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유입된 지 6개월이 지났다. 감염증에 대한 공포는 지난 6개월 동안 우리 삶 곳곳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가 만들어 놓은 '지금의 자리'는 기존에 익숙했던 일상과 다가올 미래의 ‘제 3의 자리’로 느껴진다.

지난 6개월 동안 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들...처음에는 혼란 그 자체였던 것들이 이제는 자연스런 생활의 한 부분으로 스며들고 있는 사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소비행태만 봐도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외식의 소규모화, 비대면 결제 증가, 집밥의 외식 대체, 재택근무,분산근무를 통한 새로운 생활 패턴, 온라인 교육이 급성장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비대면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 19 발생 이전에는 당연히 만나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제는 '대면'이 불필요해진 것이다. 만나지 않고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우리 일상은 이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졌다. 의식주는 물론이고 기업의 문화, 고용의 패턴도 바뀌고 있다. 기업의 경우를 보면 일단 채용 패턴이 변하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기업의 상반기 공채 일정이 전반적으로 연기된 상황에서 화상면접,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채용 절차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에 지원자가 자택 등에서 노트북이나 PC 등의 기기로 프로그램에 접속해서 회사 면접관과 질의응답하는 화상면접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LG전자도 최근 경력직 지원자에 대한 1차 실무 면접을 화상면접으로 진행했고, 카카오는 상시채용 지원자 면접을 모두 화상면접으로 전환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로 채용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도 코로나 19와 맞물려 더욱 확대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일제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채용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기업들의 비대면 채용에 대학생들이나 취준생들은 ‘긍정적’이다. YBM 한국 TOEIC위원회가 취준생과 대학생, 직장인 천8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응답자의 52.8%가 비대면 채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시대의 흐름이며, 새로운 채용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생각이다.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역시 ‘언택트 마케팅’으로 변하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은 고객과 마주하지 않고 서비스와 상품을 판매하는 비대면 마케팅 방식으로 첨단기술을 활용해 판매 직원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실생활에서 체험하고 있을 정도로 변화의 속도는 빠르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고용의 측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하다고는 볼 수 없다. 디지털화 되고 첨단화 될 수 록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들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로 고용시장은 타격을 받고 있다. 매달 사상 최악의 고용, 실업률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백대 기업 중 국민연금 가입 여부를 알 수 있는 498개 사의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 19가 본격 확산된 2월부터 6월까지 1만천880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경영이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코로나 19가 가져온 변화의 흐름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10년 안에 AI로 일자리가 재편되고 일자리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코로나 19 사태로 앞당겨진 셈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고용분야 뉴딜 정책에서 내년부터 ‘전국민 취업지원제도’를 실시하고 ‘디지털 교육도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다. 미래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구상이 코로나 19로 조금 앞당겨 구체화된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에 있어 4대 환경변화로 '비대면 원격사회로의 전환, 바이오 시장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 스마트화 가속, 위험 대응 일상화 및 회복력 증시'를 꼽았다.

계획과 통제를 벗어난 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충격과 함께 감염증에 대한 공포는 그동안 익숙했던 것, 기존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이전의 자리로, 기존의 우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는 원격사회로의 빠른 전환, 코로나 19와 가장 현명하게 공존 또는 공생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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