이나 경험하는 초유의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 3년 동안 그런 위기상황이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그래도 잘 경험했고요. 앞으로 이러한 우리 교육의 난맥상이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좀 더 노력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 올해는 해야 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년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준비해야 하고, 또 2025년부터 실시하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전면 시행을 하게 되는데 그걸 위한 준비뿐만 아니라 지금 원격교육이나 이런 것으로 인해서 기초학력이 부족하다, 또는 교육격차가 심해진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우리 미래 교육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잡아나가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두식 : 말씀하신 대로 지난 1년여 동안 코로나 19로 인해서 교육현장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일이기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좀 말씀해주시죠.

성기선 : 아주 오랜 경험 속에서 이런 것은 우리가 모두 처음 경험했는데, 작년 1년 동안 우리가 무엇을 했나 할 정도로 굉장히 혼란스러운 1년이었습니다. 작년 1월 말에, 아시다시피 우한 교민이 진천에 들어오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걸 막는다고 주민들이 트랙터 같은 걸로 막으면서 대단한 저항을 했는데 잘 타협이 돼서 나중에는 다 환영한다, 이렇게 플래카드가 나올 정도로. 진천에 우한 교민이 수용됐던 국가 공무원 인재개발원이 있는데요. 그 바로 앞에 평가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평가원에서도 그런 갈등을 경험했고, 그게 한 보름있다가 나가면 문제가 해결될 줄 알고 저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실 그때부터 대구부터 시작해서 이 팬데믹이 시작됐던 거죠. 그런 와중에 저희들은 3월 초부터 검정고시 출제, 우리는 대개 한 1년에 12번 정도 보완합숙출제를 들어가는데, 대개 시험 출제라는 것이 외부로부터 정보들을 차단하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합숙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 코로나 정국에서 합숙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안 해보던 일을 하게 되다 보니까 다들 당황하고 했는데 우리가 철저하게 매뉴얼도 만들고 또 들어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100% 코로나 검사도 하고, 검사하고 들어가서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루를 1인 1실로 대기하고 있다가 검사결과가 다 음성으로 나오면 그때부터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출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게 수능까지 갈 수 있을까, 라고 매우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준비과정에서 큰 문제 없이 진행되어서 작년 1년 동안 제가 따져보니까 약 한 5천 명 정도가 합숙했고요. 들어간 비용만 해도 10억이 넘을 정도로 상당히 비상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했고 그것이 그나마 작년 1년 동안에 검정고시나 모의수능이나 교원임용고사나 마지막에 대학수학능력검정시험 본 시험이 무난하게 치러질 수 있는 그런 결과로. 어찌 보면 천운이 따랐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였다고 생각해서 정말 어려운 난관을 뚫고 나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까마득한 그런 과제들을 해결했다는 성취감도 있는데 여전히 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시험 출제나 또는 교육과정개발이나 연구할 때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에 대해서 도전하고 준비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두식 : 국가 차원의 전국적인 입시 시험인데 주요국들이, 미국이나 프랑스나 이런 주요국들이 하지 못한 일을 저희가 치러낸 것 아닙니까? 그 차원에서 국제적인 관심도 많이 받으셨죠?

성기선 : 그렇습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대학입학시험 자체가 취소되고 그랬는데 사실 작년 생각해보면 한 10월, 11월에 어떤 이야기까지 나왔냐면 국민 청원란에 수능을 연기하자, 애당초 2주 연기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연기하자. 그게 안 되는 이유가 대학 전형이 계속 줄줄이 이어지는데 그 전체를 다 연기하면 가능하지만 사실 12월 초로 갈수록 일 500명 정도 확진자가 나오다 보니까 그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그걸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면 교육의 근간 자체가 유지되기 어렵다, 라는 사명감도 있었고요. 그렇게 해서 철저하게 준비했고 그 과정에 BBC나 CNN과 같은 외신에서 특종을 할 정도로 한국이 우리가 K방역이라고 하는데 K에듀라고 할 정도로 우리 나름대로 하나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했던 그런 일이라고 봅니다.

 

신두식 :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면서 비대면 시험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난해 고3 학생들 같은 경우에 수능 6월 모의평가를 인터넷 기반 시험으로 치렀다는데요. 어땠습니까?

성기선 :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시험치는 모의 수능이 거의 매달 있는데요. 6월 모의수능과 9월 모의수능이 특히 중요하게 인식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 해에 수능을 출제하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하는 시험입니다. 그것은 올해 수능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대해서 방향을 시사하기도 하고 또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의 상황, 학력상황이나 수준을 가늠해주는 기준점을 6월 모의수능과 9월 모의수능을 통해서 저희가 확보하게 되는데요. 6월 모의수능을 치르는데 등교를 못했다고 그때 생각하는데, 등교를 하지 못하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그러면 모의수능을 학교에서 응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기 때문에 어떻게 할 것이냐. 급하게 교육부와 협의해서 그러면 인터넷 기반의 시험을 준비해보자, 라고 했습니다. 매우 시간이 짧은, 한 보름 정도밖에 없었는데요. 시간이 없는 관계로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집에서도 응시할 수 있는, 거의 실시간으로 문제를 다운받아서 응시하고 그 문제를 온라인으로 체크하면 나중에 채점결과까지 알려주는 그런 시험이었고 그 당시에 한 5~600명 정도가 이 iBT, 인터넷 기반 모의수능을 친 것으로 됐고, 그 상황에서 아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좀 더 향후 시험들을 인쇄된 시험지가 아니라 이런 컴퓨터 기반으로 시험을 칠 수 있는 그런 체제를 연구하고 마련해야겠다는 필요성도 느꼈고요. 모든 수험생들에게 공교육이라는 것이 우리가 갖고 있는 최근의 이슈가 공정해야 된다, 기회가 공정해야 된다는 입장에서 볼 때 공교육이야말로 교육 기회의 공정성을 제공해야 된다는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런 인터넷 기반 시험들이 그러한 취지에 부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두식 : 잠깐 언급을 해주셨습니다만 정말 돌이켜보면 2021학년도 수능시험을 볼 때는 정말 3차 팬데믹이 올라가고 있을 그런 시기여서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었는데요. 당시에 그걸 준비하고 치러내실 때 많은 에피소드라고 할까요? 많은 경험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잠시 소개해주실 것이 있나요?

성기선 : 원래 애당초 예고되었던 날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1월 셋째 주 목요일이니까 11월 19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코로나 때문에 도저히 안 돼서 2주 연기하니까 12월 3일이 수능날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러면서 확진자 수가 2차 8.15 이후에 조금 감소되고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서 이렇게만 가면 큰 문제 없겠다, 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속이 타는 심정으로 준비해왔는데.

신두식 : 11월 말부터 확진자가 많이 나왔잖아요?

성기선 : 합숙을 들어가는 시점이 대개 40일 전에 들어가거든요? 12월 3일이니까 11월 10일 전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때는 대단히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11월 말 가면서 하루에 300명, 400명, 500명까지 나오게 됐거든요?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청와대 국민 청원란에 수능을 연기를 해달라는 요청까지 나오고, 그래서 상당히 어려웠고. 또 2017년 지진 일어나고나서부터 이런 비상상황이나 위기상황에서 수능 문제가 오픈되었을 때 만약에 그게 취소되면 예비 문항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능을 요즘은 출제 들어가면 본 문항이 출제되고 한 이틀 쉬다가 예비 문항이라 해서 본 문항과 거의 동일한 난이도의, 거의 동일한 것이 니라 동일한 난이도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A와 B형으로 나와서 예비 문항까지도 출제하다 보니까 출제자들이 약 40일 정도를 합숙하는데 거기다가 또 연기를 하자, 그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일주일이나 그 이상을 연기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전제하고 어떻게든 교육부와 협의를 해서 수능 12월 3일은 무조건 간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그러면 수많은 준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가림막도 해야 되고 가림막이 또 잘 떨어진다, 3면을 다 해야 하는데 앞면만 했다는 비판도 하고 했는데 한 50만 개를 갑자기 준비해야 하고, 또 시험치다가 시험지가 큽니다. 그러다 보니까 만약에 옆에 3면을 하게 되면 펼 수가 없는 구조가 되다 보니까 그런 문제들. 그리고 만약 확진자나 또는 자가격리자가 나오면 어떡하냐, 그런 사람들을 위한 현장의 조치까지 다 매뉴얼로 만들고 상당히 많은 준비를 했고요. 그게 그나마 큰 사건 없이 정말 수능이 끝나는 시간까지 우리가 비상상황실에서 대기하는데 시행상황에서 약간의 문제점들이 발생한 것은 코로나와 관계 없이 다른 문제였고 코로나 때문에 시험을 못 치거나 불이익을 받았거나 이런 사례가 전혀 없었고 저희들은 더 안정적이고 마음 편하게 생각했던 것은 그 와중에도 문제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출제돼서 문제시비, 이를테면 이의제기가, 문제가 복수 정답이 있거나 틀렸다거나 이런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들은 성공적인 수능이 되었다고 자평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일상을 우리가 언젠가는 복구를 하게 되겠지만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정말 위기상황에 강한 나라다, 라고 하는 생각들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신두식 : 시험을 치르는 이야기는 해주셨고요. 그런데 학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에 비대면 수업도 많고 학교에 자주 등교를 못하다 보니까 수험생들 또는 학생들의 실력이라고 할까요? 학력 격차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2021년도 수능시험을 분석해보면 그런 난이도 조정이라든지 학력 격차에 대한 문제라든지 이런 것이 어떻게 분석되었는지 좀 말씀해주세요.

성기선 : 수능은 기본적으로 상대평가의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영어와 한국사가 절대평가로 전환되어 있는 구조고 나머지 국어, 수학, 탐구 과목들은 다 상대평가입니다. 사실 저도 작년 1년 동안 제대로 수업을 못했던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난도를 낮춰줘야 하고 그 범위도 3학년 2학기 범위라든지 이런 것까지 안 나가도록 범위도 좀 좁혀주고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수능의 기능이라고 할까요? 어차피 이게 상대평가고 대학 전형을 위한 자료로 쓴다고 하는 측면에서 보면 거기에도 충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수능 연기나 학력저하로 인해서 수능 출제범위 조정한다든지 난도를 낮춘다든지 이런 요구들이 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이어지는 이 상대평가의 특성상 난도를 낮추더라도 그 부분은 어차피 1등급은 4%, 2등급은 7%, 3등급은 11%라는 등급별 비율이 정해져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난이도가 높고 낮은 것이 학생들의 부담을 높이고 줄이는 것과는 사실 관계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변별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표를 어느 정도 유지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래도 출제위원들에게 제가 당부하고 당부했습니다. 기존과 같이 정말 어려운 문제는 가능한 줄이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충실히 공부를 못했다는 것을 고려도 해주면서 난이도와 변별도를 적절하게 조절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습니다. 시대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결과를 보면 사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학력 저하라든지 재수생들보다 재학생들이 성적이 떨어진다든지 이런 세간의 우려가 수능자료를 분석해보면 잘 안 나옵니다. 상당히 안정적으로 지난 6월 모의수능도 그랬고 9월 모의수능도 그랬고 그걸 근거로 해서 자신감있게 본수능을 6모, 9모의 연장선에서 했기 때문에 사실 그런 우려들이 현실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데. 다만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학습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들은 조금 있을 수 있다는 것이고 수능을 통해서 그걸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고요. 하나의 변명처럼 제가 말씀드리면 국사 문항이 대단히 쉬웠다고 비판을 했는데, 사실 국사는 누구나, 한 절반 정도 이상이 1, 2, 3등급이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형자격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문항 자체가 모든 문항이 쉬운 것이 아니라 몇 문항은 그냥 이런 문제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의미에서 난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는데 사실 그 문항이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저는 그런 문제제기를 할 정도로 다른 문제가 없었다, 다른 이슈가 될 만한 상황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 수능이 그나마 성공적이었다고 하는 반증이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유념해서 출제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두식 : 저도 수능이 치러질 때 보면 언론에 공개되는 시험 문제를 간혹 보기도 하는데요.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도 만점자는 나오더라고요? 요즘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들이 많은데, 공교육의 역할이라고 할까요? 공교육만으로 이런 입시 시험을 준비하기가 가능한지 원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기선 : 그렇습니다. 저는 공교육에서 충분히 그렇게 해야 된다고 하는 당위론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적을 하는데 사교육의 여러 가지 피해나 문제점들을 비판하면서 사교육이 필요없다, 필요없는 사회로 가자,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공교육이 다인수 학생들, 성적이나 실력 격차가 있는 이질적인 학생들을 다 만족시키지 못하는 구조로 있다면 사교육은 그런 부족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공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본말이 전도됐다고 할 정도로 사교육에 의존하고 공교육을 방치해버립니다. 누구의 잘못이냐고 따지는 것은 대단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교육이 중심축을 잡아줘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고요. 지금 수능의 경우에는 공교육을 통해서 충분히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전제를 하는데 그러려면 정말 학생들이 사교육에만 의존하려는 경향들을 어떻게하면,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로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데요.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학생들이 학원을 늦게 다니고 피곤하고 아침에 밥도 안 먹고 학교에 오면 다 엎드려 잡니다. 엎드려 자고 수업은 수업대로 듣지 않고. 왜냐, 벌써 학원에서 다 들었기 때문에. 교사들은 그 들은 것을 전제로 해서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다 보니까 공교육이 마치 사교육을 따라가는 모양새로 되다 보니까 이게 굉장히 심각한 문제점들을 갖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사교육에 의존해서 무조건 수동적인, 그야말로 떠먹여주기 식의 문제풀이에만 익숙한 그런 아이들에게는 수능이 오히려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수능 문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게 단순 암기식으로 풀 수 있는 문항이 아닙니다. 많은 사고와 많은 독서량과 자기주도적인 학습태도가 갖춰져야만 수능 점수가 좋을 수밖에 없는 그런 구도인데 많은 사람들은 마치 학원을 열심히 다니면 수능 점수가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명심하고 자기주도성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 우리가 국어만 보더라도 지문 문항이 상당히 깁니다. 그런 것들을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하려면 독서량이 어마어마해야 합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어릴 때부터 가르치지 않으면 단기간 안에 점수를 내기 위해서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서 학원을 보낸다? 이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봅니다. 공교육을 통해서 충분한 교육과 부모로부터 받는 어릴 때부터의 공부에 대한 습관,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동기화가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봅니다.

 

신두식 : 잠시 쉬어가겠습니다. 이 시간에는 출연하신 분이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이 있는데요. 바로 명사의 음악시간입니다. 성기선 원장님께서는 듣고 싶은 음악,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시죠.

성기선 : 제가 좋아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수용소에 있으면서도 아들을 사랑하는 부정, 그 애틋한 마음을 정말 잘 그리고 있는데요. 마지막에 흐르는 그 음악이 너무 애잔하고 그 음악을 들을 때마다 부모의 마음은 무엇일까, 라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La Vita E Bella>라는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신두식 :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OST입니다. <La Vita E Bella> 듣고 계속하겠습니다.

 

 

원장님, 노래 잘 들었습니다. 중간에 들으시는 분들은 궁금하실 텐데요. 오늘은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새해가 됐는데 또 예비 고3 학생들이 시험을 올해 또 치르게 됩니다. 2022학년도 대입은 좀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변화가 되는지 잠시 알려주시죠.

성기선 : 2022학년도 올해 수능은 지금과는 좀 달라집니다. 몇 가지가 변화되는데요. 국어, 수학, 그리고 직업탐구영역에서 공통과목이 하나 있고 그 과목에다 선택과목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어의 경우 국어공통과목을 다 쳐야 되고요. 그리고 화법과 작문이라는 과목과 언어와 매체 이 두 과목 중에서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학의 경우에도 공통과목이 있고 확률과 통계, 미분과 적분, 기하 이 세 과목이 선택과목이 됩니다. 예전에는 수학 가형, 수학 나형해서 이과형, 문과형으로 했거든요? 올해부터는 문과 이과 구분이 없어지고 공통과목이 있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라고 하는 세 과목 중에서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선택의 유, 불리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표준점수로 보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지난해에 올해 시험 칠 선택 유형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평가원에서 자료로 벌써 만들어놨는데 한 번 참고해주시고요. 그 다음에 제2외국어와 한문 영역이 올해까지는 상대평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떤 우스개 현상이 일어나냐면 제2외국어 선택하는 학생의 약 70%가 아랍어를 선택했습니다. 그냥 그것은 공부를 별로 안 해도 대충 표준점수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학생들이 선택했는데 올해부터는 그게 절대평가로 바뀌고요. 교육방송 EBS 연계율이 70%에서 50%로 약화됩니다. 물론 학교에서 잘 지도해주겠지만 기존의 문과 이과 구분이 사실상 없어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두식 : 우리나라 공교육이 중요한데, 공교육 현장이 어떠냐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하는 이야기가 다 다릅니다. 교육학 전공하시고 교육학 박사시잖아요? 우리나라 공교육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잠시 진단해주시죠.

 

성기선 : 공교육이 갖고 있는 보편성, 교육 기회의 균등, 평등성, 공정성, 일반성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교육을 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공교육의 위기라고 하는 지적들이 줄곧 있어왔습니다. 학교위기론이 매 순간마다 학교를 굉장히 곤혹스럽게 만드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는 충분히 공감도 하고 공교육의 위기가 현상들은 기초학력이 부족하다, 학력격차가 일어난다, 미래 교육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도덕이나 인성교육이 모자란다, 또는 실용적인 교육도 못한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는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학교가 소멸될 지경까지 왔다, 그리고 대입 준비만 하다 보니까 암기 주입식과 같은 단순지식만을 가르친다, 그리고 경쟁교육이 치열하고 전반적으로 보면 학벌 사회, 학력에 대한 차별 이런 것들이 심각하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공교육 안에서의 문제를 넘어서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도대체 학교가 무엇이냐, 특히 작년에 저희들이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등교를 하지 못하는 날들이 길어지면서 학교가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고 어떤 기대를 받는가에 대해서 많은 근본적인 성찰을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학교가 기존의 방식으로 회귀하고 다시 정상을 회복했다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학교의 모습을 새롭게 한 번 재조명해보고 정말 인간을 제대로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이며, 미래의 예측 불허의 사회를 살기 위해서 우리는 지식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학교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반문해봐야 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원격교육만으로 학교교육을 대체할 수 있다, 대체를 할 수는 있겠지만 대체 못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번 기회는 하나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약과 재구조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를 줬다고 생각하는 측면에서 우리 모두가 학교의 본질을 어떻게 하면 찾아나갈 것이고 학교의 본질을 어떻게 하면 새롭게 만들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공교육의 위기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주춧돌을 준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이 기회를 잘 활용해서 교육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서 어떤 가능성의 영역을 탐색해나가는 그런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신두식 : 아쉽지만 시간이 다 됐는데요. 새해를 맞아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어떤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또 원장님 개인적으로는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신지 부탁드립니다.

성기선 : 사실 새해에 우리가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는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원격교육, 또 코로나 상황에서의 교수학습의 문제, 평가의 문제, 교육과정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연구할 것인가, 그 부분이 있고요. 현실적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2025학년도에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됩니다. 고교학점제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의 근본을 흔들만한 매우 강력한 정책적 변화라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학생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그 선택이 제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점을 따야만 졸업하는, 지금까지는 수업일수만 채우면 다 실력이 있든 없든 졸업을 했거든요? 지금은 이수, 미이수까지 가능할 정도로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질을 보장해야 된다고 하는 그런 요구이고 또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가 선택하도록, 자기 진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니까 그런 고교학점제에 대한 종합방안을 올해 마련해야 됩니다. 그 부분을 준비하고요. 그 다음에 지금 학력격차, 또 학력저하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하는데 평가원에서 기초학력지원센터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기초학력지원센터를 통해서 학력저하나 격차나 기초학력에 대해서 조사하고 대안들을 계속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앞으로 수능의 경우가 어떻게 변화될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선다형 문제 형태의 시험이 계속 유지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데 그 다음 단계에 가려면 서술형, 논술형 평가가 어떤 식으로든 도입될 겁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려면 채점의 문제가 들어가니까 AI를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를 채점할 수 있는 시스템 이런 것들도 미리 준비해나가는 그런 한 해가 됐으면 좋겠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평가원에서의 3년 동안의 재임 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이고, 다시 교수로 돌아가서 지금 말씀드린 그런 관련된 주제들을 함께 연구하는 그런 새로운 교수로서의 생활을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신두식 :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인재 양성을 위해서 더욱 힘쓰는 역할 해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성기선 : 고맙습니다. 불교방송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신두식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성기선 원장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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