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연 집행위원장, “과거와는 다른 전시 확인”

● 출 연 : 김성연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 진 행 : 김상진 보도부장

● 2020년 7월 31일 금요일 오전 8시 30분 ‘부산 BBS 라디오830’

(부산FM 89.9MHz 창원FM 89.5MHz 진주FM 88,1MHz)

● 코너명 : 금요인터뷰

[김상진] 부산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한 문학작품을 미술로 시각화하는 전시가 열립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65일간 부산 원도심 일원과 영도, 을숙도에서 '2020부산비엔날레'를 개최하는데요. 금요인터뷰 오늘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김성연 집행위원장과 올해 부산비엔날레 어떻게 진행되는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성연 집행위원장님 안녕하세요?

[김성연] 네, 안녕하세요.

[김상진] 부산비엔날레가 9월 5일부터 65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올해 비엔날레는 어떤 주제로 개최되는지 설명 좀 해주시죠.

[김성연] 올해는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라는 주제로 부산현대미술관과 원도심 일대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전시는 독특하게 문학에서 출발해서 시각예술과 결합하고 음악과 결합하는 방식이고요. 부산이라는 도시를 중심에 두고 부산에서 출발한 문학 집도 출판하고 전시도 이뤄지고 음반도 발매하고 여러 층의 예술들이 부산을 해석하는 다양한 층위를 보여주는 그런 전시가 되겠습니다.

[김상진] 열 장의 이야기 다섯 편의 시 상당히 문학적인 느낌이 와닿는데요. 비엔날레라는 단어를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어떤 뜻입니까?

김성연 집행위원장

[김성연] 2년마다라는 뜻으로 격년제로 열리는 국제현대 미술전입니다. 매회 진행되는 행사에 비해서 2년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치면서 일반적인 전시 규모보다 더 크고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동시대 미술의 경향과 실험성을 파악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1895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부터 시작했는데요. 미술 올림픽이라는 별칭을 받고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부산청년비엔날레부터 시작했고요. 바다미술제와 조각프로젝트가 통합되면서 2002년 부산비엔날레로 출발해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김상진] 81년부터 시작했으면 거의 40년 가까이 역사가 됐군요.

[김성연] 국내 비엔날레의 역사를 봐도 일찍, 자발적으로 지역의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던 전시고요. 그것이 통합돼서 부산비엔날레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상진] 아쉬운 점은 40년의 역사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성연] 국내에서는 광주비엔날레가 유명한데요. 당시 상당히 많은 예산과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되는 비엔날레라는 인식이 컸고요. 거기 비해서 부산비엔날레가 상대적으로 규모 면에서 작았고 바다미술제와 조각프로젝트가 차례로 열리면서 힘을 결집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상진] 34개국 9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는데 작가들 소개 좀 해주시죠.

[김성연] 여러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학가들이 11명이고요.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작가들과 해외 문학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각으로는 현재 시각미술계에서 주목을 받는 작가들. 특히,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았던 벨기에 작가를 포함해서 아주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작가들과 젊은 작가들도 발굴해서 전시하게 되고요. 지역작가들도 주제가 맞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음악으로도 세계적인 음악가가 참여합니다.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함께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김상진] 문학작품과 예술작품,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관객들한테 어떻게 표출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김성연] 보통은 시각예술가들의 작품을 글로 해석을 하는 방식인데 이번 전시는 거꾸로 문학을 시각예술가들이, 또 음악가들이 결합하는 기존의 방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입니다.

문학가들이 실제로 지난해 말에 부산을 방문했고. 부산의 공간과 역사를 통해서 영감을 받은 문학작품을 집필했고요. 현재 출판돼 있습니다. 이 내용을 시각예술가들이 해석하는 흥미로운 과정을 통해서, 문학에 나오는 공간과 특정 내용을 매개로 작업을 했고. 음악가들도 시민들이 참여해서 제안한 소리와 문학 내용을 영감으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김상진] 문학작품에 있는 내용을 예술가들이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

[김성연] 문학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문집을 읽고 전시를 보시면 훨씬 더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김상진] 여러 챕터로 구성이 돼 있어요. 각각의 챕터에 대해서 설명 해주시죠.

[김성연] 자연스럽게 열 장의 이야기인 소설과 다섯 편의 시, 이렇게 11개의 문학작품이기 때문에 11개의 챕터로 나눠진 것이고요. 하나의 챕터에 따라서 1명의 시각예술가 혹은 10명의 시각예술가가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자연스럽게 문학작품을 통해서 11개 챕터가 나뉘었고, 챕터별로 특징별로 시각예술가들이 결합하고, 또 11개 챕터마다 음악가들이 결합해서 현대미술관과 영도의 창고 공간, 중앙동 여러 공간에 전시될 것입니다.

[김상진] 각각의 챕터, 가치가 있겠지만 위원장님이 보시기에 관심이 가는 챕터가 있으신가요?

[김성연] 영도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흥미로운데요. 부산 출신으로 영도나 부산 근대의 역사를 잘 아는 김언수 작가가 참여했고, 거기에 깡깡이 마을이나 영도에 관한 얘기가 나옵니다. ‘물개여관’이라는 제목의 글인데요. 영도에 있는 공장건물을 활용하는 전시가 상당히 현장감 있고 흥미롭게 보일 것 같습니다. 근대산업의 출발지라고 할 수 있는 영도가 부산뿐만 아니라 한국의 근대역사에서도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서 그것들을 아우르는 전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김상진] 올해 비엔날레는 을숙도와 원도심 일대, 영도에서 진행되는데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하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이 주 전시장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작품이 전시되고 많은 작가가 결합하는 전시공간입니다. 원도심이나 영도 같은 경우에는 부산의 근대역사에서도 중요한 공간이고요. 근대문화가 발전했던 중요한 곳입니다. 자연스럽게 문학에도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감독도 부산을 방문했을 때 그 지역이 흥미로운 출발지점이라 판단한 것 같습니다. 원도심 일대와 영도가 아주 중요한 전시장소로 포함돼 있습니다.

[김상진] 위원장님은 부산현대미술관의 관장직도 맡고 계시죠. 현대미술관 소개도 좀 해주시죠.

[김성연] 3년 전에 개관했고요. 초기에 접근성이나 인지도가 부족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현재는 많은 시민이 찾아주시고, 뉴미디어아트나 현대미술에서 흥미로운 전시도 많이 열리게 되면서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미술관입니다.

서부산지역에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었는데 지금 서부산지역의 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김상진]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관장직을 맡고 계시는데 그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을까요?

[김성연] 개관전부터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접근성이 몹시 어려울 거라는 걱정을 많이 했고요. 그래서 대중교통부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었고 미술관 건물에 대한 비판도 많아서 수직 정원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했었습니다. 현대미술이 시민들과의 벽이라고 할까요. 간극이 크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정황들을 고려해서 초기에 사랑받는 미술관이 되려고 노력했고, 특별한 전시와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통해서 인지도를 높인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김상진] 부산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 감독과 영상통화가 상당히 화제가 됐었는데요.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김성연] 해외 입출국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감독을 포함해서 작가들도 입국을 못 하는 현실입니다. 온라인으로 기자회견도 진행했고요. 감독은 영상통화로 기자회견에 임했습니다. 초유의 일이기도 한데요. 어렵지 않을까 우려를 했는데 새로운 전시과정과 진행이 앞으로도 고민해야 할 문제인데, 다행히 흥미롭게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작가들도 못 들어오고 있어서 현장에서 진행해야 할 작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텝들이 화상통화를 통해서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공간을 탐사하고 채집하는 과정을 통한 작품을 하는 작가인데 오지 못하니까 저희 스텝들이 여러 장소에 흩어져서 작가와 온라인으로 화상통화를 하면서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작가가 원하는 물건들을 수집하고 나중에 전시를 구성할 때도 온라인을 통해서 논의하면서 설치될 계획입니다. 이처럼 저희가 시도해봐야 할 전시과정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상진] 지금 진행되는 일이 사상 초유의 일이죠.

[김성연] 대부분의 해외 비엔날레들이 멈춘 상태로 연기가 됐고 저희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지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김상진]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 감독, 어떤 분인지 소개 좀 해주시겠습니까?

[김성연] 과거 부산비엔날레에 자주 와서 관람할 정도로 부산에 관심도 많았고요. 기획안 자체도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배경 속에서 제출됐고, 그 점을 높게 평가받아서 전시 감독으로 선임됐습니다. 부산이라는 도시를 예술적으로 어떻게 조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과거 어느 전시보다도 부산이 중심이 되는 비엔날레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부산에 대한 사랑도 크고 한국에 대한 애정도 많은 분이라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살피면서 전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김상진] 부산비엔날레를 대표하는 분으로서 부산이 가진 예술적 의미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김성연] 많은 분이 부산이 예술적이 가치가 많은 곳이라고 평가합니다. 지리적인 여건과 기반 시설 면에서도 외지인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가진 지역이기 때문에 문화적, 예술적인 영향을 확산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비엔날레 이외의 예술행사도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긍정적인 결과로 가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비엔날레도 부산을 조명하고 부산의 예술이 외부로 소개되는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이번 전시 감독도 부산의 젊은 작가를 해외로 소개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지역 예술이 확산하는데 긍정적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상진] 국내외 굵직한 비엔날레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는데, 부산비엔날레는 계획대로 진행되잖아요. 행사를 강행한다고 표현을 해도 될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김성연] 수도권 국공립미술관들이 지난주부터 다시 개관했는데요. 부산의 미술관들은 이전부터 예약제로 관객의 관람을 허용해왔습니다. 부산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관객을 맞아 왔는데 모든 행사나 예술 활동을 멈춰버리는 것이 능사인지 고민을 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시도, 또 최악의 상황에 대한 고민도 함께 논의해 왔는데, 이 상황에서의 진행 과정을 기록하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함께 파악하면서 예술행사를 시도하는 사례도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김상진]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서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죠?

[김성연] 현재 미술관에서 하는 절차를 잘 지키고요. 더 나은 방식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이런 과정을 다 이해해주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고 예매 시스템을 통해서 분산하거나 홍보도 미리 해야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상진] 관객 수도 제한을 두나요?

[김성연] 그렇습니다. 시간당 인원을 제한해서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상진] 비엔날레를 찾을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성연] 코로나 19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예술 활동을 통해서 심리적인 안정과 또 다른 상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전시를 접하시고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다양한 장르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과거와 다른 방식의 전시에 많은 분이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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