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전교조대구지부 김석현 정책실장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진행: 대구 BBS 박명한 방송부장
 
▷ 박명한 방송부장: 최근 대구지역 교육 관련 노동조합들이 연대를 통해 노동존중과 평등교육 실현을 위해 앞장서기로 했는데요,

관련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전교조대구지부 김석현 정책실장 전화 연결합니다.

김석현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석현 정책실장: 네 안녕하십니까

▷ 박명한 방송부장: 이번에 대구교육노동조합연대회의를 출범 시키셨는데 어떤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습니까?

▶ 김석현 정책실장: 네. 일단 어떤 단체들이 속해있는지 설명하기에 앞서서 학교 내에서 일하시는 분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초·중·고 학교 내에서는 교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노동을 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급식실에서 조리를 하시는 조리사분들도 계시고 학생들의 돌봄을 담당하시는 돌봄전담사도 계십니다. 그리고 교무와 행정일을 맡아서 해주시는 행정실 직원이나 교육공무직 분들도 계시구요. 제가 학교 내 일하시는 많은 분들의 고용 상태나 직종을 다 외우기도 힘든데요, 이유는 너무나 종류가 많아서구요, 제가 알기로는 80여 가지가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는 교사만 있는 줄 아시는데 이처럼 학교가 많은 기능들을 맡게 되면서 실제로 학교 내에서 근무하는 다양한 분들이 계십니다. 그렇다보니 학교 내에서 노동자들이 자신들을 대변하고 지켜줄 노동조합을 만들게 되는데 직종의 다양함처럼 여러 노동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다들 아시겠지만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전교조가 있구요, 그다음에 학교 내에 있는 교육공무직 그러니까 학교비정규직을 위한 노조에는 공공운수노조에 속해있는 교육공무직본부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가 있습니다. 대구교육노동조합연대회의는 쉽게 말씀드려서 이들 네 개의 노조가 함께 소속되어 활동하는 연대 기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명한 방송부장: 학교 안에 80여 직종의 분들이 함께 일하고 계시는 군요.

잠깐 말씀을 해주셨습니다만 이 연대회의 출범 취지는 어떤 것입니까?

▶ 김석현 정책실장: 네. 학교 내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의 역할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다보니 서로 소통하지 않으면 무슨 일을 어떤 식으로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고요. 뿐만 아니라 각각의 노조에서 부당한 차별을 시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찾는 활동을 하다보면 서로가 서로의 영역에 많은 영향을 줄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각 노조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각자가 각자의 입장만을 고려하게 되고 갈등이 발생해서 불필요한 오해가 생깁니다. 그런데 힘없는 우리들이 교육청이나 교육부 같은 국가 권력에 맞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하나로 단결하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교육청에 저희가 들어가서 항의와 협의를 하거나 교섭을 진행하다보면 교육청이 그런 소통부재의 상황을 이용해서 자신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전교조가 가서 왜 이런 업무들이 우리에게 넘어 오냐고 항의하고 따지면 교육청에서는 그건 교육공무직들이 반대해서 그렇다고 대답하고, 반대로 학교비정규직 세 노조가 가서 항의하면 전교조가 거부하고 반대해서 그렇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우리끼리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교육청의 설명과는 다른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기만적인 이런 상황을 좀 극복하는 것도 필요했고요.
또 학교 내 교육과 노동에 있어서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연대하고 협력해야합니다. 전교조도 교육이 가능한 학교라는 의제를 던져놓은 상황이거든요. 따라서 학교 교육현안이나 노동현안에 대해서 협력하고 논의를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했고 그래서 7월 16일자로 출범하게 됐습니다.

▷ 박명한 방송부장: 그럼 앞으로 연대할 주요 현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김석현 정책실장: 먼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의 문제가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 비정규직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계속해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고용 불안이나 임금에 있어서의 차별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특히 강은희 교육감이 보수교육감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계속해서 대구의 학교에서 노동여건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어 휴업이 연장되던 상황에서 타 지역 교육청은 학교비정규직들에게 임금을 100% 지급하였지만 대구의 경우에는 처음 3개월 동안 9일치 임금만 지급하다가 이후에 지급할 때도 70%만 지급했습니다.
또 12년을 근무했다면 타 지역에서는 12년을 모두 인정해서 퇴직금을 지급하는데, 대구는 9.5년만 인정하고 지급하고 있고요.
그리고 방학 때도 근무하는 상시근로 전환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고 급식실도 노동강도가 심하지만 고령자만 채용하는 등 여건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은 돌봄 전담사 1명이 하나의 돌봄교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게 상식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구는 한 명의 전담사가 두 개의 교실을 동시에 담당합니다.
이렇게 학교 비정규직들의 노동여건이 열악하다보니 이분들의 업무가 교사들에게 넘어오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돌봄의 업무를 둘러싸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교사들과 돌봄전담사, 방과후전담사들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상황에서 긴급돌봄이 이루어졌는데 그때 인력의 부족 문제가 있고 또 돌봄전담사들이 6시간밖에 고용이 안 되어 있어서 나머지 돌봄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교사에게 떠맡기기도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교사들이 교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뿐만이 아니라 교육공무직의 숫자와 행정직원의 숫자가 적다보니 교사들이 온갖 행정일들을 처리하느라 학생들을 교육하고 상담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공문 작성하고 처리하느라 하루를 다 보낼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이런 일들을 맡아서 전문적으로 처리해줄 사람들이 필요한데 그 사람들이 바로 이들 교육공무직 직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교사들이 학교 업무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정규직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무슨 일을 행정실과 교무실에서 실무를 담당하시는 공무직 분들에게 드리려고 하면 학교에서는 책임소재를 운운하며 정규직인 교사들이 결국 책임질 수 있다고 하면서 공무직에게 일을 온전히 맡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 그 많은 학교의 행정일을 맡을 인력도 되지 못하고요. 그러니 교사들이 업무정상화를 하고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하려면 이들 교육공무직 분들이 모두 정규직화가 되어야 결국 일을 넘겨드릴 수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충분히 인력도 수급도 되어야 하구요.

▷ 박명한 방송부장: 비정규직 처우개선 문제를 중심으로 말씀을 여러 가지 해주셨는데 이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 김석현 정책실장: 현재는 학교 내의 구성원들 간에 돌봄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부에서는 이런 학교 현장의 갈등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들의 지지율을 위해서 계속해서 학교에서 모든 것들을 해주겠다고 선심성으로 말만하고 있는데 과연 이게 실제적으로 가능하도록 준비가 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돌봄이 학교 내로 편입되면서 돌봄과 관련된 업무가 교사들에게 주어졌습니다. 돌봄에 관련된 행정업무라든지 실제 돌봄까지도 교사들이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요.
또 교실이 부족해서 겸용교실이라고 학교 교사들이 수업을 하는 반을 돌봄교실로 빌려줘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전 수업이 끝나면 쫓겨나듯이 담임교사가 반에서 나와야하기도 했었고요.
그러다보니 학교 내에서 돌봄을 하는 것에 대해서 교사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한 상황입니다. 교사들은 지자체로 돌봄을 이관하고 공간도 아예 따로 분리해서 지자체에서 센터를 만들어서 운영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 돌봄전담사들은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지자체로 자신들이 갈 경우에 지자체의 예산 문제 등에 따라서 고용의 불안과 처우 악화, 그리고 해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 반발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 갈등이 있는데 이번 대구교육노조연대회의가 출범하였으니 토론을 통해서 입장 정리를 하고 교육청에 돌봄전담사들의 고용을 안정화하고 8시간 근무 보장과 1교실 1전담사 등을 요구해서 교사들이 자신들의 고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논의해 나가려고 합니다.

▷ 박명한 방송부장: 다른 지역의 경우도 대구처럼 연대하는 움직임이 있습니까?

▶ 김석현 정책실장: 다른 지역에서도 대구와 같이 학교 내에 존재하는 노동조합들이 연대체를 꾸려서 매달 협의를 진행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일단 중앙 단위에서 전교조, 학비노조, 공무직노조, 여성노조가 협의하는 학교노조협의체가 존재하고 있고요. 그리고 충남에서도 학교노조협의체를 만들어서 함께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성명서를 내기도 하는 등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는 교원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등 30여개의 단체가 포괄적으로 연대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있습니다. 또한 강원도에도 교육노조협의회가 예전부터 존재했었습니다. 나머지 지역들은 협의체는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거나 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남에서는 행정실 직원들, 그러니까 공무원들까지고 합세해서 같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명한 방송부장: 이 전에도 대구 교육계 여러 현안들이 있을 때 마다 서로 연대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연대도 단순히 일회성이 그치는 것인가요?

▶ 김석현 정책실장: 아닙니다. 일회성이 아니고 매월 정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의 상황에 대해서 공유도 하고 안건이 있으면 각 노조의 대표와 실무자들이 모여서 회의도 진행합니다. 지금까지는 말씀하신 대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연대하는 차원에서 즉, 일회성에 그쳤었다면 이제는 상시적으로 만나는 연대체가 구성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수련회라든지 토론회라든지 이런 행사들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 박명한 방송부장: 끝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전할 말씀 있다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석현 정책실장: 네 최근 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보면서 과연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우리 미래 세대가 취직 걱정없이 그리고 직장 내에서 차별 받지 않으려면 비정규직은 철폐되는 것이 맞구요. 그런 투쟁을 이끌고 계시는 비정규직들이 먼저 정규직이 되어 그 자리를 뒤에 채용되어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너무 경쟁이 심화되다보니 정규직들 사이에서 비합리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와서 좀 걱정도 되고 안타까웠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또한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라도 이런 비정규직이 차별받지 않고 또, 정규직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과정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대구교육노조연대회의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업무정상화는 바로 이들의 고용 안정화와 노동 여건이 연결된다는 것을 알려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이런 활동들을 열심히 해 나갈 예정이니 청취자 여러분들도 일하고 계시는 모든 곳에서 함께 노력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 박명한 방송부장: 실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석현 정책실장: 네 감사합니다.

▷ 박명한 방송부장: 네 지금까지 전교조대구지부 김석현 정책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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